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 산남동 앤 / 커피 & 베이커리 'Anne'

2009. 12. 21. 05:07잡문/돌아다니다


 카페 'Anne' 은 감히 말하건데 '정말 아끼는 곳' 이다.  아직도 생생히 기억나는게, 전경 시절에 외박 나왔을 때 건너편에 있는 만화대여점에서 베가본드 시리즈를 빌리고 나오다가 우연히 눈에 들어(이곳을 모르는 상태에서 찾는건 정말 운으로만 설명할 수 있다.  이유는 뒤에...) 첫발을 두었고 이후로 늘 좋아한다.  

 'Anne'이[각주:1] 좋은건 내 취향에 부합하는 조건들을 두루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우선 사모님이 가계에서 직접 만드시는 케잌, 초코렛과 잘 우려낸 핸드드립 커피가 있고[각주:2] 좋은 식기에 담겨 나온다.  청주에 좋은 커피집과 베이커리가 많지만 이곳의 수준도 빠지지 않는 정도며 다행히도, 그리고 당연히도 커피 체인점에서 먹을 때의 충족과는 격을 달리한다.[각주:3]  그리고 가계와 가계 사이에 껴있는 좁은 공간에 미니멀한 아르누보풍 살롱의 인테리어를 펼쳐두었다.  허장성세로 무감각을 표출시키거나 컨텐츠를 왜곡시키려하지 않으면서 편안하고 따뜻하게 다가오는 참 편안한 공간이다.  이런데다 집에서 가깝기까지 하다. 

 사진은 어제 다녀왔을 때 먹은 커피와 초콜렛이다.  적절한 온도로 내린 핸드드립 커피와 유연한 맛의 초콜렛이다.  커피는 '성원경'[각주:4]같은 날선 맛은 아니나 가정식의 온화한 감정이 내려있으며 이 편도 즐겁다.  그리고 어제는 식사를 하고 와 간단하게 초콜렛 하나만 맛보았는데 촉촉하고 부드럽다.  조금 입에 물고 쓴 커피 한모금으로 녹이면 제법 특별한 맛이다.[각주:5]

 너무 좋아하는 가계인데 청주의 번화가에 먼 주택가에 있기에 누구에게 소개하기도 어렵고 소개해도 오질 않는다.  그래도 설사 이곳만을 찾아오기 위해 발걸음을 두었다 하더라도 절대 후회하지 않을 곳이니 청주에 계시거나 방문하실 예정이라면 한번 찾아보길 깊게 권한다.  요즘처럼 추운 날씨에 특별한 위안이 되어 줄 온기어린 가계다.



 위치는 지도와 같은데 그 근방에 와도 주의를 기울이지 않으면 찾지 못할 것이다.  갑진 주유소 사거리에서 주유소 대각선 반대편에 있는 SK텔레콤 점포와 롯데리아의 사이의 좁은 공간에 끼여있다.  간판도 눈에 잘 들어오지 않는 편이니 세심하게 찾아보아야 한다. 

 아래는 어제 찍은 사진.



  1. 이걸 뭐라고 읽어야 할까? 영어로 앤? 불어로 안느? 네덜란드어로 안네? 무어라 읽든 이쁜 이름이기에 아직 택하질 못했다. 다만 공식 등록명은 '앤' 이다. [본문으로]
  2. 그 외에 에스프레소나 코코아 드링크 같은 것도 준비되어 있다. [본문으로]
  3. 즐겁게도, 바로 옆에 던킨 도너츠가 있다. 게다가 요즘엔 커피도 파는 롯데리아도 바로 옆에 있다. [본문으로]
  4. 차후에 포스팅이 있을 것이다. 역시나 청주의 좋은 커피집이다. [본문으로]
  5. 다만 가격도 특별한데, 미니쉘 한블럭만한 크기의 초콜렛이 1500원이다. 이 정도면 가히 청주의 마카롱이다. [본문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