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초년생을 위한 옷입기 - 1. 셔츠편

2011. 2. 20. 03:37옷/이야기


 연말연시가 되면 시즌이다 보니 면접용 수트(Suit. 혹은 정장[각주:1])를 문의하는 사람들이 간간히 있다. 미력하나마 아는 바대로 가이드 라인을 적어본다. 본디 한 주에 다 연재하려 했으나 적고 보니 분량이 많아 첫 단원만 올리오니, 연재를 기대해주시고 냉정한 조언과 첨언 부탁드린다.

 본문과 이후 전개될 연재물들은 단순히 옷을 잘 입는 방법이 아닌, '면접 때 입고갈 옷을 고르는 법' 이란 목적 하에 작성한 글이다. 전방위적인 이해보다는 선택과 집중을 통한 내용이니 총체적인 남성 패션의 이해로 오해하는 바가 없기를 바란다. 그건 나도 모른다.

결국, 내가 고민하다가 정리한 글이다.

셔츠(The Shirts)


색상

1.1. 색상은 수트와의 조화가 중요하나 기본은 티없는 하얀색이나 명도 높은 파란색이다. 파란색의 경우도 채도가 높거나 명도가 낮은 쪽은 안 된다. 우리가 '하늘색' 이라고 부르는 색 언저리가 적합히다.
1.2. 기본은 아니지만 클레릭 칼라 셔츠[각주:2] 정도까지는 시도해볼만 하다. 다만 제법 어려운 시도이며 몸판의 텍스타일 디자인[각주:3] 선정이 중요하다. 되도록 소탈한 디자인이 좋다. 개인적으로는 솔리드[각주:4] 나 작은 페이즐리[각주:5] 정도가 어울려 보인다. 단 칼라[각주:6] 와 커프스[각주:7] 는 부디 하얀색을 택하길 권한다. 즉, 클레릭 칼라는 되지만 컨트라스트 칼라[각주:8] 의 모두 경우가 허용되는 것은 아니란 말이다.

칼라

2.1.1. 칼라에 잔재주를 부리지 말자. 스트라이프나 배색이 들어간 칼라, 스티치[각주:9] 나 자수가 들어간 칼라는 야간 유흥 활동을 위해 남겨두자.
2.1.2. 칼라 끝을 둥글게 굴리는 라운드 칼라(Round Collar)나, 톰포드, 칼 라거펠트 스타일의 하이넥[각주:10] 칼라는 2.1. 에서 설명한 셔츠를 입은 다음날 밤에 입자. 역시나 비즈니스 수트에는 안 어울린다.
2.1.3.1. 버튼 다운 셔츠[각주:11] 는 본디 폴로 경기에서 칼라가 뒤집히는 것을 막기 위해 만들어졌다. 즉, 포멀 보다 캐주얼에 가깝단 말이고 이 말은 우리의 목적에 적합하지 않단 말이다. 
2.1.3.2. 버튼 다운 셔츠와 비슷한 류로 버튼이 아닌 칼라 바[각주:12] 로 칼라와 셔츠를 고정하는 셔츠가 있다. 아메리칸 클래식에 연원을 두고 있는데, 근간은 예의를 갖추는 디테일에 속하나 문제는 우리나라에서는 남성 패션잡지사 면접이 아닌 이상 안 먹힌다는 점이다. 그리고 비즈니스 수트 보다는 예복에 더 어울리는 감이 크다. 자신있으면 하되 왠만하면 하지 말자.
2.2.1. 결국 적합한 것은 기본형 칼라와 와이드 스프레드 칼라[각주:13]
2.2.2.1. 잡지들을 보면 어떤 얼굴형에 따라 칼라의 크기와 벌어진 각도가 어울린다고 도식화시켜 둔 경우가 많은데, 개인적으로는 입어보기 전까지는, 그리고 익숙해지기 전까지는 모르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일단 입어봐야 안다. 여러 형태의 칼라들을 거쳐보며 자신의 얼굴형에 가장 어울리는 칼라를 고르자. 게다가 얼굴형 뿐만 아니라 수트 칼라와 라펠[각주:14] 과의 조화, 넥타이와의 조화도 고려해야 한다.
2.2.2.2. 다만 칼라 각도가 너무 좁으면 너드처럼 보이고, 칼라가 너무 작으면 중국인이나 파티 피플처럼 보인다. 그렇다고 칼라가 너무 커 이튼 칼라[각주:15] 처럼 보인다면 중세에서 넘어온 사람처럼 느껴질 터이니, 90도 이상 벌어졌고 평범한 사이즈의 칼라를 기본으로 두자.
2.2.3. 와이드 스프레드 칼라는 일반형 칼라보다 공들여 갖춰 입은 느낌과 패셔너블한 인상을 준다. 적어도 성의있게 보인다는 점은 분명히 장점이다. 이전보다 많이 보급됬으니 그다지 낯설게 보이는 선택도 아니다. 진지하게 고려해보자. 단 2.2.2.1 은 늘 고려해야 한다.
2.3. 셔츠 칼라는 재킷 칼라에 폭의 3/5 이상 가려져야 한다. 따로 떨어져 높게 솟는 것은 말 그대로 '남방' 이다.

