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루노 로드-C / Bruno Road-Classic

2009. 11. 1. 03:43두 바퀴/만지다



 09년 06월 2일에 구매하여 지금까지 다섯 달 정도 타고 있다.  첫 자전거로 아파란치아 R2000을 타다 원하는 컨셉으론 진행할 수 없을 것 같아 갈아탔고 몇 가지 고질적인 문제를 제외한다면 큰 불만없이 타고 있다.  클래식 룩을 기반으로 진행하고 있으며 얼추 원하는 정도에 도달하여 지금은 별 새로운 시도 없이 다니고 있다. 

 간단하게 스펙을 적어본다면 기성 제품이다 보니 C-C기준 510, 480, 450 사이즈가 나온다.  이 모델은 510사이즈고 내겐 그나마 피팅이 나온다.(키 때문에 지오메트리만 놓고 본다면 미니벨로는 약간 무리지만 좋은데 어떻게 하겠는가.)  프레임 재질은 크로몰리고 그래서 알류미늄보단 무게가 조금 더 나간다.  기본 완성차 기준 11kg정도 나온다.  가격대를 놓고 생각하다면 그냥저냥인 수준.  가격은 60만원대 정도다.  개인적으로 동일한 컨셉과 동일한 수준이라 생각하는 비앙키 미니벨로에 비하면 반 이하의 가격이기에 꽤 메리트가 있다.

 긴 글을 읽기 싫어하는 사람을 위해 원래 결론에 들어가야 어울릴 내용이지만 먼저 이 자전거의 개략적인, 그리고 본질적인 장, 단점을 적어본다.  장점은 일단 중저가형 미니벨로 중에서 클레식 로드 싸이클의 기치를 가장 잘 살리고 있단 점이다.  얇은 튜빙, 퀼스템, 스레드 헤드셋, 캔티 브레이크, 다운 튜브 쉬프터[각주:1], 수평 탑튜브 등의 프레임 상 특징들이 있고 이런 장점들은 컨셉을 충실하게 이행할 수 있는 업그레이드 베이스로서 이 자전거를 가치있게 한다.  그리고 튜빙이 레이놀즈사의 520등급이여서 이 클레스의 미니벨로들의 대다수가 드보르잡 튜빙을 사용하는 것에 비해 뭔가 더 믿음이 간다.  적어도 경험해본 크로몰리 프레임 중에선 탄성이 꽤 괜찮은 편에 속하는 수준이여서 승차감이 썩 괜찮았다.[각주:2]  이 외에 개인적으론 406 사이즈 휠셋을 사용한다는 점이 좋다.  미묘한 차이라고도 볼 수 있지만 미니벨로는 451 사이즈 휠셋보단 406 사이즈 휠셋이 더 이쁘게 보인다[각주:3]

 단점도 몇 가지 적어본다.  일단 중저가형 미니벨로의 고질적인 지오메트리 문제가 이 모델에도 발생한다.  프론트 드레일러의 설치각이 싯튜브 때문에 제대로 나오지 않는다.  이건 시마노의 드레일러를 설치할 때는 크게 문제가 되지 않으나 상대적으로 가용 범위가 좁은 스램의 드레일러를 설치할 때는 어찌해도 세팅이 안나오는 문제가 생긴다.  덕분에 이전에 쓰던 스램 구동계를 설치할 때 브레이즈 온-클램프 어뎁터를 가공해서 설치하는 불편이 있었다.[각주:4]  그리고 프레임 재질이 연해서 그런지 행어가 잘 휘어 리어 드레일러도 세팅값이 가끔 틀어지곤 한다.  결국 구동계 전반에 프레임의 특성으로 인한 문제가 있다.  그리고 기본 완성차에 사용된 부품 중 어이없는 수준의 부품이 들어있는게 있다.  나처럼 업그레이드 베이스로 사용할 것이라면 크게 문제될 것이 없으나 기본 구성으로 탈 것이라면 마음에 안드는 부분들이 있을 것이다.  이 외에 개인적인 불만으론 총평에서 다시 한번 말하겠지만 러그를 사용해서 튜빙을 접합하는 방식을 채용하는 것과 포크에 굴절각을 주는 것이 클래식 로드 싸이클의 컨셉에 더 충실했을 수 있었을 것인데 그렇지 못했다는 것이다.  전자는 단가 때문이고 후자는 복합적인 문제 때문이리라 예상한다.

