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루노 로드-C 재조립 Part. 1/2

2011. 6. 3. 10:43두 바퀴/만지다


0. 본격적으로 자전거 정리를 시작하면서 한동안 묵혀두고 있던 프레임을 꺼내 조립을 시작했다. 컨셉은 미니어쳐 랜드너. 부품은 되도록 보유하고 있던 것을 활용하고, 부족한 것은 꼭 필요한 것만 구매하기로 결심했다. 결과물은 아마 "가난 랜드너" 정도가 될 것 같다. 부디 이번에는 산으로 안 가길 소망한다.


1. 여기까지가 자가 조립이 가능한 최전 단계다. 프레임에 B.B, 크랭크, 페달, 헤드셋과 포크까지 장착했다. 사각 B.B와 크랭크는 복스알이 없어 샵에서 진행했고, 헤드셋도 전용 공구가 필요하여 마찬가지로 샵을 거쳤다. 공임은 둘 합쳐 만 원. 페달은 렌치만 있으면 달 수 있기에 내가 했지만 사진을 미쳐 찍기 전에 달았기에 풀기 귀찮아 그대로 찍었다. 


프레임 - 탑 510 사이즈. 완차로 구매한 것이기에 가격 책정하기가 좀 애매하다. 이번 조립에 들어간 순정 부품들 가격까지 합산해서 완차 가격의 반 정도로 계산했다. 250000원.
B.B와 크랭크 - 듣보지만 스탠다드 규격에 맞는다. 170mm. 52-39T. 중고 구입. 15000원.

페달 - MKS AR-2. 토 클립과 스트랩까지 중고 구입한 것인데 여기엔 페달만 쓸 예정이다. 비율대로 차감해서 계산. 20000원.

헤드셋 - 탕게 레빈. 1인치. 스레드. 가격이 올랐더라. 요즘엔 55000원이나 한다. 30000원.


 여기까지 부품값 315000원. 공임 10000원. 이하 공임은 들어간 때만 표기.


2.1. 꽤 오래 묵혀두고 있었던 휠셋과 타이어. 휠셋은 순정의 바인만 림 + 드보르자프 허브인데, 일단 폴리싱 되어 있기에 참 예쁘다. 그리고 구름성도 준수하고 130mm 규격도 딱 맞기에 이 정도면 충분하다. 니플만 황동이면 좋겠지만 그렇다고 빌딩을 다시 하기는 아까우니 그대로 쓴다. 타이어는 컨티넨탈 사의 그랑프리. 배신하지 않는 독일제며, 써 본 406 타이어 중에서는 어느 모로 보나 최고다. 이전 주행거리는 100km 정도로 신동에 준하기에 그대로 쓴다.

2.2. 스프라켓은 9단인데 등급 외의 물건인 듯 싶다. 아무래도 소라급은 아닌 것 같다(아무래도 데오레인 것 같긴 한데 정확하진 않다). 아무튼 하이퍼글라이드는 적용된 물건. 와이드 레인지여서 랜드너 컨셉에 적합할 것 같아 골랐다. 주행거리는 쓱 보면 아무래도 100km 미만인 듯.

타이어 - 컨티넨탈 그랑프리. 20x406에 1과 1/8 인치. 최대 120psi. 다 좋지만 더럽게 비싼게 유일한 흠. 55000원 x2.
튜브 - 슈발베 SV6A. 이것도 좀 올랐더라. 11600원에 팔리고 있다. 8000원 x2.
스프라켓 - 시마노. 9단. 11t-32t. 중고 구입. 10000원.

 여기까지 부품값 451000원. 


2.3. 바퀴까지 장착한 상태. QR은 물론 순정이다. 바퀴까지 끼우고 나니 태가 좀 사는 것 같다.


3.1. 랜드너 컨셉을 그리게 된 것은 이 짐받이들 때문이다. 둘 다 나름 구하기 어려운 물건이니, 단순히 짐을 받치는 용도라면 얼마든지 쉽게 구할 수 있으나, 보이기가 미니벨로에 어울릴만한 물건은 제법 희소하기 때문이다. 일반 생활차에 쓰이는 물건을 미니벨로에도 달 수는 있으나 그리하면 폼이 제법 어색해지니, 마치 갓 상경한 시골 총각의 양복바지 같은 느낌이 든다. 쉽게 말해 붕 뜬다.