커프스

3.1.1. 커프스도 추천할만한 형태는 딱 두 가지. 일반적인 형태의 단추달린 것과 프렌치 커프스[각주:16].
3.1.2. 버튼 커프스는 기본형이다 보니 단정한 느낌을 주며 프렌치 커프스는 와이드 스프레드 칼라와 비슷한 느낌을 준다. 안정적인 선택을 할 것인지, 혹은 귀족적인 인상을 줄 것인지는 결국 당신의 선택이다. 
3.1.3. 프렌치 커프스의 경우 여밈을 조이는 악세서리인 커프 링크스(Cuff Links)의 선택이 중요한데, 프렌치 커프스 자체가 비교적 이미지가 쌘 디테일이다 보니 커프 링크스는 너무 드러나는 디자인은 피하는 것이 좋다. 즉, 보석이 박히거나, 금빛이 번쩍이거나, 시계 바늘이 돌아가는 것은 당신이 입사 후 보다 높은 위치에 올라갔을 때 해도 충분하단 말이다. 간결한 오닉스, 솔리드 메탈, 실크 매듭 정도가 적합할 것 같다. 개인적으로는 마지막 것을 추천한다. 가장 정돈되어 보이며, 가격이 합리적이다. 
3.2. 커프스의 하한선은 신체의 비례에 따라 다르긴 하나, 손목에서 2 ~ 2.5cm 정도 손쪽을 향하는 길이가 적당하며 수트 재킷을 입었을 때 1.5 ~ 2.5 cm 정도 나와야 한다. 다만 앞에서 말한 바대로, 이는 전체적인 신체의 비례에 따라 다르다. 잡지는 도식화된 평균 체형, 즉 '일반적인 체형' 을 기준으로 설명하는 것이기에 당신과는 다를 수 있다. 직접 입어보고, 매장 점원에게 적절한 조언을 구하자. 이렇게 '케이스 바이 케이스' 가 적용되어야 하는 경우는 앞으로도 많다.

소재

4.1.1. 소재는 면 100%가 기본이다. 폴리우레탄 등의 스트레치[각주:17] 섬유가 혼방된 원단으로 만든 셔츠는 당신이 입사한 후에 입으면 된다. 실크는 앞에서부터 누누히 말했듯 당신이 보다 높은 위치에 도달하거나, 야간 유흥을 즐길 때 입는 것이 적합하다. 
4.1.2. 여름철이라면 면-마(Linen) 의 혼방 소재도 적합하다. 단 마 만으로 된 원단은 신도, 강연도 등의 직접적인 문제와 직조가 거칠어 보인다는 점 등으로 인해 본격 전투복으로 쓰기에는 어려움이 있다. 물론 코디네이션에 따라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는 문제이지만 입사의 첫 관문을 넘어서는 당신에게는 쉽사리 추천할 난이도가 못된다.
4.2. 원단으로 추천할만한 것은 역시 120수[각주:18] 언저리의 파인 클로스(Fine Cloth). 여기서 수가 높아질 수록 보다 옷감이 유연해져 드레이프[각주:19] 맛과 착용감이 좋아지지만, 굳이 전투복에까지 권하고 싶지는 않다. 내구력이 나쁘고 가격이 당연히 비싸진다. 다만 120수 근방은 가격차가 크게 나지 않으니 적당히 선택하자.
4.3. 직조는 기본 평직[각주:20] 을 추천한다. 자카드[각주:21] 나 헤링본[각주:22] 등의 특별한 패턴으로 짜인 셔츠도 패턴이 작다면 고급스러운 인상을 줄 수 있기에 시도해볼만 하나 초년생이 셔츠는 직조 패턴이 들어나지 않는 형태가 가장 건강해 보인다. 
4.4. 옥스퍼드[각주:23] 셔츠도 시도해볼만 하다. 단 지원하는 곳이 패션 잡지사일 때만.

