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의 정치
비는 오다가다도 그치고 해는 들어나 빛나기를 주저한다. 먹먹하고 무거운 공기는 어디에나 있다. 저 멀리 빌딩 중턱에도 있고, 내 평정심을 압박하기 위해 이 방에도 있다. 여름은 그렇게 그 광휘를 빛낸다. 평범한 나날들과는 반대로, 몸이 힘들어 마음이 지치는 하루가 지나가고 오늘의 태양이 마지막 여력을 다하고 있을 무렵. 그 짧은 46분의 긴장이 온 땅위에 만연하다. 에셔의 판화처럼, 낮과 밤은 그 궤적을 함께한다. 서로의 경계는 다른 서로의 경계가 된다. 불탄다는 표현보단 찜통같단 표현이 어울리는 낮. 그리고 뻔히 알 것 같지만 아직은 알 수 없는 새로운 밤. 공존할 수 없는 양자는 한쪽의 지배를 위해 불가사의한 공존, 아니 전투를 벌이고 있다. 그렇다. 지금은 혁명이 필요하다. 혁명이 멀지 않았다. 귀..
2010.08.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