 그 외의 다른 불만들도 몇가지 있으나 자잘한 편이다.  쓰고보니 단점의 분량이 많지만 전반적으로 가격에 비해 좋은 미니벨로다 공언할 수 있다.  다만 이 좋다는 평가는 '미니벨로안에서 클래식 로드 싸이클 타고싶다.' 란 오너의 지향점이 있어야지만 해당 된다.  비슷한 가격대의 미니벨로중엔 퍼포먼스의 관점에서 이것보다 앞서가는 모델들이 몇가지 있다.  이 '브루노 로드-씨' 는 퍼포먼스를 약간 포기하더라도 컨셉을 지향하고 있기에 그 점을 명확하게 인지하고 구매하는게 좋을 것이다.  

 먼저 알려둘 것이 있다.  이하의 글은 다음과 같은 전제가 있다.  일단 원하는 컨셉을 정한 뒤, 그 컨셉에 맞는 베이스가 될만한 물건을 구입하잔 의도로 이 자전거를 선택하였고 몇달간 타고 다니면서 원하는 지향점을 향해 여러가지 요소들을 변경하였다.  그리고 아래에 나와있는 소개는 그 결과물의 분석이다.  절대 순정차는 아니다 이 말이다.  여기까지 읽었다면 아래에 있는 글도 읽어줄 의사가 있단 걸로 알겠다.  이제 본격 분석이다. 


 주관인데 자전거의 외형적 느낌이 가장 크게 결정되는 부분이 조향부와 안장이라 생각한다.  이 곳을 프로그레시브한 소재로 꾸미느냐, 아니면 클래식한 소재로 꾸미느냐에 따라서 보이는게 가장 크게 달라진다 생각한다.  

 사진에 나온 부품들의 선택 기준은 클래식의 감성과 불편하진 않은 수준의 성능, 그리고 적절한 가격대다.  첫 번째는 이 자전거를 구매할 때 부터 정한 지향점이기에 당연한 것이고 두 번째는 타고 다닐 자전거인 만큼 적절한 성능은 갖추고 있어야 한다는 타협점의 설정이다.  세 번째는 어느정도 타협을 했다는 점이다.  물론 브룩스의 리미티드 에디션 새들이나 오래된 리저브 새들, 깜빠넬로의 빈티지 부품들이 탐나긴 하나 이런 부품들과 동일한 수준의 프레임은 아니기에 어느 정도 원하는 방향에 부합하는 수준으로만 구성하였다.[각주:5]  

 이런 방향 설정으로 선택한 결과는 셀레의 언-아토미카 새들과 벤헤일의 가죽 그립, 디아콤페의 논 에어로 타입 브레이크와 엘리게이터의 불릿프르프 브레이크 와이어다.  

 안장부터 말하면 클래식 새들 중에서 로드 싸이클의 용도엔 셀레 언-아토미카만한 물건이 없다는 편향적 지지를 를 보네고 있다.  물론 개인차에 따라 브룩스의 내로우를 성능을 지지할 수도 있으며 가죽의 염색기술이나 리벳의 퀄리티와 같은 헤리테지의 깊이에선 분명 이 안장이 뒤져보인다.  하지만 난 단연 이 안장에 손을 들겠는데 우선 전립선 보호 기능이 있는 유일했던 클래식 새들이였으며[각주:6] 골반의 움직임에 따라 유기적으로 가죽이 움직여 편안했던 승차감이 경험상 브룩스보다 낳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처음 물건을 받았을 때 브룩스에 비해 부족한 가죽의 염색기술이나 리벳 퀄리티에서 실망했으나 몇달정도 사용해보니 이염이 자연스럽게 되어 지금은 재법 만족스러운 수준에 외양을 보여주고 있다.  이런 이유로 구매 초기에 새로 감은 바테잎의 컬러와 가지고 있던 새들의 컬러가 매치되지 않는 문제로 새로운 새들을 골라야 하는 기회에도 별 고민 없이 동일 제품의 다른 색 모델을 골랐다.  그리고 지금까지 만족하며 타고 있다.


