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만과 시련

2011. 6. 1. 03:03잡문/일기는 일기장에



1. 얼마 전에 브루노 로드-16을 팔았다. 제법 오래 영욕의 세월을 함께 보냈고, 앞으로도 가능성이 꽤 괜찮아 미련이 남은 물건이기에 아직도 과연 현명한 선택이었는지는 의심스럽다. 물론 옥탑에 사는 주제에 자전거를 네 대나 가지고 있기에 객관적으로는 현명한 것도 못되고 당연한 정도에 그치겠지만 주관적으로는 전혀 그렇지 못했기에 아쉬움이 크다. 게다가 이제는 대가 끊어진 물건이란 점도 아쉬움을 크게 한다. 앞으로 이런 물건을 들이려면 사와이나 이치가와를 거치는 방법밖에 없을 것 같다. 둘 다 일어가 처참한 내게는 수급이 어려운 물건이다 보니 당분간은 없을 것 같고. 아무튼 참 아쉽도다.

2. 방을 쓸다보면 머리카락이 꽤 많이 보인다. 머리를 감고 나서도 마찬가지다. 어렸을 때 빈번하게 했던 야매 염색의 부작용이 이제 나타나는 것 같다. 오만 물감을 다 들이면서도 트리트먼트에는 손 때고 살았으니, 심지어 린스도 안하고 살았으니 오늘날의 작태가 벌어지는 것이 당연하리라. 늘 휴 헤프너나 미나미 요시야, 혹은 JMS 같은 삶을 살고 싶어했으나 헤프너에게는 역량이 안되고 미나미 요시야에게는 재능이 안되고 JMS에게는 매력이 안되기에 절망하고 살았다. 이처럼 안 그래도 시원찮은 삶에 또 하나의 거대한 시련이 찾아올 것 같다. 까대임에도 인생이 시원했던 사람은 생각나는게 카이사르와 전땅크 정도만이 생각난다. 그나마 내 삶의 지향점에 부합할만한 재능을 가졌던 사람은 카이사르 뿐이니, 아는 바에서 한정하는 것이긴 하나 인류 역사에서 까대임에도 여복이 많았던 사람이 단 한 명밖에 없는 것이다. 아무래도 난 망한 것 같다.

2.1. 그러고 보니 카이사르와 전낙지 둘 다 '독재' 와 관련이 깊다. 왠지 요즘 자꾸 수꼴이 좋아지더라.

2.2. 원체 인기가 없는 블로그다 보니 아무래도 없을 것 같지만 부탁드립니다. 이 글을 보시는 분들 중에서 모근 보호에 효과가 좋은 샴푸나 린스, 트리트먼트를 경험해보신 분이 계시면 추천 부탁드립니다. 저 지금 심각합니다.

3. 소셜커머스 '그루폰' 에서 의류 쇼핑몰 반액 쿠폰을 팔기에 궁금하여 쇼핑몰 구경을 하다보니 화장품도 팔고 있었다.

 
 그리하여 구매한 물건이 이것들. 'M℃' 라고 쓰고 '엠도씨' 라고 읽는 것이 뭔가 야매스러운 기운을 풍긴다만 나름 중고가 제품군에 속하는 신진 세력이다. 요즘에는 남성 화장품 브랜드들이 너무 많아[각주:1] 오히려 선택을 어렵게 하기에 늘 페이스 샵 류의 저렴한 제품만 썼는데[각주:2][각주:3], 이번 공동구매로 반값에 구매할 수 있었다 보니 그 쪽과 별 차이가 없어 시도해 보았다. 스킨 150mm와 로션 100mm가 세트고 마스크와 립가드는 덤이다. 이렇게 해서 만 구천 원이니 괜찮은 가격 아닌가?

 써보니 제법 피부를 매트하게 유지해준다. 특히 스킨에는 클리니크의 그 것과 비슷하게 파우더가 들어 있어 피지 흡착기능을 해주는 것 같다. 로션은 별 특징이 없으나 기름짐이 약하단 점 만으로도 첫 인상이 좋다[각주:4]. 다만 이러나 저러나 장기적으로 운용을 해 보아야 아는 것이 화장품이다 보니 좀 써본 이후에 평가를 내리련다. 

3.1. 덤으로 앞선 링크를 클릭하면 지정 링크로 그루폰에 가입할 수 있다. 기왕 가입하실 거라면 이 쪽으로 가입하여 옥탑에서 근근히 먹고 사는 사람 좀 구제해 주시라.
 
4. 얼마 전부터 페이스 북을 시도하고 있습니다. 장윤수 입니다. 사진은 홍석천이 걸려 있습니다. 앞선 링크를 클릭하시면 담벼락으로 연결됩니다. 심심하신 분들, 혹은 외로운 남자와 친구가 되어주실 분들은 신청 부탁드립니다.
  1. 아마 노무현 정부 이후로 이렇게 폭발적으로 증가했던 것 같다. 기맹사미나 슨상님 때 같은 상고시대에는 남자들도 다들 원시인같아 '진짜 야성'을 덕목으로 추구했었는데 문명기에 들어섰는지 요즘에는 예쁜 남자, 혹은 '의도된 야성' 이 각광받는다. 과연 좋은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뭐 그렇다. 여담으로 난 기맹사미를 진심으로 존경한다. 주어진 재능이 없어도 성취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가장 큰 성공 사례라 생각한다. [본문으로]
  2. 이런 류의 브랜드에서 나온 제품들은 대개 순한 편이란 점도 좋다. 아무래도 싼 만큼 들어간 재료 중 대단하거나 특이한 것이 없어서 그런 듯 싶다. 가격이 저렴하다는 점은 이런 식으로 장점을 발휘하기도 한다. [본문으로]
  3. 간간히 금전적 여유가 있을 때는 클리니크를 쓴다. 화장품을 쓰면서 분명한 개선 효과와 안정성, 지속성을 느낀 것은 클리니크의 '안티 블레미쉬' 라인이 유일하다. 이 덕분에 고가 화장품에 관심이 생겨 이것저것 써보았지만 이만한 물건이 없더라. 너무 좋아하는데 로션이 '많이' 비싸다. 덕분에 좀 여유가 있어야지만 쓴다. [본문으로]
  4. 이런 면에서 인상적인 경우가 있었으니, 키엘의 '페이스 퓨엘' 은 정말 꽝이었다. 면세점에서 보고 땡겨 샀는데 워낙 기름지다 보니 이후로 키엘은 포기했다. 디올 옴므도 그 정도는 아니었으나 좀 기름진 편. 이 외에도 일반적인 피부를 대상으로 나오는 고가 남성 화장품들은 대체적으로 기름진 편이다. [본문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