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서울유람기 03. 명동 Day.2

2010. 7. 14. 18:44잡문/돌아다니다


 공히 우리나라 1번가다 보니 자잘자잘한 설명은 넘어가고 어제 찾아가 들렀던 곳들 인상만 적는다.  거진 SPA 브랜드들만 구경하다 돌아왔다.

명동 - 사람이 너무 많다.  평일인데도 너무 많다.  걸음이 더디다.  아 찌증나. 

유니클로 - 이게 언제부터 버릇이 됬는지 모르겠는데, 어디를 가나 번화가를 가면 유니클로를 한바퀴 돌고 일정을 시작한다.  워낙 자주가다 보니 물건 새로 들어오는게 그다지 보이지 않는다.  평은...  아시다시피 유니클로 진성빠다 보니 딱히 깔만한 요소가 없다.  다만 아래의 자라와는 반대로, 이쪽은 분명 남자옷에 더 강하다.  전체적으로 소탈하고 기본 지향의 디자인을 지향하다 보니 여자옷은 인기가 없는 편.  매장에 있는 사람들도 SPA 브랜드 중 남자가 가장 많았다. 
 이번엔 피케셔츠를 만원 19900원에 판매하는 프로모션이 진행중이었는데, 청주엔 안들어오는 콜레보레이션 물건이 하나 있어 구매했다.  원하는 디자인은 사이즈가 하나밖에 없었는데 입어보니 저스트 핏.  그 외에 컬러데님 재고품을 10000원에 파는 클리어런스 정도가 인상적. 

자라 - 가끔 구경하러나 가는데, 역시나 구경만 하고 돌아옴.  여자들은 옷을 보는 관점이 남자와 다르다 보니 자라에서 건질만한 물건이 많겠으나(그리고 자라도 그것에 맞춰가고) 남자옷은 아무래도 별로.  아무래도 강남3구 스타일인 디자인 특성상 취향이 아닌 것도 있고, 너무 컨템포러리 지향인 것도 있고, 퀄리티가 부실한 것도 있고, 가격이 SPA 치곤 높은 것도 있고...  아무튼 총체적으로 내 취향과는 거리가 멀다.  자라에서 알고있는지 이전에 갔을 때 보다 남성복 코너가 줄어들었다.

H&M - 괜찮다.  탐나는 물건이 꽤 많다.  가장 손이 갔던 건 파이핑 재킷.  결국 재질이 별로여서 탈락했으나 디자인 자체는 참 괜찮았다.  전반적인 디자인 스타일은 자라와 비슷하지만 약간 더 섬세하고 소탈하다.  퀄리티도 자라보단 좋은 편.  가격대는 비슷비슷. 
 요즘 SPA 브랜드들이 수트 코너를 따로 만드는 게 추세인데 내가 알기론 H&M이 가장 먼저 시도했다.  긴자에 갔을 때 유일하게 수트 코너를 두고 있는 SPA브랜드 매장이 이곳이었다.  노하우가 많이 쌓여서 그런지 수트는 핏, 소재, 퀄리티, 스타일 모두 상당한 수준.  다만 가격도 상당한 수준이니, SPA브랜드에서 40만원대 옷을 보리라고 누가 예상했겠는가...

SPAO - 이번에 처음 가 봤는데, 가격대 책정이 확실한 장점이다.  SPA브랜드 중에서도 가장 저렴한 가격대가 책정되어 있다(대략 SPAO<유니클로<H&M<자라.  복종에 따라 약간씩 차이는 있다).  소재선정과 QC에 신경을 많이 쓰는지 퀄리티도 가격대비 제법 괜찮다.
 하지만 디자인은 갈길이 좀 먼데, 일단 오버센스가 심하다.  멀쩡한 옷이 동대문틱 해진 경우가 많다.  SPA브랜드의 옷이라 하면 범용성과 기본기가 중요한데 "이 옷에 다른 옷을 맞춰 입어라" 란 센스의 옷들이 많다.  이건 좀 에러.
 콜레보레이션도 좀 그런데, X장광효 의류는 도대체 장광효가 뭘 손댔는지 모르겠고, X하버드는 빈폴류의 네셔널 트레디셔널 브랜드에서 봤던 디자인과 별반 차이가 없어(거기에 퀄리티 문제도 겹쳐) 식상하고 세련된 맛이 부족했다.  소녀시대 T는...  아 할말이 없어...
 그리고 도대체 SM과 무슨 관계가 있는지 모르겠으나. 스타 마케팅을 매장 전면에 활용하다 보니 좀 경박해보이는 느낌이 든다. 단기적인 효과는 좋을 것 같지만 장기적인 이미지에 긍정적으로 작용하리라 생각되진 않는다.
 마지막으로, 이랜드 그룹이 소위 '나쁜 회사' 다 보니 괜히 싫은 감이 있다.