 바테잎은 벤헤일의 물건이다.  우리나라 쇼핑몰이나 샵에서 구할 수 있는 레더 바테잎은 5가지 정도 되는데 브룩스, 벤헤일, 셀레, MRM싸이클의 엘크가죽, 이외 소규모 제작 바테잎 정도다.[각주:7]  구매 당시에는 브룩스, 벤헤일, 엘크가죽의 3파전이었는데 브룩스는 펀칭처리가 마음에 들지 않았고 엘크가죽은 나선 회전의 결이 없이 통으로 씌우듯 설치하는 특별한 구조때문에 탈락했다.  결국 벤헤일의 바테잎이 남았고 촉감에서 별 불만이 없었기에 샵에서 구매하여 사용하고 있다.  갈색으로 염색된 소가죽제품들이 대부분 그렇지만, 태닝이 진행될수록 만족스러운 색감으로 변한다.  다만 아쉬운게 있다면 각 회사의 물건들은 동일색에서도 묘하게 명도와 채도가 다른데 셀레의 물건이 안장과 동일 회사이다 보니 색이 맞으나 문제는 이미 이 바테잎을 구매한 이후에 알게 되었다는 점이다.  지금의 바테잎은 약간 색감이 다르다.

 브레이크 레버는 디아콤페의 신원미상 브레이크다.  순정엔 텍트론의 레버가 달려 있고 한때는 STI레버를 장착하여 사용했었으나 클래식 컨셉을 버릴 수 없어 고민하다 '구합니다' 글을 개시한지 운좋게 하루만에 연락이 와 아주 저렴한 가격에 구매했다.  아마 90년대 중반쯤에 나온 브레이크로 추정되며 구조상 그리 고가형 모델은 아니었던 것 같으나 현재 원하는 컨셉에 잘 부합하고 있다.  브레이크 와이어가 바테잎 안쪽으로 들어가는 요즘의 레버들과는 달리 예전 자전거의 레버는 와이어가 위쪽으로 빠지게 나오는 논 에어로 타입이고 여기에 예쁜 패턴의 하우징을 씌운 와이어가 달리면 자전거가 고고한 맛을 가지게 된다.  사용중인 브레이크 와이어는 엘리게이터의 불릿프르프 모델이다.  하우징이 클래식 싸이클에 잘 어울리는 녹색 다이아몬드 패턴이다.  성능차는 솔직히 모르겠다.  현재 세팅에 아쉬운 점은 레버의 후드가 없다는 점.  덕분에 드랍바의 아치부분을 잡아야만 브레이크를 사용할 수 있다.  그냥저냥 쓰고 있으나 아쉽긴 하다.


 순정 구성에선 이 헤드셋 부분이 과감하게 플라스틱으로 되어있다.  클래식의 무드를 굉장히 방해하고 있다고 생각해 바꾼게 탕게사의 레빈 헤드셋이다.  스레드 헤드셋은 리저브 물건을 제외한 경우 경우의 수가 몇가지 없는 편이고 그 중 이 물건이 꽤 유명한 편이며 수급하기도 쉽다.  장착 초기에 약간의 트러블이 있었으나 현재는 잘 쓰고 있다.  순정에 비해서 유연하면서 조금 무겁게 돌아가는 편이다.  

