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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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지육림
처음 이 글을 올릴 의도는 이게 아니었는데 어쩌다 보니 이렇게 됬다. 두어달 동안 섭취한 물질들 중 기억나는 것들. 홍대역 근방에 있던 카페. 참 경황이 없는게, 카페에 가서 마신 것을 안 찍었다. 꽤 괜찮은 카페였는데, 우선 인더스트리얼 풍 인테리어다 보니 그다지 편안한만한 요소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묘하게 편안했다. 그리고 대개의 카페들이 에스프레소만, 내지는 핸드드립 커피 정도를 취급하는데 비해 여긴 전문적인 커피샵은 아님에도 불구하고 사이폰 커피를 만든다는 점이 이채로웠다. 사실 자동 기계라면 사이폰 커피도 그다지 어려울 건 없긴 하다. 여튼 커피맛은 좋더라. 날선 맛은 아니지만, 복합적인 맛과 향의 벨런스가 좋았다. 원두 간 차이도 명확하게 다가왔다. 다즐링을 마신, 의외의 홍차 애호가 석대현에 ..
2010.10.15 -
청주 산남동 앤 / 커피 & 베이커리 'Anne'
카페 'Anne' 은 감히 말하건데 '정말 아끼는 곳' 이다. 아직도 생생히 기억나는게, 전경 시절에 외박 나왔을 때 건너편에 있는 만화대여점에서 베가본드 시리즈를 빌리고 나오다가 우연히 눈에 들어(이곳을 모르는 상태에서 찾는건 정말 운으로만 설명할 수 있다. 이유는 뒤에...) 첫발을 두었고 이후로 늘 좋아한다. 'Anne'이 좋은건 내 취향에 부합하는 조건들을 두루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우선 사모님이 가계에서 직접 만드시는 케잌, 초코렛과 잘 우려낸 핸드드립 커피가 있고 좋은 식기에 담겨 나온다. 청주에 좋은 커피집과 베이커리가 많지만 이곳의 수준도 빠지지 않는 정도며 다행히도, 그리고 당연히도 커피 체인점에서 먹을 때의 충족과는 격을 달리한다. 그리고 가계와 가계 사이에 껴있는 좁은 공간에 미니멀..
2009.12.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