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3. 요리 지옥 첫 번째 - 베이컨 덮밥

2011. 6. 3. 18:55잡문/일기는 일기장에



 설거지가 귀찮아 늘 주발 하나로 끝나는 요리만 해먹고 있다. 고로 모든 음식은 덮밥으로 치환된다. 5분안에 할 수 있는 볶음덮밥 시리즈 중 첫 번째, 베이컨 덮밥의 제조공법[각주:1]이다. 

0. 밥을 고슬고슬하게 짓는다.
 이건 모든 덮밥에 공통이다. 그래야 밥알이 뭉개지지 않고 기름기와 잘 어울린다. 물을 정량에서 조금 모자라는 느낌으로 붓는다. 보리를 섞으면 더 퍼석해진다. 보리를 섞으면 밥알이 씹히는 맛도 좋으니 적극 추천한다. 

1. 기름을 조금만 두르면서 팬을 가열한다. 너무 뜨겁게 하면 팬이 타니 중불 정도로만
 베이컨은 가열하면서 기름이 꽤 나오기에 다른 볶음보다 기름을 조금 둘러야 맛이 좋다.

2. 채썬 양파를 먼저 볶는다. 소금과 후추로 간을 하며 볶는다.
 양파는 다른 재료보다 조금 오래 볶으면 맛이 좋다. 태운 양파는 은은한 단맛이 돌기 때문. 가장자리가 타는 정도로 볶는다. 소금과 후추 간을 하는데, 베이컨에 간이 되어 있기 때문에 소금은 약간 모자란 느낌으로 뿌린다. 소금은 감칠맛을 더하기에 맛소금이 잘 어울린다. 

3. 적당한 폭으로 듬성듬성 썬 베이컨과 간 마늘을 함께 투하하여 볶는다.   
 이 때 부터는 불을 약-중불 정도로 낮춘다. 베이컨은 살짝 익혀야 맛있고, 이후로 들어가는 재료들은 강한 불에 약하기 때문이다. 간 마늘을 넣으면 마늘 향이 향긋하게 배인다. 슬라이스 마늘을 넣어도 된다. 다만 간 마늘 쪽이 효과가 조금 더 강하다.  

4. 얇게 썬 청양고추와 파를 넣고 1분 정도만 살짝 볶아준다.
 둘 다 불에 약하고, 특히 고추는 오래 볶으면 매운맛이 날아가기 때문에 살짝만 볶아 준다. 약간만 숨이 죽는 정도면 족하다. 이 단계에서 취향에 따라 통깨나 청양 고추가루를 뿌려준다. 통깨는 고소한 향과 식감을, 고추가루는 매운맛을 배가시켜줄 수 있다. 

5. 미리 푼 밥 위에 덜어낸다.
 밥 위에 덮어야 기름기가 내려오며 밥에 배이고, 섞기에도 좋다. 

6. 미리 사 둔 맥주와 함께 먹는다. 맥주는 하이네켄이 적합하나 드라이 피니시 D도 썩 괜찮다.
 기름진 음식이다 보니 쌉쌀한 맛의 맥주가 잘 어울린다. 밥 한공기에 맥주까지 들이키면 배가 불러 편안하게 잠들 수 있다. 

 전체 공정에 소요 시간은 5분 남짓. 가열하는 작업을 하는 동시에 다음 재료를 손질하면 시간이 단축되고 지루함이 줄어든다. 


  1. 이런 음식에는 '레시피' 나 '쿠킹 어드바이스' 같은 말보다는 이 정도가 정합할 것 같다. [본문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