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풀 프로그레스 스타디움 재킷 / Liful Progress Stadium Jacket

2010. 10. 9. 03:27옷/옷장

Liful Progress Stadium Jacket(2008년판).  M사이즈.
실측 단면 사이즈(Cm) - 어께 45, 총장 74, 가슴 54, 팔길이 65
특이사항으로, 재는 방법이 정확하지 않아 그럴 수 있으나 S사이즈와 M사이즈의 실측 사이즈가 동일했다. 

 스트릿 씬에 속하고 있는 브랜드 중 대다수가 중소기업이다 보니 그 거취가 불안한 경우가 많다.  그 중 라이플은 그 디자인 취향과 일관성에서 건실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  스타디움 재킷도 그 노선을 따라가고 있는데, 타 국내 업체보다 비교적 일찍 스타디움 재킷을 발매했고, 차후의 작품에서도 큰 변화없이 디자인 노선을 유지하고 있다.  개인적으로 참 좋아하는 브랜드다.  

  이건 08년도에 발매된 제품으로 비교적 초기형의 제품이다.  당시 그 나름 한 획을 그은 제품이었는데, 스트릿 씬에 기대하는 오버 사이즈 핏이 아닌, 정숙한 핏을 보여줬고 컬러와 디테일도 너무 화려하지 않게 적당한 수준으로 절제했다.  고전적인 베이스볼 점퍼의 형태에 약간의 디테일만을 추가한 정도로 볼 수 있다.  그리고 소재와 만듦새도 완성도가 높았기에, 결국 완판되었고 중고 거래도 활발히 이루어졌던, 소위 '명작' 으로 불린 제품이다.  차년도의 제품들도 이 노선을 따라 적절한 수준에서 절충하는 디자인, 소위 어덜터리한 감각의 디자인을 선보이며 매년 완판되고 있다.  

 이건 다른 배색의 버전.  내가 유일하게 같은 물건을 두 개 가지고 있는게 이거다.

 이 무렵에는 라이풀이 두 종류의 제품을 내놓았는데, 합성피혁을 사용하고 바디의 울함유량이 낮은 버젼의 제품과 진피를 사용하고 울함류량을 높힌, 그리고 충전제로 신슐레이트를 사용한 버젼이 있었는데 이건 후자의 제품이다.  전반적으로 형태와 실루엣은 비슷하다.  상위 제품이지만 가격대는 충분히 합리적이었기에 그 완성도는 인정할만 하지만 과도한 프리미엄이 붙은 경우가 많은 슈프림, 베싱 에이프의 의류보다 가격 경쟁력이 우월했다. 

 몸판 재질에 울 90%의 멜튼 이중지를 사용했는데 꽤 괜찮다.  약간의 합성 섬유를 혼방하는 것은 옷의 내구력을 높혀주고 저등급 울의 거친 촉감을 보완해줄 수 있다.  게다가 원단의 가격도 낮출 수 있다.  물론 100% 쪽이 그 효과나 상징적인 의미에서 우위에 서지만 이 정도만 해도 충분하다.  암에는 소가죽이 사용됬는데 그다지 좋은 퀄리티의 원단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  염색이 백색이여서 그런 것도 있겠지만, 쓰면 쓸수록 때를 타며 중후해지지 않고, 염색이 벗겨져나간다.  이런 점은 분명 아쉬운 면이었기에 차년도의 제품에선 보완되었으리라 예상해본다.

 사용된 시보리와 버튼의 퀄리티는 괜찮은 편이다.  겨울옷이다 보니 그리 험한 환경에서 입을 일이 없긴 하지만, 2년 정도 입었는데도 시보리의 탄성은 그대로 유직되고 있다.  버튼도 녹슬거나 비틀어지는 일 없이 제대로 작동하고 있다.  

 안단에서 퀼튕으로 넘어가는 부분엔 배색 파이핑을 사용하여 완성도와 미감을 충족시키고 있다.  소재가 달라지는 부분이기에 이런 설계는 당연히 따라와야 하지만 여러 제품에서 생략되곤 한다.  이런 기초에 충실한 설계는 라이풀 제품 전반에서 찾아 볼 수 있고, 충분히 긍정적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 

 퀄팅의 완성도도 좋다.  물론 기계로 박는 것이다 보니 일레귤러가 많이 나오지는 않겠지만, 정확하게 박혀있고 블록 별 충전제 함류량도 균일하다.

