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는 밤

2010. 5. 17. 23:44잡문/메모


1. 월드컵이 벌써부터 지겹습니다.  월드컵도 결국 기업들의 아수라장인 건 알겠으나 이건 좀 과하다 싶습니다.  겨울이 가시자마자 터져대는 마케팅들.  그 장삿속이 가히 명경지수입니다.  특히 선홍이 형과 일당들은 좀 안스럽습니다.

2. 괜히 오래썼단 이유만으로 멀쩡한 카메라를 바꿔보고 싶은 욕망에 번민하고 있습니다.  문제는 하나를 정할라치면 신모델이 나온다는 것.  올림푸스 PEN은 너무 잘나가서 괜히 싫고(이건 아이폰을 안산 이유와 같습니다.). 리코 신기종들이 괜찮긴 하나 브랜드를 갈아타보고 싶어 싫고, 파나소닉은 말 그대로 '괜히' 싫고, 라이카 M9은 다 만족스러운데 늘 그렇듯 가격이..  아 가격이...  결국 시그마 DP2S로 낙점하고 있었는데 오늘 소니 NEX시리즈의 기사를 읽었습니다.  스펙은 둘째두고 구조와 모양세가 너무 매력적입니다.  평생 소니 물건 안쓰고 살았는데 이번에 첫 소니 물건을 구매할지도 모르겠습니다.  아무튼 지금 카메라는 아무런 문제 없습니다.

3. 톰 브라운 X 슈프림의 옥스포드 셔츠 포스팅을 올려야지, 올려야지 한게 어연 두 달...  이젠 이미지 따오기도 귀찮습니다.  그나저나 현업에서 손때신다는 톰 브라운 선생님.  많은 걸 배웠습니다. 

4. 예산을 딱 40만원만 설정해놓고 프리휠 싱글기어에 드랍바를 쓰는 클래식 로드 바이크를 만들어보려 하는데 일단 지금 자전거 팔리면.  문제는 귀찮아서 매물 글도 안 올린다는 것.

5. 예전엔 전혀 이해할 수 없었는데 요즘엔 몰튼이 정말 이쁩니다.  압구정에서 본 더블 파일런 몰튼은 마치 초콜렛을 사발로 떠먹은 듯한 감정을 치솟게 했습니다.  거기까진 아니더라도 TSR을 개조해 퀼스템으로 만들기만 해도 만족스러울 것 같습니다.  가능한 소망이긴 한데 그거까지 사면 집에 자전거가 4대..

6. 청주에 얼마전부터 슈프림의 이미테이션들이 쫙 깔리기 시작했습니다.  제법 간단한 구조의 로고이기에 왜 이미테이션이 안 풀릴까 궁금했었는데 결국엔 나오네요.  명쾌하게 이쁜 박스로고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착용하고 다니는데 문제는 로고 사이즈가 다 정품과 다르다는 것.  'Suprime' 이라고 쓰여진 메신저 백은 지하상가에서 만원에 팔리고 있습니다.  

7. 종이필터를 계속 사용할 것인가 융 드리퍼를 구매해볼 것인가로 고민 중 입니다.  융 드리퍼가 궁금하긴 한데 과연 종이필터와 많이 다를지와 더 좋을지에 대한 검증이 안되어 있다 보니 고민됩니다.  하지만 일단 핸드밀과 프렌치프레스를 먼저 구입해야 할 터인데.. 

8. 스타벅스 원두가 꽤 좋습니다.  드립용으로도 우수합니다.  주변에 로스팅하는 가계가 없으면 이걸 구매하시길 추천합니다.

9. 오늘 수업시간에 다른 학생의 발표 주제가 '에디 슐리먼' 이었습니다.  당시 컬랙션 자료들은 지금 봐도 압도적입니다.  한 획을 긋는다는 건 이 정도는 되야할 것 같아요.  스테파노 필라티가 옷을 잘 만들긴 하지만 한 획을 긋는 것과는 다른 의미에서 대단한 디자이너라 생각합니다.

10. 451x19c 프리모 챔프 타이어 끝내줍니다.  이전에 사용하던 켄다 콘텐더 1인치와는 주행 질감 자체가 다릅니다.  IRC 로드라이트에 가깝긴 한데 개인적으론 더 만족스럽습니다.  지극히 주관적이지만, 110psi를 가득 채우고도 제법 실키 드라이빙입니다.  그리고 지극히 가볍고 산뜻한 주행 감각은 당연히 겸비하고 있습니다.  문제는 가격과 내구성인데..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는 두 변인이 걸려있다보니 선택이 어렵긴 합니다만 일단 선택하시면 후회하시진 않을 겁니다.  튜브는 켄다 1인치를 사용하시면 됩니다.  결국 가격은 43000원 x2 + 8000원 x2 총 102000원.  타이어만 무려 10만원이 넘는다니..

11. 현시점까진, '구두가 아무리 편해봐야 트래킹화보다 못하고 트래킹화가 아무리 편해봐야 운동화만 못하다' 란 명제는 흔들리지 않았습니다.  일든이나 에드워드 그린같은 하이엔드가 궁금하긴 하나 별 큰 기대는 안합니다.

12. 트리커즈.  아 트리커즈.  아 아무리 되내여도 모자람 없는 트리커즈..

13. 데이 백팩이 유행입니다.  노스페이스에서 나오는 모델이 이쁘긴한데 노스페이스는 일본 익스클루시브인 퍼플라벨이 있어서 보류 중.  게다가 가방만 10개가 넘는데 꼭 사야할 필요도 없습니다.  이쁘긴 이뻐요.

14. 역시나 가방예기인데 데이 백팩과는 달리 전혀 유행하지 않았고 앞으로도 유행할 기미는 안 보이는 백팩이 있으니 그것은 바로 '란도셀'.  요즘엔 나오는 물건들은 기능성이라고 PU계열의 합성소재로 나오던데 손만 닫는다면 장인이 만든 가죽제품을 구해보고 싶습니다.  다만 란도셀 자체의 목적과 구조상 너무 작은게 흠.

15. 도색 시작해야 하는데 귀찮아서 차일피일 미루고 있습니다.  혹시 이 글을 보시는 분들 중에서 함께 자전거 프레임 도색을 시도해보실 분 계시면 말씀해주세요.  다만 청주에 계시는 분으로 한정합니다.  분해에 필요한 공구는 모두 준비되어 있고 편안하게 작업에 몰두할 수 있는 실내 공간도 확보되어 있습니다.  몸과 추진력과 페인트만 가져오시면 됩니다.

16. 왜 이런 이야기들만 쓰냐고요?  비오는 밤에 듣는 황선홍밴드가 짜증나서 그렇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