 스템은 순정 그대로 사용하고 있다.  길이는 80mm 정도 되는 것 같고 피팅에 큰 문제가 없었기에 그대로 사용하고 있다.  폴리싱이 제대로 안 되있다는게 아쉽긴 하나 그 정도는 교체할만한 요건이 되지 못한다.  개인적으론 아무리 봐도 어헤드 스템보단 퀼스템이 아름답다.  은빛으로 반짝이는 헤드셋과 퀼스템은 고전 자전거가 뿜어낼 수 있는 매력의 정점이라 생각한다.  이 조합은 앞으로 어떤 자전거를 타더라도 가능하다면 포기하고 싶지 않은 구성이다.  내겐 자전거하면 떠오르는 클리세다.  이 자전거로 전향한 이유 중 하나도 이전의 자전거에서 어헤드 스템을 사용했기 때문이다.

 다운튜브 쉬프터는 10단 구동계에선 선택의 여지가 없는 듀라에이스 7800 모델이다.  10단을 커버할 수 있는 다운튜브 쉬프터로 이것과 스램의 제품이 있긴 한데 스램 제품은 최근에나 나왔고 가격이 40만원대이며 퍼포먼스를 우선한 디자인이란 총채적인 문제가 있다.  당시에 선택할 수 있는 유일한 방안이 이것이였는데 당시에도 절판된 물건이여서 한참 중고장터에서 비박하다 저렴한 가격에 리저브 신품을 물어올 수 있었다.  특징은 프론트는 프릭션으로, 리어는 인덱스로 조정하는 점이다.[각주:8]  덕분에 프론트 드레일러를 정확하게 조정할 수 없어 세팅이 어렵고 안정된 범위를 조금 넘게 허용하기에 변속시 체인이 탈선되는 경우가 가끔 있다는 것이다.  이건 어떻게 해결할 수 없는 문제여서 그러려니 하고 타고 있다.  물론 와이어 몇 줄 날려먹으면서 칼세팅을 시도해볼 수 있기는 하다.  하지만 변속을 그리 사용하지 않고 해도 리어 위주로 사용하기에 큰 불편은 아니다.  리어 드레일러 변속은 인덱스 모드를 지원하기에 STI레버[각주:9]와 동일한 감각으로 쓸 수 있으며 시마노 특유의 정숙한 변속감을 이 단순한 구조의 변속기에서도 그대로 느낄 수 있다.  게다가 시마노 STI레버에 비해 변속 속도가 왠지 더 빠르고 정확하다.

 다만 프레임과 관련된 문제인데 미니벨로의 크기상 다운튜브가 아닌 헤드튜브에 쉬프터 어뎁터가 달려 있다.  순정에선 이게 그리 문제가 되지 않으나 10단으로 변경되었기에 리어 변속부의 각도가 더 많이 돌아가기에 1~3단은 돌리기 어려운 방향까지 간다는 문제가 발생한다.  역시나 어떻게 해결할 수 없는 문제이기에 그저 참고 있다.  그리고 이러나 저러나 다운튜브 쉬프터이다 보니 변속시에 한손을 놓아야 한다는 점이 불편사항이다.  어느정도 속도가 붙었을 때 한손을 놓는다는 건 주행 안정성을 굉장히 깍아먹는 행동이다.  그러나 역시 고전적 방식인 다운튜브 쉬프터의 숙명이란 어쩔 수 없는 문제이기에 참고 다닐 뿐이다. 

 앞에서 적었던 바들처럼 STI레버에 비한다면 다운튜브 쉬프터는 분명히 불편이 많은 방식이다.  하지만 STI레버를 달게 되면 클래식한 감성을 크게 깍아먹게 되는 것도 분명하기에 이 방식으로 사용하고 있다.  아까전과 마찬가지로 적기엔 불만이 많아 보이나 실상은 별 불만없이 사용하고 있다.  변속 자체를 그다지 하지 않는 편이다.