 리어 랙은 예전에 구해둔 물건인데, 전 주인분이 가공을 거쳐 적당한 높이에 클램프로 물리게 되어 있다. 다만 뒤만 달고 보니 생활차가 되버려 프론트 랙을 구할 때까지는 묵혀두기로 하였고, 그게 어연 1년 정도 지났다. 그러던 중 고려하고 있던 미노우라의 프론트 랙이 얼마 전 저렴한 가격에 중고 매물로 올라와 바로 낚아챘다. 그리하여  페어가 갖춰졌고, 컨셉을 진행하게 되었다.


리어 랙 - 미니벨로 용 일반 랙을 가공한 물건. 아무래도 생활차에 쓰이는 물건이었던 것 같다. 중고 구입. 20000원.
프론트 랙 - 미노우라 제품. 사실 별 대단한 물건은 아닌데 우리나라에 들어오질 않다 보니 더럽게 비싸다. 들여올려면 돈 10만원 깨진다. 중고가 나온 김에 잡았다. 35000원.

 여기까지 부품값 506000원.


3.2. 랙까지 장착한 상태. 가조립이어서 리어 랙 삽입 각도가 어정쩡한데, 완성할 때는 바로 잡을 것이다. 그리고 이전에 장착했을 때 아무 생각없이 달았다 클램프 장착부의 페인트가 까지는 불상사가 있었기에 이번에는 바테잎을 조금 잘라 안에 넣고 절연 테이프로 마스킹을 단단히 했다. 이러고도 페인트가 까지면 마음이 참 아프겠지.


4.1. 캔티레버 브레이크. 순정의 물건에서 슈만 굴러다니던 카트리지 슈로 바꿨다. 순정의 슈는 정말 안좋다. 제동력이 형편없는데다 가루가 폴폴 날려 하얀 프레임에 자신의 처연한 희생 흔적을 명확하게 남긴다. 제동력까지는 악력으로 때운다 치더라도 날린 가루 청소하기가 심히 귀찮았기에, 들어냄에 겸손한 슈로 바꾸었다. 텍트로의 상등급 브레이크에 들어가는 모델인데, 일단 가루가 적어 깔끔하고 제동력도 스위스탑에 약간 못 미치는 수준이어서 충분하다.

 브레이크는 트라이앵글을 순정과는 다른 것으로 교체해야 했기에 장착만 해두었다. 랙과 차후에 장착될 머드가드의 공간을 계산하면 순정 트라이앵글 적용은 불가능하다. 필샵에서 물건 올 때까지 가조립만 해두려 한다. 


4.2. 드레일러들. 프론트는 소라, 리어는 2300. 둘 다 성능은 내게 충분한 정도다. 확실히 고등급의 물건에 비하면 정교한 맛이 떨어지긴 한다만, 이 정도만 되도 충분히 편리하게 쓸 수 있다. 리어는 기능 외적인 이유로 좀 아쉬움이 남는게, 티아급 정도로 폴리싱 된 물건이 미관상 좋고 어울릴 것 같기에 탐이 나긴 하지만 꼭 필요한 물건만 사면서 진행하기로 마음먹었기에 일단은 참고 있다.


4.3. 푹푹 썩고 있던 커넥스의 10단 체인. 때어두고 한 2년은 안 쓴 물건이다. 진리의 독일제이긴 한데, 아마 수명은 다 했을 것이다. 그러니까 때어 놓았었겠지. 다만 청년성 치매로 인해 기억이 나질 않기에 샵에 들를 때 체킹을 해 보아야 한다. 아무튼 일단은 가조립이기에 달아 뒀다.

브레이크 슈 - 이게 어쩌다가 있는지, 그리고 왜 있는지 기억이 안난다. 아무튼 슈 상태나 성능, 카트리지 슈인 점을 감안하면 : 20000원
프론트 드레일러 - 소라 더블에 브레이즈 온. 신차에서 바로 분리한 물건. 여기에 각도 떄문에 약간 가공한 밴드 어댑터. 10000원+10000원(밴드 어댑터).

리어 드레일러 - 2300 숏 케이지. 신차에서 바로 분리한 물건. 5000원 
체인 - 커넥스 10단 금장. 전에 중고차 살 때 들어온 물건인 것 같다. 수명이 남았는지 아닌지를 모르니 가격 책정은 보류. 일단 만 원만 쳐두자. 10000원.
체인 링크 - 커넥스 10단 용. 스램이나 KMC 것을 써도 되지만 이게 구조가 안전해 보여 골랐다. 다만 좀 비싸다. 10400원.

 여기까지 부품값 571400원.


