옷/외출(6)
-
110630 이럴 줄 몰랐어요
전날 닦은 구두가 너무 마음에 들어 신고 나왔지만 지금이 장마중이란 것을 깜빡했고, 홍대에 인터뷰를 가야한다는 것을 깜빡했고, 지금이 한여름이란 점을 감빡했습니다. 덕분에 심도있게 망했었습니다. 그래도 돌아오는 길 어느 외국인이 스트레이트 업 사진을 찍게 해달라고 하여 내심 기분은 좋았습니다. 부디 스캇 슈만이길 기원해 봅니다. 처참한 몰골인 상황에서, 게다가 경황이 없는 와중에도 도움주신 GFX님께 감사드립니다. 전시회를 통해 충분한 성과가 있기를 기원합니다.
2011.07.01 -
잘 지내고 있습니다.
업데이트할 거리는 많은데 월말이 되자 숙제에 치여 손을 못대고 있습니다. 오래된 사진들을 뒤적거리다 보니 이런게 나오더군요. 봄쯤에 찍은 사진인데 취재 차 신본 지하던전에 들어갈 무렵입니다(결국 사진은 못찍었어요). 지금은 돈도 없고 밤새워 숙제하고 만날 사람도 없고 방은 두평. 다크써클은 지하 2층까지 내려가고 몸무게는 다시 50대를 돌파했습니다. 어쩌다가 이렇게 전락했는지 전생에 나라를 팔아먹은게 분명합니다. 그래도 서울에서 패퇴하는 게 일주일밖에 안남았으니 바지런히 돌아다니려 합니다. 8월에는 좀 한가하길 바랍니다. 포스팅할 거리가 너무 밀려 있어서 시간이 참 절실합니다. 날씨가 매우 더운데 비가 오락가락 와서 습도만 높아지고 아주 불쾌합니다. 평정심을 잃지 마세요. 그리고 건강하세요. P.S 쓰고..
2010.07.28 -
또 코르테즈
정말 오래간만에 나이키 매장에서 정가주고 운동화를 샀다. 그리고 또 코르테즈다. 내가 신을 건 아니고 허다윤이 신을 신발이다. 개인적으론 뉴발란스에 흥미를 느끼고 있었으나 허다윤이 그다지 마음에 들어하지 않아 이쪽을 선택하였는데 사실 이쪽도 내 입김이 많이 들어갔으니, 나일론 코르테즈여서 가볍고, 색상도 마음에 든다. 하지만 결국 가장 중요한 건 코르테즈다. 그 것으로 운동화가 갖추어야 할 요소들은 다 보장된다. 허다윤도 착화감이 참 괜찮다고 했다. 물론 좀 오래 신어봐야 알 문제이긴 하다만... 이 색상을 부르는 방법은 다양하다. 일반적인 경우 '민트' 라 부를 것이며, 패덕들은 '티파니 컬러' 라고 부를 것이고, 자덕들은 '비앙키 컬러' 라고 부를 것이며, 더 심한 자덕들은 '첼레스테 컬러' 라고 부..
2010.07.09 -
비가 오면 수트를 입습니다
이게 좀 사정이 있습니다. 수트 입문자이다 보니 늘 수트를 입고 싶긴 하나 평소엔, 그러니까 하늘이 맑을 땐 자전거를 타고 학교를 다니다 보니(게다가 로드 바이크형 자전거 입니다) 수트를 입기가 여간 불편하지 않습니다. 그러다 보니 비오는 날에라도 수트를 입습니다. 장우산과 브리프케이스를 들고 걸으면 나름의 운치도 있구요. 자전거를 접던가 학교를 접던가 수트를 접어야 해야 할 터인데, 셋 다 버릴 수 없다보니 어쩔 수 없이 이렇게 지내고 있습니다. 어쩔 수 없지요. 취미는 하나만 두어야 한다는 걸 자주 느낍니다. 사진의 수트는 어려보이고 싶은 욕심에 드롭수를 너무 크게 둬 라펠이 좀 굽어버렸습니다. 그래도 만족하고 입고 다닙니다. 날씬한 핏, 글렌 체크, 피크드 라펠의 조합이여서 즐겁게 보이고, 수입 브..
2010.05.31 -
090124 도쿄
히노데삼바시에서 아사쿠사로 가려고 배타로 나가기 전, 요즘 말로 '모서리있게' 코를 팠다. 일본에서 부랑자 생활할 때 찍은 사진을 보면 다 저 옷이다. 열흘이나 있을 거면서 제킷 하나, 데님 하나 가져간 내가 참 미스테리. 그나저나 저 때가 1월이었는데 날씨가 참 따뜻해서 낮에는 제킷도 벗고 니트도 벗고 티 한장만 입고 다녔다. 그것도 가끔은 팔을 걷고 다녔으니 지구가 망조가 들었는 줄 알았는데 우리나라 오니까 참 춥더라. 도쿄는 위도가 낮아 덜 추웠던 것 같다. 그래서 요번 겨울엔 오스트레일리아를 가보려 생각 중. 연초 일본 유람때 찍은 사진들로 여행기를 싸이월드에 쓰다가 포기한게 여름 무렵이다. 올해에도 너무나 많은 곳을 다녀왔다 보니 쌓인 사진들은 그득그득한데 귀찮음도 그득그득하다. 언젠가는 적겠지..
2009.11.01 -
091012 가을 저녁
클래식 미니 스프린터를 만들어보려고 작업한 브루노의 로드C 모델. 마음은 기왕 클래식 사이클 만드는 거 깜빠넬로나 듀라에이스의 빈티지나 기념 모델을 구동계에 심고 싶지만 프레임 퀄리티에 어울리지 않는 과도한 지출이라 싶어(+구하기도 어렵고) 적절한 선에서 마무리 하고 만족하고 있다. 저녁이 되면 조금 스산해지는 초가을 무렵에 사진을 찍으면 사진이 고즈녁하면서도 냉소적인, 서로 참 안 어울리는 두 형용사를 포용할 수 있는 색감으로 나온다. 비단 사진뿐만은 아닌게, 가을 저녁에 돌아다니면 공기마저도 편안하고 날카롭다. 이런 불안정성 때문에, 가을은 두근거리는 계절이다.
2009.10.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