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마노들

2011. 5. 29. 19:19두 바퀴/만지다

 이제는 다 팔아버린 부품들.  아직 감상이 남아 있을 때 잊어버리지 않으려 남겨둔다.


울테그라 6600 프론트 드레일러, 리어 드레일러

 매년 업그레이드 되는 시마노 상위 라인이다 보니 이젠 구, 구종이 되어버렸다.  사실 이 정도만 해도 기능상 큰 불편은 없다.  변속과 구름성은 충분히 정확하고 부드럽다.  문제라면 단지 시마노 특유의 느린 변속과 무게 정도인데 전자는 시프터와의 변속 타이밍의 문제다 보니 리어 드레일러 자체에는 문제라기엔 무리가 있다.[각주:1]  후자의 경우는 취향의 문제가 될 것 같은데, 원래 시마노는 기능성 때문에 고르는 브랜드기에 기능성을 약간 포기한 경량을 위해서라면 스램으로 가면 된다.  이 외에 풀리의 구름이 나쁘단 평이 있는데 그 정도로 전문가는 아니여서 크게 불편을 느끼진 못했다.[각주:2] 
 장점인 기능면에선 엔트리급 중 단연 돋보인다.  세팅의 허용범위가 비교적 넓으며 '적당히' 세팅해도 잘 돌아간다.  특히 FD가 매력적인데, 동급의 FD 중에선 가장 넓은 허용범위를 허락한다.  로드에선 문제가 되지 않겠지만 온전한 지오메트리가 잘 안나오는 미니벨로의 경우엔 큰 강점이다.
 사실 시마노 드레일러는 쓸땐 뭐가 좋은건지 잘 안느껴진다.  다른 브랜드로 갈아타보면 시마노의 장점이 뭔지가 확연히 들어난다.  그래서 스탠다드다.      


105 브레이크 캘리퍼

  참 오래된 물건이긴 하나 충분히 좋은 성능이었다. 다만 미들급은 미들급이다.  역시나 오래된 물건이어서 그럴수는 있겠지만, 그 점을 감안해도 상위 라인의 제품에 비하면 제동능력, 정확하게 섬세한 감각 전달능력이 모자란다. 심히 둔감한 덕분에, 개인적으론 텍트론의 상위모델과 그리 차이를 느끼지 못했다.  
 다만 일부 초경량계열의 제품들을 제외한다면 캘리퍼 브레이크들의 성능은 일반 도로주행에선 크게 거슬릴 정도의 차이를 보이진 않는다.  즉, 이거라고 해서 제동거리가 듀라에이스의 두배가 드는건 아니다.  특별한 용도이거나 민감한 감각을 소유한 것이 아니라면 브레이크 캘리퍼는 티아그라 정도면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캘리퍼 자체 만큼이나 중요한게 브레이크 슈라 생각한다.  림과 매치가 잘되고 좋은 슈를 달았으며 각도 세팅이 잘된 저렴한 브레이크는 그렇지 못한 고가의 브레이크보다 좋은 성능을 보인다.
 아무튼, 이건 괜찮은 물건이긴 하나 더 좋은 물건을 써보아서 그런지 약간의 아쉬움이 남았었다.  혹은, 내가 세팅을 잘못했을 수도...


듀라에이스 7800 프론트 드레일러

 어쩌다가 구해서 어찌어찌 써보려 했으나 그다지 장점이 안보여 방출했다.  무게는 스램 포스보다 많이 나가는데 허용폭은 별반 차이가 없었다.  FD다 보니 변속감은 거기서 거기였고...  결국 방출했다.  7900은 개선점이 많이 생긴 것 같은데 7800은 좀 애매한 제품이었다.  기능성을 위해서라면 울테그라쪽을 추천한다.