 구동계는 시마노의 구형 울테그라 6600 세트로 적용 파트는 크랭크, 체인, 프론트 드레일러, 리어 드레일러, 스프라켓이다.  BA사장님이 구동계는 되도록 같은 회사로, 가능하다면 같은 라인으로 하는 것이 좋을 것이라 하셨고 그 법칙을 따르고 있다.  사실 이 미니벨로엔 조금 과한 등급의 부품군이나[각주:10] 어찌어찌 하다보니 이런 구성을 취하게 되었다.  차후에 나온 울테그라 SL은 진한 티타늄 컬러로 나와 클래식한 느낌이 덜하며 듀라에이스는 디자인 자체가 프로그레시브해서 아예 선택대상에서 제외했다.  구형 부품들을 구해 달아볼 생각도 했으나 사용하기에 불편함이 없어야 한다는 전제와 구하기가 어렵다는 문제로 포기했다.  지금의 구성은 성능과 외양 모두에서 만족스럽다.   

 프론트 드레일러는 앞에서 말한 바대로 세팅이 잘 나오지 않는 관계로 브레이즈온 타입에 클램프 밴드 어뎁터로 장착하였다.  클램프 밴드는 예전에 스램 프론트 드레일러를 사용하기 위해 진입각이 프레임 지오메트리에 맞게 나오도록 가공한 상태이다.  덕분에 보다 허용폭이 넗은 울테그라는 전단에 걸쳐 간섭 없이 작동하고 있다.[각주:11]  앞에서 말했던 것처럼 프릭션 모드다 보니 변속이 칼같지도 않고 할 때마다 신경써가며 해야 하지만 기능상엔 별 문제없이 작동하고 있다.  
 
 크랭크는 170mm 53-39의 일반형이다.  B.B[각주:12]의 한쪽 베어링이 나가 좀 과하다 싶은 세라믹 베어링을 설치하였다.  차이는 전혀 모르겠으나 원래 다시 기본으로 돌아가봐야 느껴지는게 차이이니 구름성에서 뭔가 좋기는 좋을 것이다.  그 외에 체인링 볼트에 금색으로 포인트를 준 정도의 특징이 있다.  크랭크 사용감은 꽉차게 힘을 전달해주는 느낌이 스램보다 좋다는 것이다.  이걸 수치상으로 명확하게 표현하긴 어려우나 분명히 스램의 동일 등급인 포스보단 좋게 느껴진다.  구름성에서 시마노가 좋은게 어느정도 차이가 나는데 이건 B.B 때문일 것이다.  스램 일반 B.B는 아무래도 별로다.  하지만 이렇게 적긴 했어도 불편을 느낄 정도의 큰 차이는 아니다.  나중에 포스팅에서 적겠지만 스램의 장점도 분명히 있으며 무엇보다도 수치로 표현할 수 없는 감이라는게 중요하다.


 리어 드레일러의 변속감은 시마노 특유의 지연되는 듯한 속도를 제외한다면 아주 만족스럽다.  변속에 바라는 정숙성과 정확성을 모두 갖추고 있다.  세팅도 쉬운 편이여서, 허용 범위와 가용 범위가 넓어 스램에 비해 대충대충 세팅한 것 같은데도 별 이상없이 잘 작동하고 있다.  스프라켓의 구름성도 좋고 구동 중 잡음이 없으며 라쳇소리도 조용한 편이여서, 전반적인 주행에 있어선 별 불만없이 작동하고 있다.  풀리[각주:13] 중 가이드 풀리의 베어링 커버가 파손되어 KCNC의 알류미늄 풀리를 구매하였다.  컬러 포인트가 탠션 풀리에 들어가는게 이쁠 것 같아 탠션 풀리에 KCNC 제품을, 원래 탠션 풀리를 가이드 풀리에 넣어 사용 중인데 기능 상 문제는 없으나 성능 상 변화도 없다. 
 체인에 대해 할 말은 말 그대로 체인이 할 역활을 다 하고 있다는 것 정도?  성능 자체에 대한 적을 말은 없다.  여담은 있는데 집에 듀라에이스, 울테그라, 105의 체인을 다 보유하고 있다.  중요한 건 세 종류의 성능 차이를 못 느끼겠다는 점이다.  셋 다 별 문제없이 돌아가며 동력 전달도 완만하다.  심지어 무게도 동일하다.  단계별로 약간의 가격차만 존재할 뿐이다.  그렇다면 의심해볼만한 건 수명과 다른 파트에 주는 데미지인데 이건 좀 오래 써봐야 아는 거라서 아직은 모르겠다.

