잡문(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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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지필름 파인픽스 X100
마음은 M9인데 지갑이 아이티인 사람들을 위한 대안은 몇 가지 있었다. 일단 나도 심각하게 구매 고려에 들어갔었던 시그마 DP2S, 기가 막히게 잘빠진 외관의 소니 NEX-5, 공전의 히트를 친 올림푸스 PEN 등이 생각난다. 최근 미러리스 플랫폼의 고성능 소형 카메라 시장이 한참 뜨거운데 쭉 죽어지내던 왕년의 명가 후지필름에서도 새로 이 대열에 합류했다. 그리고.. "어머 이건 사야해" 카덕이 아니다 보니 스펙보단 디자인이 눈에 먼저 들어왔다. 자태가 가히 찬란하니, 레트로란 무엇인지를 정확하게 보여주고 있다. 가죽으로 감싼 마그네슘 합금 바디에 충실히 고전적인 디자인. 가죽 스트랩 하나 걸어서(게다가 스트랩 고리도 일반 카메라용이다) 달랑달랑 걸고 다니면 십덕후같고 멋질 듯. 이런 디자인을 실행에 옴..
2010.09.28 -
종교
실제로는, 인간이 살아남기 위해서는 종교가 죽어야 합니다. 신앙인들과 반이성주의자들에 의해 내려지는 중요한 결정사항들을 그대로 따르고 있기에는 시간이 없습니다. 그들은 나침반을 보는 것이 아니라 닭의 창자로 점괘를 읽는 것과 같은 방식으로 국가라는 배를 조종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 믿음을 설교해서 높은 자리로 올라간 사람들이 우리의 지성을 마비시키고 있습니다. 사람들을 환상과 불합리에 묶어놓고 정당화된 수많은 광기와 파괴를 낳았습니다. 종교는 위험합니다. 왜냐하면 모든 것을 알지 못하는 인간들이 모든 것을 알고 있다고 생각하게 만들기 때문입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주님 기꺼이 하겠습니다. 제게 원하시는 것은 무엇이라도 하겠습니다' 라고 말하는 것이 아름답다고 생각할 것입니다. 하지만 실제로 우리에..
2010.09.24 -
1종보통을 땄으면 이정도는 해야지
켄 블락이란 양반인데 장비가 신급인 것도 있지만 일단 운전자가 신임. 아... 난 카트라이더로도 못할 것 같아...
2010.09.21 -
메모
1. 비즈빔이 퀄리티가 좋다는 소리 참 많이 들었다. 디자인도 무던한 듯 하면서 적절한 규모와 센스의 포인트를 집어넣는게 즐겁다. 다만, 이러한 요소들이 그 우렁찬 가격과 불편한 구매경로를 허락하게 할 정도인 것인지에 대해선 아직까지는 동의할 수 없다. 구매경로야 그렇다 치더라도 그 가격대 책정은 너무하단 생각이 깊다. 언더커버나 마스터마인드 같은 경우엔 비록 내 취향은 아니더라도 그 가격이 적당해 보이는 특별한 디자인을 선보이는데 비해 비즈빔은 좀 심심하다 보니 가격이 과해 보인다. 이건 내가 비즈빔을 한번도 사본 적이 없다보니 그런 듯. 2. 결국 모든 미학은 수용미학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많은 사람들이 미학의 관점을 주체적인 것, 대상에 깃들어 있는 것으로 설정하는데 이러한 논의가 진행된다는..
2010.08.18 -
청주 제빵왕 김탁구 촬영장
사극이 아닌데도 지방에서 이런 로케이션을 진행한다는 것, 게다가 그다지 특별한 것이 없는 동네임에도, 무엇보다도 내가 사는 동네인데 한번 찾아보는게 필요하지 않을까 싶어 가봤다. 드라마는... 전혀 안보고 있기에 감동도 없었지만. 가는 길 까시다리. 지독한 우기 중 오래간만에 찾아온 화창한 날이었다. 수동은 청주의 구시가다 보니 이런 집들이 많다. 도심 한복판에서 마늘을 걸어두고 말린다. 다행인게, 대게 로케이션 장소들이 장사터로 바뀌는데 반해 이 곳은 동네가 변하지 않으면서 더해진 것들이 잘 녹아들었다. 사실, 김탁구네 빵집보단 이전에 드라마 촬영할 때(가인과 아벨?) 그려놨다는 동네 벽화가 더 볼만하다. 오래된 거리와 알록달록한 그림들이 잘 어울린다. 촬영용 공중전화 박스인가 본데 디테일이 별로 안좋..
2010.08.18 -
여름의 정치
비는 오다가다도 그치고 해는 들어나 빛나기를 주저한다. 먹먹하고 무거운 공기는 어디에나 있다. 저 멀리 빌딩 중턱에도 있고, 내 평정심을 압박하기 위해 이 방에도 있다. 여름은 그렇게 그 광휘를 빛낸다. 평범한 나날들과는 반대로, 몸이 힘들어 마음이 지치는 하루가 지나가고 오늘의 태양이 마지막 여력을 다하고 있을 무렵. 그 짧은 46분의 긴장이 온 땅위에 만연하다. 에셔의 판화처럼, 낮과 밤은 그 궤적을 함께한다. 서로의 경계는 다른 서로의 경계가 된다. 불탄다는 표현보단 찜통같단 표현이 어울리는 낮. 그리고 뻔히 알 것 같지만 아직은 알 수 없는 새로운 밤. 공존할 수 없는 양자는 한쪽의 지배를 위해 불가사의한 공존, 아니 전투를 벌이고 있다. 그렇다. 지금은 혁명이 필요하다. 혁명이 멀지 않았다. 귀..
2010.08.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