첩첩산중

2009. 11. 26. 03:32잡문/메모


1. 할 일이 너무 많은데 아무 것도 하기 싫습니다.  옛날에 자우림이란 현인들께서 할 일이 산적해 있을 때는 훌쩍 여행을 떠나라 하셨는데 돈이 없어서 여행도 못 가겠고..  현재 곤궁과 바쁨이 동시에 찾아와 아주 죽을 맛입니다.

2. 아무리 피워도 담배는 라크가 가장 난 것 같습니다.  요즘에 담배는 얻어피우기만 하는지라 아무 담배나 피우고 있는데 그럴수록 그리워지는게 라크입니다.  클라우드9은 바라지도 안사오니 라크 살 돈이라도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3. 이렇게 가난하다 보니 가계부에 열흘동안 적을 글이 없었습니다.  나 자신이 정말 신기한 게, 열흘동안 분명 많이도 사먹고 많이도 놀았는데도 쓸 돈이 없었기에 쓴 돈이 없다는 겁니다.  역시 돈을 안쓰는 방법은 애초에 돈이 없는 건가 봅니다.  담배도 없으면 끊으련만...

4. 에세이를 네개나 재출해야 하는데 책 읽기가 너무너무 귀찮습니다.  마음에 평화가 찾아와야 글을 집중해서 읽을 수 있을텐데 그렇지 못하여 글을 읽지 못한다는 건...  핑계에 불과하고, 그저 귀찮아서 책을 안 읽고 있습니다.  플라톤, 보드리야르, 숀 세이어즈, 그리고 홍석천...  참 싫어집니다.

5. 무언가 분명한 명제를 다루는 글도 포스팅 해야 하건만 가까운 일에 치여서 제대로 된 발단을 못 내고 있습니다.  일이 풀리는대로 다시 개진하겠으나 일이 풀릴 기미는 당분간은 보이지 않습니다.

6. 요번에 또 느끼는게, 나란 작자는 한번에 여러가지 문제가 닥치면 하나도 제대로 처리를 하지 못한다는 겁니다.  멀티테스킹이 현저히 떨어지는 싱글코어 인간이라는 걸 이런 위기가 닥칠 때마다 느낍니다. 

6. 열심히 살아야 합니다.  열심히 사는게 버릇이 되어있지 않으면 열심히 살아야 할 때 열심히 살지 못하오니 늘 열심히 살아야 합니다만 도대체 왜 열심히 살아야 하는건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