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크 패턴들 / Check, Plaids

2010. 5. 31. 04:18옷/Encyclopedia Theoria for Clothing General

 자주 쓰이는 체크 패턴들을 정리했다.  주석은 주로 유래와 의미에 대해 적었으니, 패턴의 형태는 말로 표현하기가 어려운 경우가 많으니 이에 대해서는 사진으로 이해하길 바란다. 당연하게도, 예제에 들어간 색상은 어디까지나 예제에 불과하다. 어떠한 색상도 적용될 수 있으니 그 짜임만 보면 된다.  

 자료는 주로 영문 위키피디아 자료를 기반으로 했다.  영독이 된다면 그 쪽을 읽는 편이 났다.  

 우리나라에선 이런 짜임을 '체크(Check)' 라 부르는데 영미권에서는 'Plaid' 라고 부르는 경우가 많았다.  다만 체크라고 말해서 안 통하는 것은 아닌 것 같으니 상황에 맞춰 적절하게 부르면 될 듯.


깅엄 / Gingham
 말레이 어 'Ging-gang' 에서 유래했고 네덜란드 인에 의해 영국에 들어왔다. 최초에는 단색의 스트라이프 패턴이었는데, 18세기에 맨체스터에서 체크 패턴으로 변했다. 참 좋아하는 프레드 페리에서 60년대 쯤 시그니쳐 패턴으로 썼다. 단순하면서도 시안성이 좋아 경쾌한 느낌이기에 동복 보다는 하복에, 울보다는 면직에 많이 쓰인다.



테터솔 / Tattersall

 런던의 마시장 창립자인 '리처드 테터솔' 의 이름에서 유래. 1766년에 시작된 테터솔 마시장에서 쓰인 말 덮개에 이 패턴이 쓰였다. 깅엄과는 다르게 체크의 경, 위사가 서로 색이 다르거나, 두가지 색의 체크가 교차된다. 면직물이나 플란넬 등의 산뜻한 직물에 자주 쓰인다.


윈도페인 / Window Pane
 창문틀과 비슷한 형태로 인해 붙은 이름. 가는 스트라이프가 체크로 구성된 형태로 보면 쉽다. 격자 크기는 다양하고 대부분의 경우는 모노 투톤이지만 찾아 보니 경사와 위사가 서로 다른 색상으로 된 것도 윈도페인으로 불리는 경우가 많았으며, 깅엄, 테터솔과 동의어로 쓰이는 경우도 많다. 가는 선으로 짜인 수수한 체크 정도로 보면 적당할 듯.




하운드투스 / Houndstooth

 직조된 직물에서 말 그대로 '개의 이빨' 모양의 패턴이 나타나기에 붙혀진 이름. 저지 스코틀랜드에서 시작됬다. 기본적으론 울로 된 모노 투톤이나 요즘엔 다양한 소재와 색상으로 제작된다. 글렌 체크의 십자 교차로에서도 이 패턴이 발견된다. 윈저공[각주:1] 이 '글렌' 만큼이나주용하였기에 'Prince of Wales Plaid' 라 검색하면 이 하운드투스가 나오기도 한다. 기억하기론 섹스 피스톨즈의 자니 로튼도 이 패턴을 좋아했으니, 왕자와 개망나니가 모두 애호한 패턴이다.
 


글렌 / Glen

 스코틀랜드의 지명에서 유래. 원명은 스코틀랜드 어 'Glen Urquart plaid(계곡-어쿼하드-무늬)'. 결국 글렌 체크는 '계곡 무늬' 가 된다. 계보 상 하운드 투스의 변형이다. 19세기, 시필드 백작부인이 사냥터지기들의 외투에 쓴 것이 시초. 주로 능직으로 짜여지나 수자직으로 짜여지는 경우도 있음. 양키들은 피위 허먼의 수트 때문에 기억하곤 한다. 교차점에서만 하운드투스가 생기는 점이 재미있다.


프린스 오브 웨일즈 / Prince of Wales

 글렌 체크의 변형으로 윈저공
[각주:2]의 시그니쳐. 스코틀랜드에서는 가문의 시그니쳐로 그 가문만의 체크 패턴이 쓰인 킬트 스커트를 입고 다니며, 그것으로 가문을 알아볼 수 있다고 '먼나라 이웃나라'그 에서 본 기억이 있는데, 비슷한 맥락으로 보인다(웨일즈 공이긴 하다만). 외국에선 일반 글렌 체크를 부르는 별명으로도 쓰인다. 직조 패턴은 글렌 체크와 동일하며, 중앙을 가로지르는 빨간 포인트 컬러가 있다는 점 정도가 다르다.


타탄 / Tartan

 앞에서 말한 바 대로, 스코틀랜드의 가문들이 시그니쳐로 킬트에 사용하던 패턴. 스코틀랜드의 귀족 가문들은 패턴의 짜임과 색상으로 서로를 특징지었는데, 중세 이후 잉글랜드 중앙정부의 규제로 형식상 폐지되었었다. 하지만 오늘날에도 유서깊은 가문은 가문만의 체크 패턴을 이어오고 있다.  영화 '브레이브 하트' 를 보면 다양한 타탄 패턴의 킬트들을 볼 수 있다. 계보상 놓고 보면 타탄이 가장 앞서고, 그 다음이 하운드투스, 그 다음에 글렌이 속한다. 