 타이어는 컨티넨탈의 그랑프리 타이어다.  406사이즈로 나오는 국내에서 수급가능한 유일한 사이드 월 컬러 타이어로 고전적인 배색을 따르고 있어 생각해 볼 나위 없이 당첨됬다.  규격은 20X406X1과 1/8(0.125)에 최대 기압 120Psi 다.  BA사장님 말로는 파나레이서 미닛라이트에 비해 사이드 월 내구성이 안좋다는데 주행량이 그리 많지 않기에 아직까지는 문제없이 사용하고 있다.  다만 가끔씩 배수구 뚜껑에 빠졌을 때[각주:14] 생긴 약간의 까짐때문에 걱정되긴 한다.  가볍고 경량이며 고압타이어니 406에선 좋은 선택이 될 것이다.  다만 개인적인 기호이긴 하겠으나 슬릭 타이어인 슈발베사의 코작에 비해 접지감이 떨어지기에 주행감이 덜하다. 

 Skewers(난 이걸 어떻게 적는지 모르겠다.)는 컨트롤텍의 스칸디움재질 볼트온 방식 제품이다.  내가 아는 가격대비 가장 경량의 제품인데[각주:15] 경량때문에 단건 아니고 도난방지 때문에 달았다.  QR방식은 휠에 체인락을 걸어 놓아도 바퀴만 빼놓고 가져갈 수 있기에 도난에 취약한데 반면 이걸 해체하기 위해선 최소 관련 공구가 있어야 하기에 그나마 도난을 예방할 수 있을거라 생각해 선택하였다.  이 사진을 찍을 걸로 보아 아직까지는 도난당하지 않았다.  하긴 평소에 눈에 보이는 곳이 아니면 세워두지도 않긴 하다.

 휠은 바인만의 폴리싱 알류미늄 림에 드보르잡 허브와 스포크로 구성되어 있다.  스프라켓을 분리해 봤을 때 본 허브 바디는 그야말로 저가형 허브바디의 전형이었다.  그래도 자전거의 등급을 생각한다면 적어도 림은 브랜드 림이라는 위안을 할 수 있다.  주행성에 별 불만은 없기에 잘 다니고 있다.  무겁긴 하겠지만 어짜피 무게 생각 안하고 만든 자전거이니 문제는 되지 않는다.  AM5 금색 휠셋으로 바꿔볼까도 생각해 봤으나 외관이 너무 느끼해질 것 같아 참았다.  

 브레이크는 캔티 브레이크 체계인데 솔직히 제동력은 켈리퍼에 비해 형편없고 그 외에도 패드 가루가 튀어 휠이 금방 더러워진다는 단점이 있다.  패드만 바꿔볼까 생각중이다.  이 자전거에서 가장 떨어지는 성능이다.  캔티 브레이크를 포기한다면 얼마든지 좋은 개선안이 있으나 클래식 룩의 중요 포인트이기에 그대로 두고 있다.