기법과 디테일

5.1. 마니카 카미치아[각주:24] 나 거셋[각주:25] 등의 고급 셔츠의 공법과 디테일은 있으면 좋다는 점은 분명하다. 하지만 없다고 못입을 정도는 아니다. 손바느질로 소매와 어깨의 경계에 자연스럽게 주름을 잡아 착용감과 완성도에 중요한 기여를 했다는 것은 설명만 봐도 근사하게 보이나 가격이 비싸진다는 것 또한 설명만 봐도 느껴진다. 머신 메이드와 고전적 디테일의 생략이 질적 하락과 분명한 개연성의 관계에 놓여있는 것은 아니다. 적당히 선택하자. 내가 보기엔 결국 취향의 문제다. 
5.2. 셔츠 앞가슴에 붙은 주머니는 영국식 3 피스 수트[각주:26] 의 베스트(Vest. 조끼) 가 미국에서 생략되면서 등장한 디테일이다. 즉, 보다 실용적인 목적을 위해 존재하는 것이다. 없는 편이 보다 갖춰 입은 느낌을 준다. 다만 있어도 무방하긴 하나 부디 담배곽과 라이터를 넣고 다니지는 말자. 이후 재킷에서도 설명하겠지만, 수트에서는 있다고 하여 그것이 꼭 기능을 발휘해야만 하는 것은 아닌 디테일들이 있다.
5.3.1. 기왕이면 질좋은 단추를 쓴 것이 좋다. 은은한 광택이 도는 자개단추가 가장 적합하고, 뿔 단추도 충분히 어울릴 것이다. 이러나 저러나 플라스틱 단추보다는 근사하다. 다만 원단의 색과 대비되는 색의 단추는 금물이다.
5.3.2. 셔츠에 붙는 단추는 4개의 구멍으로 된 것이 정석이다. 2개가 달린 것은 매듭이 약하고 정석도 아니니 애초에 사지를 말거나 바꾸도록 하자. 기타 똑딱이 단추 등도 마찬가지다. 그건 드레스 셔츠가 아니다.
5.3.3. 셔츠에 단추를 달 때는 사점 교차 매듭으로 묶는 것이 기본이나, 이탈리아 식 테일러링에서는 삼점 매듭[각주:27] 으로 연결시키기도 한다.
5.4. 칼라와 커프스의 봉제가 울거나, 힘없이 쳐지거나, 뒤틀리는 것은 그것이 드레스 셔츠가 아니거나 제대로 된 패턴으로 작업하지 않았음에 기인한다. 제대로 된 드레스 셔츠는 꼭 풀을 먹이지 않더라도 한 번의 다림질에 빳빳하게 선다. 칼라와 커프스는 가장 크게 눈에 들어오는 곳이고 많은 인상을 주는 곳이니 최상의 상태를 유지해야 한다.
5.5.1. 젊은층을 타겟으로 한 중저가 브랜드에서 나오는 셔츠들을 보다 보면 가끔 셔츠 앞판에 핀턱 플리츠나 러플이 들어간 해괴망측한 것들이있다. 사실 그런 장식들이 용납이 되는 경우가 있다. 바로 턱시도의 경우다. 다만 그 경우에서만 한정된다. 비즈니스 수트에는 미적 기능만을 위한 장식은 어떠한 것도 용납될 수 없다. 
5.5.2. 주로 디자이너 브랜드에서 나오는 셔츠들이 그러한데, 셔츠에 프린팅이나 기타 장식을 넣는 경우가 있다. 이 경우도 비즈니스 수트의 목적에는 적합하지 않다. 이하에 설명하겠지만, 셔츠는 그 용도와 목적으로 인해 어떤 '순수성' 이 지켜져야 하는 장르다. 즉, 셔츠의 미감은 장식이 아닌 정공에 기인하는 것이다.  
5.6. 알면 좋지만 굳이 몰라도 되는 요소들. - 바이어스[각주:28] 재단된 칼라, 앞트임[각주:29]의 단추구멍 쪽에 덧대어진 보강, 등판에 접은 플리츠를 통한 움직임 대비 여유분 확보. - 이것들은 최근에 나오는 드레스 셔츠라면 기본으로 갖추고 있는 요소들이기에 크게 신경쓸 필요까지는 없다. 다만 하나라도 비면 문제가 있다. 
5.7. 대다수의 훌룡한 디테일이 갖춰진 셔츠는 핏이나 소재의 질도 출중하다. 다만 세 가지 요소의 우선 순위를 꼭 나누어야만 한다면 디테일은 가장 마지막에 선다. 드레스 수트의 기본은 디테일이 아닌 '조화' 다. 서로 어울리는 옷들이 어울려 몸에 잘 맞을 때 멋진 품새가 나온는 것이지, '남태평양산 조개를 손으로 깍아 만든 단추' 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다. 나무만 보면 정장은 입어도 성장은 못한다. 숲을 보자(다만 앞에서 말한 바 대로 대개의 경우 좋은 나무가 많으면 숲도 멋지다).   

