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란치아 R2000 2010년형 / Appalanchia R2000 2010 Edition

2010. 3. 18. 15:47두 바퀴/만지다

아팔란치아의 R2000의 2010년 판이다.  전 버전에서 충분히 긍정적으로 해석할 수 있는 변경점들이 있었으며 R2000이 나아가야 할 지점에 보다 근접해졌다. 


 요번 판의 프레임 색상은 사진의 오렌지(망고?)와 화이트, 블랙의 세 종으로 구성되어 있다.  전작의 화이트 색상이 도장불량으로 대량 리콜된 일이 있었던 점을 가만하면 2010판의 화이트 프레임엔 도장불량 문제는 해결됬을 것이다.  의외라 생각한 건 네이비 색상이 탈락한 점.  제법 잘 어울리는 색이었는데 올해엔 탈락한 점이 이상하다.
 
 사진은 미등만 추가한 기본형이다.  보이기엔 이전과 큰 변화가 없으나  형식이나 컴포넌트 등에 많은 변화가 있다.  일단 휠 사이즈가 20-451 사이즈로 변경됬다.  이전 모델이 20-406을 사용했다는 점에 비해 최고속도와 속도유지에서 장점으로 작용할 것이다.  휠사이즈는 결국엔 호불호의 문제이나[각주:1], 일반적인 용도에선 미니 스프린터란 R2000의 컨셉에 적합한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다.  

  프레임 지오메트리는 전작과 비슷하다.  덕분에 완전히 만족스럽지도, 그렇다고 불만족스럽지도 않은 정도.  아마도 휠베이스 확보를 위해 조정됬으리라 생각되는 싯 튜브-싯 스테이의 특이한 접점을 제외하면 정석적인 다이아몬드 프레임에 가까우며 수평 탑튜브다.  이런 점은 미니 스프린터란 명제에 옳게 부합하는 점이다.  약간 아쉬운 점이라면 프론트 포크가 수직이 아니라는 점 정도.  이런 형태는 고전 자전거에서 사용되던 구조인데 현대적인 풀사이즈 로드 바이크에선 줄어들고 있는 추세다.  아마 싯 스테이와 마찬가지로 휠베이스 확보를 위한 선택, 아니면 승차감 향상을 위한 선택으로 보인다.


 전작에서 문제가 되었던 크랭크도 변경되었다.  전작의 크랭크는 가공 퀄리티가 조약하고 경도가 물러 불편이 있었는데 2010년판은 전작과 등급에서 큰 차이는 없어보이나 전작의 크랭크가 가진 문제점을 인식하여 보다 높은 수준의 가공 퀄리티를 갖춘 크랭크를 적용했으리라 믿어본다.   형식은 170mm 스탠다드로 적절한 선택이라 생각하며, 행여나 보다 높은 토크를 위해 체인링 교체를 염두할 경우[각주:2] 시마노 스탠다드 규격으로 나오는 체인링을 장착하면 된다.

 크랭크를 분리해보지 않아 B.B의 구조는 모르겠으나 외관상은 이전에 사용하던 사각B.B는 아닌 것으로 보인다.  만약 옥타B.B와 같은 현대적인 체계의 B.B로 변경되었다면, 이 점도 높게 평가해야할 것이다.  다만 아직은 모르기에 평가를 보류한다.

 페달은 일반 생활차에 많이 들어가는 저가형 페달이다.  불편까지는 없는 페달이나[각주:3] 업그레이드를 고려해볼만한 파츠다.  페달은 비교적 저렴하니 보다 기능성있는 것이나 프레임 컬러에 맞는 디자인 페달로 업그레이드 해보는 걸 추천하다.  개인적으론 버닝 등의 회사에서 나오는 오렌지색 미니 평페달이면 잘 어울릴 것 같다.