 전륜에만 머드가드를 달아두었다.  406 휠 사이즈에 다이아몬드 프레임 자전거용 머드가드가 나오는 것이 없다.  전륜은 비슷한 사이즈의 아무 물건이나 달아도 장착 가능하지만 후륜은 알맞게 나온게 아니라면 가공을 해야 하기에 그다지 필요성을 느끼지 않아 미장착으로 두고 있다.  그리고 모터바이크에서 예전 레플리카 바이크엔 전륜에만 휀더를 다는 구조를 취하고 있었기에 그 것과도 연관지어 구성을 이루었다.  다만 만약 후륜에 장착 가능한 머드가드를 구한다면 프론트, 리어 랙도 구해서 랜드너나 포터 스타일로 가보려고 생각중이다.  이것도 문제인데 프론트 랙은 우리나라에 팔진 않으나 니토사의 제품이 유명하여 구해볼 수 있겠지만 리어 랙은 적당히 쓸 물건이 없다.  미니벨로여서 생기는 제약이다. 

 페달은 MKS의 AR-2 페달에 하프클립과 레더 스트랩으로 구성했다.  픽스드 바이크에서 주로 사용하는 구성인데 현재의 클래식 로드 싸이클의 컨셉에도 알맞을 것 같아 시도하였다.  다만 몇달을 탄 지금도 발 끼우는게 어색하고 클립의 사이즈가 생각보다 조금 작아 불편한 감이 있다는 것과 스탠드를 열어 두면 회전시에 닿기에 정비할 때 조금 불편하단게 문제다.  그래도 그다지 바꾸고 싶은 생각은 없다.  미니벨로인데다 클립으로 인해 저속에서 쫀득한(이건 이렇게만 표현할 수 있다.) 주행감을 얻을 수 있다.  이건 내 다른 자전거에서도 찾을 수 없는 즐거움이다.

 프레임의 지오메트리 자체는 마음에 든다.  고전적인 다이아몬드 프레임에 수평 탑튜브에서 앞쪽으로 약간 기울어진게 매력적이다.  이 가격대의 미니벨로들이 프레임 지오메트리를 그다지 신경쓰지 않고 만드는 경우가 많은데 이건 그나마 컨셉에 부합하게 설계되었다.  다만 세부적으로 살펴보자면 불만이 있는데 앞에서 말한 바대로 포크의 하단 굴절 각도가 보다 깊었으면 좋겠고, 러그 접합방식을 사용했으면 좋았을 것이다.[각주:16] 그리고 휠 베이스가 보다 짧았으면 좋겠다.  그리고 외적인 기타 불만으론 페인트와 도장의 질적인 수준이 별로라는 점과 탑튜브의 브레이크 와이어 브라켓을 프레임 안쪽으로 들어가게 설계해 보는 건 어땠을까 하는 점이 있다.  하지만 늘 면죄부를 주는게 가격대 성능비란 점이다.  너무 높은 완성도를 요구하기엔 이 자전거가 대량 생산된 중저가형 모델이라는게 걸린다.

 총평을 하자면 꽤 탄 만큼 불만도 많지만 그만큼 어느정도 만족스러운 자전거이다.  역사가 길지 않은 미니벨로다 보니 빈티지는 아예 존재하지 않고 클래식 룩의 분야도 활성화되지 않은 편인데, 이 모델은 꽤 고집스럽게 그 분야에 매진하고 있다.  보다 높은 가격을 형성하더라도 완성도를 높혀보는 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지만, 두배가 넘는 가격의 비앙키 미니벨로에 필적할 퀄리티를 가지고 있다는 건 이 미니벨로가 인정받을 중요점이다.  이제는 보다 높은 디테일적 완성도를 위해 다른 프레임으로 갈아타보려는 시점에서 뒤 돌아보면, 이 자전거는 결과론적으로 만족스러운 선택이였고 후회하지 않는다.  추천할만하다.