몸에 맞는 옷

6.1. 사이즈가 맞는 셔츠를 고르는 순서는 다음과 같다. 우선 어깨가 맞아야 한다. 다음 가슴 둘레에 충분한 품이 있어 단추 선이 어질러지지 않아야 한다. 다음 팔길이가 충분하여 커프스가 원하는 위치에 도달해야 한다. 다음 첫번째 단추를 여몄을 때 목둘레에 손가락 두 개 정도가 들어가는 틈이 있어 목이 불편하지 않아야 한다. 다음 총장이 충분히 길어 바지 안에 넣고 입은 상태에서 고개를 숙이거나 의자에 앉았다 일어나도 셔츠가 비어져 나오지 않아야 한다. 다음 진동 둘레(어깨와 팔이 만나는 접점의 둘레. 하한선에서 상한선까지의 폭) 가 활동하기 편한 만큼 충분히 넓어 팔을 올리거나 움직여도 몸판이 많이 달려 올라가지는 않아야 한다. 마지막으로 몸과 팔을 타고 내려오는 전체적인 실루엣이 어벙하게 들뜨거나, 조이듯이 끼면 안된다.
6.2. 단순히 서있을 때의 모양만이 중요한 것이 아니다. 많은 동작에도 옷 매무새가 유지될 수 있어야 한다. 이는 옳은 패턴으로 설계된 셔츠란 단순한 핏팅감만을 고려한 것이 아니라 충분한 여유분을 통해 착용자의 동작에도 기능적으로 반응해야 함을 의미한다. 너무 깊게 파인 진동 둘레, 허리선, 등판폭, 짧은 총장은 셔츠 자체를 멋지게 만들 수는 있을지언정 착용자를 좌불안석으로 만든게 한다.    

구매

7.1. 맞춤 셔츠야 당연히 추천할 만 하나 대략 일주일 정도의 시간과 10만원 언저리의 비용이 소모된다. 체형이 사뭇 남다르지만 않다면 왠만한 기성복도 나쁘지 않으니 시간과 경제상황에 맞추어 적절히 선택하자.
7.2.1. 맞춤 셔츠의 경우 꼭 수입원단을 고집할 필요까지는 없다. 수트의 경우 대체적으로 수입 원단이 그 미적 효과에서 뛰어나긴 하다만 셔츠의 경우에서는 꼭 그렇지만은 않다. 직접 다루어 본 국산 원단들도 질적인 면만 놓고 보면 근사한 수준이었으니, 상황을 고려하여 적합한 선택을 하자. 제일모직의 경우 국산 원단은 10만원대. 수입 원단은 30만원대에서 맞춤을 진행하는데, 보시다시피 상당한 가격차가 있다. 가격대가 비교적 저렴한 중, 소 맞춤 셔츠점들도 국산과 수입의 가격차는 분명하니, 심사숙고하고 선택하자.
7.2.2. 어느 맞춤복에서나 마찬가지지만, 맞춤 셔츠는 원단을 포함한 재료의 질 만큼이나 테일러의 소양이 중요하다. 당신의 몸을 제대로 이해하고, 원론적인 기법들을 적용할 수 있으며, 조언을 구하면 만족스러운 답변을 얻을 수 있으며, 당신의 주문 사항을 충실히 이해하고 적용해줄 수 있는 테일러를 만나는 것이 중요하다. 채촌[각주:30] 을 하기 전에 테일러와 충분한 대화를 나누고 원하는 수준에 부합하는지를 판단하여야 한다.
7.2.3. 셔츠를 맞춘 뒤에서는 여벌의 단추를 받아오자. 셔츠 단추는 사이즈가 작고, 자개 단추의 경우 경도가 약하다 보니 쉽게 깨질 수 있다. 꼭 깨지는 것까지는 아니더라도 떨어져 잃어버릴 수 있으니 여벌의 단추 한두개는 받아오자.
7.3. 기성복의 경우 가장 저렴하고 믿을 수 있는 곳은 역시나 유니클로. 39900원에 가격대비 질 좋은 드레스 셔츠를 구할 수 있다. 보다 높은 수준을 원한다면 개인적으로는 젊은 층을 타겟으로 한 저가 브랜드 보다는 제일모직 계열이나 LG패션 계열의 수트 전문 브랜드, 예컨데 겔럭시, 빨 질레리, 닥스 등의 브랜드나 브룩스 브라더스, 클럽 모나코 등의 수입 브랜드를 추천한다. 10만원 근방의 금액으로 높은 완성도의 셔츠를 만날 수 있다.
7.4. 아무래도 디자이너나 프리스티지 브랜드의 셔츠는 기본형을 벗어났거나 핏이 동양인에게 어울리지 않는 경우가 많아 쉽사리 추천하기가 어렵다. 직접 입어보고 택하는 편이 좋다. 루이 비통이나 라프 시몬스-질 샌더의 경우는 충분히 용도에 적합해 보였으나 디올 옴므나 입 샌 로랑은 용도에 맞춰 추천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운용