 FD는 시마노의 기존 2200라인이 상향조정된 2300라인 제품이다.  2010년판 R2000에선 FD를 포함한 전반적인 구동계에 2300라인의 파츠들이 사용되었는데, 하위 라인이긴 하나 분명히 구분되는 등급 라인의 파츠들이 적용되어 있다는 점은 높이 평가할만 하다.  FD 이야기로 돌아가서, FD는 기능상 별 문제없이, 그리고 별 불만없이 작동한다.  세팅은 시마노의 일반적인 방식을 따르고 있으며 편리하고 간단하게 적용된다.  다만 소화하는 폭이 넓다는 점에서 정교한 세팅을 기반으로 한 정교한 운용이 안된다는 단점이 있긴 하나 저가형 라인에게 무리한 요구사항이기에 문제로 삼기는 어렵다.  그 외엔 별개의 문제가 있는데, 여전히 밴드 방식으로 장착되어 있기에 업그레이드 시 보다 허용폭이 좁은 상급 FD를 장착했을 때 적합한 설치각도가 나올 수 있는지가 미지수다.  이 가격대에 브레이즈 온  방식이 적용된 프레임을 바라는 건 무리한 요구일까?

 이 외에 사진상엔 잘 안보이나 도그팽이 장착되어 있다.  체인 탈선을 막는 저렴하고 자잘한 장치이지만, 이런 배려는 충분히 긍정적으로 보인다.


 레버도 시마노 2300이다.  변경된 은색의 레버는 전작의 2200라인 검은색보다 한결 세련되게 보인다.  게다가 인디케이터도 생겨 변속 상황을 빠르게 인지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하급이라 하더라도 변속성능은 역시나 시마노답다.  세팅만 제대로 되어 있다면, 정확하고 편리하게 반응한다.  특히 FD쪽이 편리한데, 타사의 엄격하고 속좁은 변속에 비하면 시마노는 분명 편리하게 작동한다.  사실, 이 레버 하나만으로도 R2000은 동급의 미니벨로에서 특별한 비교우위를 점한다.  동가격대의 제품중에 STI레버가 장착된 제품이 몇 종이나 되는가?
 
 브레이크는 체계가 변경되었다.  전작까진 V브레이크 체계였기에 미니 스프린터라는 컨셉에 어울리지 않았으며, 구매를 재고하게 만드는 요소로 작용하였으나, 2010년판에선 로드 바이크에 쓰이는 켈리퍼 브레이크를 기본사항으로 장착하고 있다.  지향 컨셉상 당연한 선택이며 환영받을만 하다.  다만 기본 장착된 브레이크가 텍트로의 저등급 제품이며(R3XX 라인), 브레이크 암의 동작 자체는 가격대비로 생각하면 크게 무리가 없으나 슈의 성능이 너무나도 형편없다.  안전운행을 위해서 슈 정도는 상위 등급의 슈로 교체하는 것을 필히 권한다.    

 얼마간 운용하다 발견한 문제인데, 브레이크에서 개선이 어려운 중요한 문제가 있다.  브레이크 암을 시마노 울테그라6600 구형으로 교체하였는데 리어에선 슈를 하한선까지 내렸음에도 제동시에 타이어에 슈가 긁혔고, 프론트에선 브레이크 암의 장착 볼트, 너트 길이와 포크의 지름이 맞지 않아 편법을 사용해 장착했지만 브레이크가 완전히 고정되진 않았다.  이런 비표준의 문제들은 저가 미니벨로들에 자주 나타난다.  리어의 경우 프레임 자체보단 림이 규격보다 작아 생기는 문제인 것 같으며 프론트는 튜브의 지름으로 인해 생기는 문제이기에 정상적인 방법으론 개선의 여지가 없다.  다른 제품들은 테스트해보지 않아 모든 상급 브레이크에서 발생하는 문제인지는 모르겠으나 로드 바이크용 표준 켈리퍼 브레이크에서 문제가 생겼다는 건 이 기종을 업그레이드 베이스로 고려할 때 부정적으로 시사하는 바가 크다.    


 RD도 2300라인의 제품이 적용되었다.  역시나 색상이 이전 2200라인의 검은색에서 은색으로 변하였기에, 심미감을 충족시킨다.(다만 폴리싱정도는 해주는게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있다)  기본 구조는 시마노 로드 라인의 구조를 따르고 있으며, 그렇기에 편리하게 설정할 수 있다.  허용 단수는 8단이며 작동은 무난하다.  FD와 마찬가지로, 세팅만 잘 되어 있다면 정확하고 정숙하게 반응한다.  즉, 각 단으로의 전환이 큰 딜레이 없이 이루어진다. 게다가 시마노 특유의 변속지연도 개선된 듯 느껴진다.  전반적인 구동계 등급업을 생각하지 않는다면, RD는 불편없이 쭉 사용할 수 있을 것이다.