4.4. 구동계를 달았다. 아무래도 투박한 뒷 드레일러가 거슬린다. 이렇게까지 거슬리는 것을 보면 결국에는 교체할 것 같다. 여튼 구동계까지 달고 나니 이제 좀 자전거 같은 느낌이 든다.


5.1. 조향부에 들어갈 물건들. 이 중 시프터는 빠진다. 시프터는 가운데 클램프만 때면 프레임 브라켓에 달 수 있을 줄 알고 구입했는데, 늘 그래왔듯 안되더라. 이제는 이런 실패가 익숙하다. 가조립에라도 써 볼려고 했는데, 이거 길이에 맞춰 와이어를 자르면 나중에 혼선이 생길 것 같아 결국에는 배제할 수 밖에 없었다. 다시 팔아야 한다. 이거 살려고 무려 건대입구까지 갔었는데…….

 스템, 드랍바, 싯 포스트는 모두 순정이다. 스템은 칼로이사의 물건인데, 이게 인기가 꽤 좋아 단품으로도 잘 필리는 모양이다. 중고 거래량이 꽤 많다. 그리고 최근에 퀼스템을 쓰는 미니벨로의 순정은 거진 9할이 이 제품이다. 각도나 성능이나 나쁠 것이 없기에, 그대로 쓰려 한다.

 브레이크 레버는 그랑 콤페의 물건. 일전에 포스트로 남긴 적 있는, 보기만 해도 배가 부른 물건이다. 이번 자전거에 과감하게 투입시켰다. 이러나 저러나 참 예쁘다.

브레이크 레버 - 그랑 콤페 논 에어로. 중고 구매. 15000원.
 
 여기까지 부품값 586400원. 


5.2. 조향부와 싯 포스트까지. 거진 다 됐다.
                                                                                                                                       


6. 와이어를 연결하고 바테잎을 감았다. 이것들도 부품이 모자라 가조립에 그쳤다. 케이블은 모두 잭와이어. 마감캡도 대충 있는 잭와이어 것으로 썼는데, 약간 조잡한 감이 있다. 완성 때는 수정해야지. 구형 엘리게이터 매쉬 와이어에 들어있는 엔드캡이 참 좋은데, 단품으로 파는 곳이 없다보니 구할 수가 없다. 아쉽다.

 바테잎 감을 때 에로사항이 만개했으니, 일전에 감았을 때 방향을 잘못 돌렸기에 엄하게 틀어진 뱡항이 길들어 버렸다. 젤테잎은 이런게 덜한데, 이건 가죽이기에 문제가 좀 심각했다. 덕분에 티 안나게 감으려고 한시간은 낑낑대고 있었다. 결국에는 만족스럽게 나왔으니, 의지의 한국인인게 자랑스러웠고, 앞으로 늘 새 바테잎을 쓸 수 있는 만큼은 돈을 벌리란 다짐을 하게 되었다. 다만 작업하다 바 플러그가 부셔져서(나무 플러그는 이게 참 싫다) 새로 구해야 한다. 와인바 갈 때 코르크 마개를 구해 가공할 생각이다.

드레일러 안 줄 - 잭와이어 테프론 코팅된 것. 10000원 x2.
드레일러 겉 줄 - 30cm만 있으면 되는데 미터 단위로 팔다보니 1미터 구입. 8000원.
브레이크 안 줄 - 역시 잭와이어 테프론 코팅된 것. 8000원 x2.
브레이크 겉 줄 - 2미터. 브레이크 겉 줄은 케이블이 위로 빠지는 형태 상 좀 많이 필요하다. 8000원 x2.  
바테잎 - 벤헤일 물건. 고생을 하긴 했다만 본래 커팅을 길게 해 두어 길이가 모자라게 나오지는 않았다. 58000원.

 여기까지 부품값 704400원. 확실한 것은, 세부적인 면까지 계산을 하면 대충 생각했던 것 보다 돈이 많이 들었다는 것을 깨달을 수 있다는 점이다.
 
7. 일단 해가 떴고, 이 이상 진행하기에는 모자란 부품이 많아 오늘 작업은 여기까지로 그친다. 대략 네 시간 정도 걸린 것 같다. 건성건성하면 한 시간 내로 끝낼 수 있겠지만, 나름 천천히 공을 들여 하다 보니 동이 틀 때까지 붙잡고 있었다. 아무튼 결국 완성은 못 시켰으니, 참 엄한 시간을 보냈다.

 필요한 부품들이 도착하면 후반 작업에 들어갈 것이다. 완성의 영광은 다음 포스트로 넘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