Forever 21 - 남자옷은 거진 포기한 듯.  여자옷에 주력하고 있는 모습이 보인다.  그래서 나도 5분 보고 포기. 

무인양품 - 무지, 무인양품, 무지류시료힌 중 어떤 걸 적어야 할지 잠시 고민했다.  여튼 롯데 영플라자에 있는 곳에 갔는데 가장 큰 문제는...  물건이 너무 적다.  일본 무지 매장은 큰 동네마다 있는데다 개별 매장이 엄청 크고 물건 종류도 많다.  우리나라엔 몇 곳 있지도 않는데(하나밖에 없나?) 뭘 볼려고 해도 뭐가 있어야 보지...  그게 가장 아쉽다.  긴자에서 본 재킷이 참 괜찮았었기에 다시 보기를 기대했었는데 실망.
 가격대가 좀 높은 만큼 물건 퀄리티는 좋은 편이며 무인양품만의 스타일도 확실하다.  사실 의류보단 생활용품이 주력인 브랜드다 보니 볼만한 의류는 별로 없는데 생활용품 보는 것도 충분히 즐겁다.  먹을 것도 팜(역시나 일본 매장보단 종류가 적다).

클럽 모나코 - 단연 좋다.  GQ에서 '빈자의 탐 브라운' 이란 수식어로 표현했던 기억이 나는데, 탐 브라운보단 덜 전위적이면서 보다 포멀하다.  이번 S/S 디자인은 산뜻하면서도 경박하지 않다.  분명 탐 브라운, 브룩스 브라더스와는 다른 느낌이고 클럽 모나코만의 특별함이 있다.  타 브랜드에 견주기 보단 독자적인 평가를 받아야 하는 브랜드다.  가격대도 퀄리티 대비 출중한 편이다.

아디다스 오리지널스 - 제레미 스캇 라인은 옷 만드는 사람 입장에서 보면 소장해둘 가치가 다분하나 문제는 일반 소비자의 입장에선 입고 다니기가 어렵고, 관리가 어렵고, 가격이 어려운 3고의 문제가 있다.  그 디자인과 퀄리티는 정말 무시무시하다.  아디다스 로고만 때면 어디 'xxx 부띠끄' 같은데 있어도 어울릴만 함.
 사실 보러 간 물건은 카즈키 라인의 바람막이인데, 기대를 져버리지 않는 물건이었다.  디아플렉스란 기능성 소재를 활용했다는데 입고 굴러본게 아니다 보니 그 성능은 모르겠으나, 기타 퀄리티가 제레미 스캇 만큼이나 무시무시하다.  제레미 스캇이 쿠튀르적인 디자인으로 인한 퀄리티가 돋보이는 것이라면, 이쪽은 옷 그 자체로써의 퀄리티가 좋다.  핏과 배색같은 디자인 요소도 마음에 든다.  다만 가격이 불쾌하니, 세일해서 72만원...  바람막이가...  바람막이가... 
 이외에 카즈키 라인의 져지 소재로 만든 테일러드 재킷이 재밌었다.  입기는 좀 그런데 아이디어가 참 좋음.  역시 보관용.

A-Land - 머천다이저가 대단하다.  이런 물건들을 들여 올 생각을 어떻게 하는지 궁금하다.  워낙 다양한 물건들이 있다 보니 눈가는 물건들이 많다.  다만 가격책정은 좀 그래요...

명동 돈까스 - 10시 30분에 갔는데 라스트 오더가 끝났다.  이거 때문에 동대문 가도 되는거 여기 왔는데... 

상하이 짬뽕 - 아쉬움을 품에 안고 폐점 안하고 가격 싼 식당을 찾아 해매다 간판이 이뻐 들어간 식당.  짬뽕 전문점인데 기본 메뉴로 먹었다(3500원).  나쁘진 않은데 좋지도 않은 편.  국물이 일반 중국집 짬뽕보다 텁텁함이 덜한 편인데, 고춧가루를 적게 쓰고 건고추와 후추를 많이 쓴 것 같다.  간판은 이쁘다.

네이처 리퍼블릭 - 3900원 짜리 폼 클렌징 사고 화장솜 받고 아이스크림 받았다.  이 정도면 굿 딜.  폼 클렌징도 써보니 괜찮다.  화장품은 전혀, 아무런, 일말의 관심이 안간다.  요즘 이런 류의 저가 화장품 브랜드가 너무 많아서, 게다가 각자 제품들도 너무 많아서 도대체 뭐가 좋은지, 그리고 좋을지 모르겠는데, 문제는 어디서 사나 쓸때마다 마음이 아프다는 것.

지하철 - 사당에서 오는 길엔 빈차가 와서 아주 편히 갔는데, 가는 길엔 사람이 너무 많았다.  도대체 이 많은 인간들이 어디서 튀어나온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