  1. 사실 엄밀하게 말하자면 다운튜브에 쉬프트가 있진 않다. 뒤에 말하겠지만 덕분에 순정 이상의 다단을 커버하는 쉬프터를 장착하면 쉬프터 각도가 불편하게 나오는 단점이 있다. [본문으로]
  2. 그렇지만 튜브 이너에 아노다이징 처리같은 건 없는지 녹엔 약한 편이다. [본문으로]
  3. 캔티 브레이크를 켈리퍼 브레이크로 바꾼다면 451 사이즈로 인치 업도 가능한 프레임이다. 다만 개인적으론 별로 이뻐보이지 않고 클레스와 컨셉에 부적절한 튜닝으로 생각한다. [본문으로]
  4. 그런 개고생을 해놓고 지금은 시마노를 쓰고 있다. [본문으로]
  5. 차후에 사와이나 이치가와의 모델들을 구하게 되면 앞에서 말한 부품들로 꾸며보려 한다. 비교적 먼 꿈이긴 하지만... [본문으로]
  6. 올해부터 브룩스에서도 전립선 보호 새들이 나오고 있다. [본문으로]
  7. 당연히 이 외에도 있을 수 있다. [본문으로]
  8. 프릭션은 와이어의 장력으로 단별 구분 없이 적당한 범위를 결정하는 방식이고 인덱스는 계단식으로 드레일러의 이동 범위를 구분하여 선택할 수 있는 방식이다. 모든 STI레버는 인덱스 방식이나 다운튜브 쉬프터는 예전부터 프릭션 방식이었고 최근에나 인덱스 방식을 사용가능하게 되었다. 스램의 다운튜브 쉬프터는 '리턴 투 센터' 기술로 프론트 드레일러도 인덱스 모드를 지원한다. [본문으로]
  9. 브레이크 레버와 변속 레버가 결합되어 핸들바에서 손을 놓지 않고 변속할 수 있는 체계이다. 최근의 로드 바이크들의 대다수가 이 방식을 사용하고 있다. 시마노, 스램, 깜빠넬로, 마이크로쉬프트, 레콘등의 회사에서 STI 레버가 나오며 작동 구조는 회사마다 다르다. [본문으로]
  10. 이 정도 가격대의 미니벨로라면 티아그라나 105정도가 적당하다 생각한다. [본문으로]
  11. 혹시 프론트 드레일러를 업그레이드 할 생각이라면 28.6 클램프 밴드 어뎁터에 브레이즈 온인 프론트 드레일러를 설치하는 걸 추천한다. 밴드 방식 드레일러론 어찌해도 세팅이 잘 안나올 것이다. 이건 상위라인의 드레일러일수록(시마노는 105 이상급) 더하니 꼭 참조하시라. [본문으로]
  12. 바텀 브라켓의 약자. 프레임과 크랭크를 연결해주며 크랭크가 돌아갈 수 있도록 베어링으로 크랭크를 띄워주는 부품이다. 다양한 규격이 있으며 회사마다 요구하는 규격이 다르다. [본문으로]
  13. 드레일러에 장착되어 있는 작은 바퀴를 말한다. 위쪽에 있는 것을 가이드 풀리라고 부르며 체인의 진행방향과 각도를 잡아준다. 아래에 있는 것은 텐션풀리라 부르며 말 그대로 체인의 텐션을 잡아주면서 구조상 굴러갈 수 있게 만들어 준다. 풀리의 재질과 구조에 따라서 구름성과 무게가 달라질 수 있기에 튜닝을 많이 하는 파트이나 별 차이가 없다고 주장하는 사람들도 있다. 시마노, 스램은 11T 풀리를 사용하고 깜빠넬로는 10T 풀리를 사용한다. [본문으로]
  14. 1.5인치 미만의 두께를 가진 타이어는 도로의 배수구 뚜껑 틈에 끼이곤 한다. 운전에 주의가 필요하다. [본문으로]
  15. 8만원에 100mm/130mm 기준 전,후 합 29g이다. 더 가벼운 제품이 있긴 하나 가격이 굉장히 올라간다. [본문으로]
  16. 이것 때문에 사와이에서 나오는 프레임을 생각하고 있다. 가격차는 5배정도 되지만 클레식 컨셉엔 러그 접합이 꽤 절실히 필요하다. [본문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