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키 코르테즈 나일론 06 / Nike Cortez Nylon 06
2011. 3. 8. 03:59ㆍ옷/옷장
신년을 맞이하여 구멍나 물이 새는 것들을 버리고 올해를 함께할 새것을 들였다. 언제부터인가 운동화는 늘 코르테즈만 신고 있다. 모델명은 Cortez Basic Nylon '06. 색상은 Varsity Royal / White. 1
사이즈가 깨져 창고에서 제법 썩고 있던 물건이다. 마지막 물건을 반값도 안되는 가격에 준다하여 안 그래도 코르테즈를 찾고 있었기에 주저없이 집어왔다. 가격을 우선하여 고른 덕분에 색이 좀 쌔다. 요즘은 아무도 안좋아하는 명도높은 파란색. 게다가 신발. 때가 좀 타면 나아질 것이라 기대해본다. 뭐 이자체로도 예쁘긴 하다. 우중충한 색 일색인 내 옷장에 어울릴 옷이 없는게 문제일 뿐.
요즘 코르테즈는 다 베트남에서 만든다. 예전에 미국에서 만든 리저브 물건을 수소문하여 구하는 분들도 있지만 퀄리티가 좋아지는 만큼 가격도 높아지기에 내게는 의미없는 고행이다. 언제부터인가, 아마도 처음 코르테즈를 신을 무렵부터 생긴 것 같은데 운동화는 싸고 막신을 수 있어야 한다가 지론이 되었다. 베트남 산이면 어떤가? 코르테즈인데.
다행히 베트남은 중국처럼 처참한 상황은 아닌 듯 싶다. 코르테즈를 신으면서 기본 완성도에 불만을 가진 적이 없다. 재단과 봉제 모두 합격점을 줄만하다.
여담으로 기계로 하는 것도 제대로 못하는 중국은 어떤 의미에서 참 위대한 나라다. 자본주의 경쟁 원리에 정면으로 대항하고 있다.
이건 내게 의문인데, 같은 일반형 코르테즈에서도 어떤 것은 참이 달려있고 어떤 것은 없다. 기준이 궁금하다. 이러나 저러나 내게는 불필요한 장식이기에 늘 때어내 버린다. 코르테즈에 거진 유일한 '사족' 이라 생각한다.
아웃솔. 라인, 혹은 년식에 따라 다른데, '빈티지 코르테즈' 는 비교적 말랑말랑한, 생고무에 근사한 소재를 사용하고 '코르테즈 플라이 모션' 은 스티로폼 같은, 아주 가볍지만 착화감을 깍아먹는 소재를 사용한다. 일반적인 코르테즈는 '단단한 스폰지' 같은 느낌. 아마도 경화고무인 것으로 보이는데 정확히는 모르겠다. 개인적인 취향엔 보통 코르테즈의 밑창을 가장 좋아한다.
박스도 의문인 게, 어떤 것은 이 박스에 담겨 나오고, 어떤 것은 주황색 박스에 담겨 나온다. 동년도에 나온 물건도 경우마다 다르기에 그 기준이 궁금하다. 어짜피 버릴 것이기에 상관없긴 하다만 의미없이 궁금할 뿐.
제법이 근 몇 년 사이에 바뀐 것 같다. 10년 판 코르테즈 나일론이 제법 가벼웠기에 "내 기억이 잘못됬구나" 라고 생각하게 했으나창고에서 썩다가 나온 이 물건은 "내 기억이 잘못되지 않았네" 라고 생각하게 해주었다. 최근에 나온 코르테즈는 이전보다 분명히 가벼워졌다. 어느 면에서 경량화가 진행되었는지를 모르겠기에 어디가서 말도 못하긴 하다만 느끼기엔 분명했다.
세상에는 코르테즈보다 더 뛰어난 운동화가 많다. 더 가벼운 것, 세련된 것, 발이 편한 것 등 뛰어난 운동화는 얼마든지 있다. 다만 코르테즈에는 '벨런스' 란 강력한 강점이 있다. 적당히 가볍고, 적당히 포멀하고, 적당히 산뜻하고, 착화감 우수하고, 어디서나 신을 수 있고, 완성도 준수하고, 합리적인 가격을 갖추고 있다. 여러 모로 코르테즈는 참 절묘하다. 이 절묘한 벨런스 덕분에 다섯번 연속으로 코르테즈만 샀다.
올해도 많은 곳을 향하고 싶다. 그리고 그 걸음에 코르테즈는 충분한 도구가 될 것이다.
이건 덤. 색이 쌔다보니 코디네이션을 어떻게 할까 고민하다 '미국 대통령 넥타이' 가 생각나 맞춰봤다. 성조기같아 마음에 드는 건 좋은데, 이러고 순대국 먹으로 갔다가 아버지 동료분들 만난 건 좀 그렇더라.
- 아무래도 '로열 블루' 인데 나이키는 이 색상을 '바시티 로열' 로 표기한다. 무슨 의미일까? [본문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