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 제빵왕 김탁구 촬영장

2010. 8. 18. 06:58잡문/돌아다니다


 사극이 아닌데도 지방에서 이런 로케이션을 진행한다는 것, 게다가 그다지 특별한 것이 없는 동네임에도, 무엇보다도 내가 사는 동네인데 한번 찾아보는게 필요하지 않을까 싶어 가봤다.  드라마는...  전혀 안보고 있기에 감동도 없었지만.


 가는 길 까시다리.  지독한 우기 중 오래간만에 찾아온 화창한 날이었다.


 수동은 청주의 구시가다 보니 이런 집들이 많다.  도심 한복판에서 마늘을 걸어두고 말린다.


 다행인게, 대게 로케이션 장소들이 장사터로 바뀌는데 반해 이 곳은 동네가 변하지 않으면서 더해진 것들이 잘 녹아들었다.  
 사실, 김탁구네 빵집보단 이전에 드라마 촬영할 때(가인과 아벨?) 그려놨다는 동네 벽화가 더 볼만하다.  오래된 거리와 알록달록한 그림들이 잘 어울린다.


 촬영용 공중전화 박스인가 본데 디테일이 별로 안좋아...


 벽마다 센스 넘치는 벽화들이 많다.  


 이건 정말 좋았다.


 오래된 동네고 오랬동안 관심못받던 동네다 보니 고단한 감성이 살아남아 있다.  내가 어렸을 때 살던 곳도 이런 느낌이었다 보니 참 좋다.  구경하로 온 아줌마들이 '내 친척이 여기 살았었어' 와 같은 대화를 나누는게 들려왔다.  허다윤네 아버지도 젊었을 때 여기서 사셨다고 한다. 


 좁은 골목인데 카메라가 광각이라서 이렇게 나왔다.  아 이게 아닌데...


 예전에 우리집도 이렇게 화초를 길렀었다.  우리집은 다세대 주택이었는데 구조가 좀 특이해서 마당에 아주 작은 밭이 있었다.  거기에 엄마는 이런저런 나무들을 길렀다.  그리고 개도 길렀다.  비새는 것과 추운 것과 겨울에 화장실 막히는 것만 빼면 지금 사는 곳보다 그 쪽이 더 좋았다.  거기서 고2 까지 살았다.  아, 내 방 없는 것도 포함.


 이 식당도 다행인게, 관광객들만을 상대하는 식당이 아닌 동네 사람들이 모이는 곳으로도 쓰이고 있었다.  이렇게 자연스럽게 가는게 옳고 다행이다.


 탁구네 빵집.  드라마를 봤으면 감흥이 오련만...  난 뭔가 오래되고 낙낙한 느낌의 빵집을 기대했는데 그냥 깔끔하다.  게다가 빵은 단팥빵 따위가 1500원.  섬세한 디테일이 느껴지지 않는다.  2층은 까페로 운영 중인데 전망은 참 좋다.  



 원래 세로사진은 크롭해서 올리는데 이 사진은 색감이 참 좋았다. 

 시내 우암초등학교 뒷편에 있다.  청주살면 가볼만한 곳.  타지 사는 분들께까지 추천할만한 빅재미가 있는 곳은 아니다.  지금보다 날씨가 선선해지면 뒷산 올라가 듯 사뿐히 다녀오면 좋을 듯.  경치는 좋다

 지도첨부를 하려고 했는데 사파리라서 안된단다.  다음에 할께요.


 고단한 바지.  이날 엉덩이가 닳음을 견디지 못하고 찟어져 버렸다.  덕분에 공연음란행위를 하며 돌아다녔는데 잡혀가진 않았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