 안주머니에도 바깥과 마찬가지로 입구에 가죽이 사용되었다.  평상시엔 안보이는 곳이기에 단가절감을 위해 뺄 수도 있으나 일관되게 적용하고 있다.  역시나 긍정적인 평가요소다. 

 암에 레이저로 각인된 라이풀 로고.  일반 DTP와 차이점이 뭔지는 모르겠으나...  아무튼 레이저 프린트라고 하더라.  차년도의 제품들에선 이게 빠진 것으로 알고 있다.  빠져도 무방하긴 하다. 

 바깥 가슴 주머니는 너무 심심해 보일 수 있는 디자인에 적당한 포인트로 작용한다.  이 무렵에 NSW에서 나왔던 스타디움 재킷의 가슴에 방수지퍼의 포켓이 달려 있었는데 좋은 반향을 얻었었다.  아마도 거기서 아이디어를 얻은게 아닐까 싶다.  가죽으로 된 이쪽도 나쁘지 않다.

 이 주머니와 암에 있는 주머니엔 지퍼가 사용되었는데 YKK의 엑셀라 등급 제품이다.  YKK 지퍼 중 최상 등급의 제품이라는데 지퍼에 둔감하여, 게다가 자주 열 일이 없는 부분이다 보니 장점으로 와닫지는 않는다.  탈론사의 지퍼처럼 상징적인 의미가 있거나 리리사의 지퍼처럼 디자인 자체가 이쁜 것도 아니다 보니...  여담으로 스트릿 브랜드의 의류에서 이 지퍼를 사용한 경우가 종종 보이는데 단가가 비싸서 그런지 원래 짧게만 나오는지 매인 지퍼로 사용한 경우를 보지 못했다.  

 20101020일 추가 - 2010 F/W 비바스튜디오의 레더 블루종에서 매인 지퍼에 엑셀라를 사용했다.  그런데 외관상 이 제품에 사용된 지퍼와는 완전히 다른 것으로 보아(내 꼼 데 가르숑 트랙탑에 사용된 지퍼와 동일한 것으로 보임) 형태는 여러가지가 있는 듯...

  가슴 맞은 편엔 로고가 박혀있는데 색상을 바디 색상과 동일한 것으로 해 눈에 잘 띄이지 않는다.  센스있는 선택으로 생각한다.  로고가 너무 부각되면 옷이 너무 화려해보인다.  박음질 퀄리티는 좋다.  

 충전제로 사용된 3M 신슐레이트의 탭.  특별한 소재이다 보니 이렇게 외부 탭을 달아두는 것도 좋은 선택이다.  신슐레이트는 극세사로 많은 공간을 확보해 열을 확보하는 방법.  3M의 독자적인 기술인데 60년대에 나온 기술이다 보니 그렇게 신기술은 아니다.  다만 우리나라에 보급된지는 얼마 안됬고 수효도 적어 그렇게 알려지진 않았다.  여튼 오리털보다 부피가 줄어들면서 따뜻한건 분명하다.  부피와 탄성으로 인한 심미적 만족감이 줄어서 그렇지...

 이 제품엔 C등급의 신슐레이트가 사용된 것으로 보이는데 대체적인 경우에서 이 C등급을 사용한다.  가장 일반적인 형태의 신슐레이트다.  이 정도만 해도 보온력은 충분하다.  한겨울도 무난하게 커버할 수 있다.  상위등급으로 U등급이 있는데, 리멤브란스에서 나온 스타디움 재킷에 사용한 경우를 제외하곤 아는 범위에선 사용한 경우가 전무하다.  제품의 가격도 저렴한 편이여서 발매시에 관심이 갔었다.  작년 물건이나 아직도 판매중이니 관심있으면 한번 찾아보시라. 

 암에 있는 주머니에 사용한 엑셀라 지퍼.  개인적으론 그다지 쓰일 일이 없는 주머니여서 불필요한 디테일로 생각한다.

 발매된지 2년이 넘은 제품을 가지고 리뷰를 쓴다는 것 자체가 무의미한 행동이지만 출중한 제품이었기에 기억하고자 하는 의미에서 남겨둔다.  그나마 의의라면, 이후에 발매된 제품들도 비슷한 노선을 따르고 있으니 개략적인 이해에선 도움이 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라이풀은 비교적 일관된 노선을 견지하고 있는 업체다 보니 개인적으로 참 좋아하는 브랜드다.  이제 얼마 후 발매될 스타디움 재킷에도 기대를 걸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