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서울유람기 01. 광장시장 빈대떡

2010. 6. 28. 11:15잡문/돌아다니다


 밤이 내린 종로가 좋은 건 종로가 옛 친구들을 버리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어르신들은 젊은 시절부터 다니던 골목 포장마차에서 그때부터 만나던 친구들과 오늘도 술잔을 털어냅니다.  변하는 것과 변치 않는 것들이 혼재한 서울에서, 종로엔 변치 않는 것도 남아 있습니다.

 

 휴일 저녁이라 그런지 광장시장은 거의 닫혀 있었습니다.  그래도 전골목엔 밤을 잊은 사람들이 모여 있었습니다.  8000원으로 막걸리 한 병과 녹두전을 먹었습니다.  두 사람이 먹다 전은 반을 남겨 집으로 싸왔습니다.  배가 불러요.  그런데도 이모는 모듬전을 덤으로 주셨습니다.

 그리고 전 장수막걸리가 입에 맞지 않습니다.  국순당에서 나오는 게 괜찮던데 이런 곳에선 팔지를 않더라구요.


 밤이 내린 종로가 좋은 건 종로가 새로운 친구들에게도 인색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누구나 가벼운 걸음으로 찾아와 한잔 마시고 갈 수 있었기에, 오래된 거리는 그래서 살아남은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