아가일 / Argyle

서 스코틀랜드 Campbell 클랜의 시그니쳐 패턴에 기원을 두고 있으며, 넓게 보면 타탄 체크의 범주에 속한다. 
다이아몬드 형의 큰 블록이 연속되는 형태로 포인트로 쓰이기에 일반적인 체크 직물과 달리 전면에 연속되는 것이 아닌, 중앙에만 문양으로 드러나는 경우가 많다. 초기부터 양말에 자주 쓰였으며 니트 류의 '받쳐주는 캐주얼' 에 주로 쓰인다.  



헤링본 / Herringbone

 엄밀한 의미에서 체크 패턴은 아니고, 능직류의 직조 패턴이다. 삼능(
衫綾), 혹은 팔자능(八字綾) 으로도 불린다. 청어의 뼈와 비슷하게 생겼기에 이러한 이름이 붙었다는데, V형으로 골진 짜임이 반복된다. 주로 코트, 수트 등의 아웃 웨어에 쓰인다. 


마드라스 / Madras

인도 마드라스 지방에서 유래한 패턴. 더운 곳에서 유래한 패턴이다 보니 모직류에는 쓰이지 않고, 주로 
평직 무명의 셔츠, 하프 팬츠 등의 하절기용 옷에 주로 사용된다. 여담으로 마드라스 지방명에서 '마도로스' 란 말이 유래한 것 같은데, 그때문인지 오래된 문서에서 이 패턴을 마도로스라고 부르는 경우가 있다. 그리고 본디 초기엔 인도 선원들의 터번에 이 패턴이 자주 쓰였었다.


페어 아일 / Fair Isle

셰틀랜드 주[각주:3] 의 최남단에 있는 Fair 섬에서 유래한다. 각 가정에서 수직으로 짠 독특한 무늬의 스웨터를 섬의 어부들에게 입혔고, 이것이 유명해지면서 이름이 붙었다. 각 가정마다 독특한 패턴이 있었기에, 풍랑 사고가 발생하면 스웨터의 패턴으로 신원을 파악했었다는 이야기가 있다. 유명해진 계기는 또 윈저공이니
, 윈저공이 골프 라운딩을 나갈 때 자주 입었다. 전통적 방식으로는 5가지 색 미만으로 짜여지나, 오늘날에는 대량 생산이 되면서 여러가지 색상이 쓰인다.  


아란 / Aran

아일랜드 서부 해안의 Aran 군도에서 유래했다. 페어 아일과 마찬가지로 어부들이 입는 방한용 스웨터에 쓰인 것이 기원이었기에, 'Irish Fisherman's Sweater' 라 불리기도 한다. 앞에서 소개한 패턴들과는 형태 상 차이가 명확한데, 주로 색상 차이로 시각적인 무늬를 만들어내는 일반적인 경우와는 달리, 아란 스웨터는 단색의 실로 입체적인, 촉각적 감각의 패턴을 만들어낸다.


노르딕, 스칸디나비안 / Nordic, Scandinavian
북유럽에서 쓰이던 무늬들을 통칭한 것으로 보인다. 그 유래로 노르웨이에서 신부측이 혼수품으로 가져가는 물건이었다는 이야기가 있다. 대체적으로 눈꽃, 순록 등의 자연물을 단순화시킨 형태를 반복시킨다. 본디 염색을 안한 자연 양털색만을 썼기에 모노톤으로 짜였으며 오늘날에도 단색 대비로 짜인 경우가 많다. 페어 아일과 비슷한 면이 많은데, 대체적으로 페어 아일은 무대상성의 추상적인 형태로 짜여지며, 노르딕은 순록이나 눈꽃같은 자연물을 모티브로 무늬가 짜여진다. 그리고 페어 아일이 옷 전체에 무늬가 반복되는 것에 반해, 노르딕은 한 부분에서만 패턴이 등장하고 나머지 부분은 단색으로 처리되곤 한다. 전체적으로 페어 아일보다 노르딕 쪽의 구성이 단순한 편이다. 

 
  1. Prince of Wales, the Duke of Windsor. 웨일즈 왕자 윈저 공. 이건 직위명이고 본명은 Edward Albert Christian George Andrew Patrick David. 왕명은 Edward 8세. 생몰년도는 1894~1972. 근대 남성 패션에 지대한 영향을 끼친 그 분이다. 직위만 적어놓으면 각주2 의 이유로 인해 혹시나 오해가 생길 수 있을 것 같아 병기한다. [본문으로]
  2. 윈저 왕조의 왕위 계승 서열 1위는 웨일즈 공으로 봉해진다. 현 윈저공은 찰스 왕세자, 다이애나 비와 결혼했던 그 양반이다. 본문에서 말하는 윈저공은 앞에서 말한 에드워드 8세다. 이 분도 왕위 계승자였으나, 유명한 바대로 이혼녀인 심슨 부인과 결혼하기 위해 왕위를 포기했다. 덕분에 조지 6세가 왕위에 올랐고, 2차 세계대전을 직격으로 맞이했다.. [본문으로]
  3. Shetland. 스코틀랜드 북동쪽의 군도. 본디 양질의 울을 생산하는 곳으로 유명하다. [본문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