울테그라 6600 STI 레버

 확실한 것은 스램보단 시마노가 보다 정확하게 조작할 수 있다는 점이다.  앞의 드레일러와 마찬가지로 현시점에선 구형의 구형이지만 시마노 레버의 장점은 마찬가지로 가지고 있다.  구조상 올리는 쪽과 내리는 쪽의 레버가 나누어져 있기에, 그리고 한번 조작에 정확하게 한단씩만 움직이기에 정확하고 섬세하게 변속할 수 있다.  이건 스램이 지금의 더블탭을 포기하지 않는 이상 어찌하더라도 따라갈 수 없는 장점이다.[각주:3] [각주:4]
 단점이라면 동급 스램에 비해 1.5배에 가까운 무게, 측면으로 나와 복잡해보이고 약간의 에어로 다이나믹을 깍아먹는(이건 신경쓸 바까지는 아니지만) 변속 케이블, 그리고 무엇보다도 한 템포 느리게 반응하는 변속이다.  이런 단점들만 수긍할 수 있다면, 그리고 STI레버 본연의 목적인 '편리함' 을 인지할 수 있다면 레버는 단연 시마노가 좋다.[각주:5]
 

울테그라SL 6600 브레이크 캘리퍼

 울테그라 라인의 버전업판이다.  색상이 건메탈로 변해서 이전의 울테그라와는 많이 달라 보인다.[각주:6]  하지만 이것도 이젠 구형인건 마찬가지.  
 제동능력과 세팅 편의에 대해선 전혀 불만이 없다.  원하는 만큼 잡히고 섬세하게 반응한다.  제동거리가 약간 긴 감이 있긴하나 안전이 충분히 확보된 도로가 아니라면 짐승으로 돌변하지 않는 주행습관이기에 문제되지 않는다.  세팅도 여러 부분을 조정할 수 있기에 편리하게 다룰 수 있다.  이렇듯이 기능에선 다방면에 빠지는 바 없이 출중한 능력을 발휘힌다.  풍문엔 상급기인 듀라에이스 7900의 브레이크가 절정의 기량을 뽑낸다고 하던데 이 물건보다 더 좋다면 도대체 얼마만큼일지 궁금하다.  일반적인 용도라면 이 정도만 해도 충분하다. 
 얼마전까지 사용했으나 겨울 들어 자전거도 안타고 해 어짜피 바꿀 물건이라며 팔아버렸다.  내 선택은 제동능력보다 감량으로 굳혔다.  제동능력에 대한 악평이 많긴 하나, KCNC의 CB-1 모델의 경우 이 제품의 반 정도의 무게다.  다만...  옳은 선택이 아닌 것 같긴 하다.

  1. 09년판인 울테그라 SL 라인까지는 별 개선이 없었는데 10년판은 본적이 없어서 모르겠다. 어쩌면 뭔가 심오한 필요로 인해 시마노에서 일부로 의도한 감각일수도 있으리라 싶다. [본문으로]
  2. 하지만 사제풀리로 바꾸니까 괜히 구름성이 좋아진듯한 느낌은 있었다. 이건 충분히 플라시보일수도 있는 문제여서 판단을 보류한다. [본문으로]
  3. 깜빠넬로는 구동 체계가 다르기에 논외로 하고 마이크로 시프트는 안 다루어보아 모르겠으나 시마노와 동일한 체계인 걸로 알고 있다. [본문으로]
  4. 이건 단점이라 말하긴 좀 애매하나 레버쪽이 얇게 도금되었기에 스크래치에 약하다. SL부터는 개선되었다. [본문으로]
  5. 시마노 레버는 시마노와 스램 리어 변속기를 모두 조작할 수 있다. 반면, 스램은 스램의 리어 변속기만을 사용해야 한다. 단, 어디까지나 이론상 그렇다. 이종 사용에 성공한 예가 간혹 보인다. [본문으로]
  6. 10년판 울테그라는 접미어 'SL' 이 사라지고 은색으로 돌아왔다. 다만 디자인은 예전과 많이 달라졌다. [본문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