 2300라인은 허브가 발매되지 않았는지 2200라인의 허브가 장착되어 있다.  허브의 경우 R2000의 큰 장점인데, 이 가격대, 혹은 이것보다 한 등급 높은 가격대의 미니벨로들도 자체제작한 허브를 사용하는 것에 비해 보다 성능상 신뢰할 수 있는 브랜드 허브를 설치한 것은 높이 평가할만 하다.  

 스프라켓은 8단이며, 12~25T로 구성되어 있다.  불만은 R2000 자체보다 2300라인에 바라는 것인데, 리노베이션에서 단수를 늘리고 최고단을 11T로 만들었으면 더 만족스러웠을 것이다.  미니 스프린터라는 컨셉에서 이런 스프라켓 구성은 모자란 감이 있다.   

 스템은 전작에서도 사용되었던 특제 스템이며 클램프는 26.0mm다.  길이는 측정해보지 않았으나 100mm 정도로 보인다.  특별한 감상은 없다. 오버사이즈 클램프를 채택했으면 하는 바램이 있으나 이것도 나쁠건 없다..
 
 타이어는 미니벨로 신차에 아주 흔하게 쓰이는 켄다의 KWEST 65PSI 모델이다.  크게 아쉽지는 않은 선정이나, 미니 스프린터라는 컨셉상 타이어를 교체하는 사용자들이 많을 터인데 고압 타이어를 기본 사항으로 선택하는 건 어땠을까 싶다.  동사의 Kontender 모델 정도면 단가도 그리 비싸지 않을 터인데...  
 

 체인은 KMC.  흔하게 쓰이는 제품이나 정체불명의 대륙산 체인이 아니기에 인정할만한 장점이다.  이렇듯 R2000은 전체적인 컴포넌트에서 크게 빠지는 곳 없이 갖춰져 있다.

 작년판에 비해 차대번호 각인이 보다 명확해졌다.  F9L06080.

 총평이다.  우수한 가격대 성능비로 베스트셀러에 등극했던 전작에 합당한 변경들을 거쳐 완성도를 더했다.  감히 말하건데, 동가격대[각주:4]에선 적수가 없을 정도의 구성을 갖추고 있다.  한 등급 위의 가격대에서도 쉽게 투자하지 못하는 수준의 컴포넌트들을 갖추고 있으며, 프레임 자체도 목적에 부합하는 구조를 취하고 있다.  물론 원하는 수준에 못 미치는 부분들이 있기도 하다.  다만 완성차 자체를 두고 보았을 때 전체적인 완성도엔 크게 영향을 끼치지 않는 수준의 약점들이다.  즉, 장점이 훨씬 많고, 크다.  

 아팔란치아 R2000은 만족스러운 제품이며 추천하기에 크게 모자람은 없다.  미니벨로를 처음 시작하는 사람, 기존에 동급의 차를 운용하던 사람 모두에게 만족스러운 선택이 될 것이다.  다만, 늘 걸리는 문제인데 '가격대' 를 잊지 않는다는 전제 하에 말이다.

  1. 이전 모델이 사용하던 20-406의 경우, 가속이 빠르단 장점이 있다. 대다수의 경우, 바퀴의 직경이 작을수록 초반 가속에 유리하다. [본문으로]
  2. 기본 장착된 체인링은 아웃터 52t, 이너 42t 다. 여기에 12-25t의 스프라켓과 451사이즈의 휠이 결합된다. 미니 스프린터란 장르 치곤 약간 모자란 느낌이 있으나 이 정도만 해도 크게 아쉽지는 않다. (다만 마킹이 안 되어 있어 이빨을 하나하나 해아렸다.) [본문으로]
  3. 주행에 문제가 있는 건 아니나, 모양세가 제법 저렴해보이고, 발을 붙잡는 이빨들이 날카롭다. [본문으로]
  4. 책정가격대는 40만원대 초반으로 보이며 실 구매가는 오프라인 샵에서 카드가로 41만원이었다. 많은 변경사항에도 불과하고 전작에서 크게 변하지 않은 가격이다. [본문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