8.1. 최소한 칼라와 커프스, 앞 중심선의 단추 선은 다려져 있어야 한다. 여기에 앞판 정도까지는 멀끔해야 한다. 구겨진 셔츠도 나름의 매력이 있으나 그 매력은 입사 후 야근한 다음날 여직원 앞에서 보여도 늦지 않는다.
8.2.1. 칼라와 라펠은 항시 청결해야 된다. 특히나 화이트 셔츠나 옅은 색상의 셔츠는 그 청결은 명백하게 유지해야 한다. 이는 셔츠를 자주 빨아야 한다는 점과 기본형 비즈니스 셔츠의 경우 동일한 색상의 셔츠가 한 벌만 있는 것은 당신을 곤경에 빠트릴 수 있다는 점을 의미한다.
8.2.2. '각' 이 살아야 하는 부분들이 있는 만큼, 셔츠의 세탁을 전적으로 세탁기에 전담시키기 보다는, 가능한 손빨래를 하는 것을 추천한다. 주로 오염되는 부분인 칼라와 커프스는 부분 세탁하는 것을 추천하며, 전체 세탁도 큰 압력을 주지 말고 조물조물 해주는 것이 좋다. 특히 번수가 높은 셔츠는 세탁기로 함부로 돌리게 되면 옷감 자체가 상해버릴 수 있다. 손빨래가 귀찮다면 세탁소에 부탁하자. 최근에는 천원에 셔츠 한 벌을 세탁해주는 곳도 많다. 게다가 다림질도 해주니, 얼마나 간편한가?
8.2.3. 너무 높은 온도로 다림질을 할 경우 섬유 끝이 녹아 광이 나는 일이 발생하곤 한다. 그건 군복에 칼각 잡을 때나 하는 일이다. 
8.2.4. 결국 셔츠가 최상의 상태를 유지하는 때는 한번도 입은 적이 없는 상태다. 특정하고 중요한 목적을 위해서라면 입고 다니던, 그리고 몇 번 세탁한 셔츠가 아니라 새로 구매한 신품 상태의 셔츠를 입고 가는 것도 좋은 선택이다.  
8.3.1. 셔츠가 겉으로 드러내놓는 옷으로 전환되게 된 것은 미국식 실용주의와 관계가 깊다. 우중충하고 서늘한 영국 날씨에 맞게 설계된 옷이 더운 지방이 있는 미국으로 가면서 특유의 실용주의와 만나 그 용례와 형식, 의미에 변화가 발생하였다. 
8.3.2.1. 반팔 셔츠는, 말 그대로 '남방' 이다. 마카오에 갈 때나 입자. 재킷의 소매 밑으로 흔적을 보이는 셔츠 커프스는 성장의 필수 요소다. 아무리 불타는 여름이라 할지라도 격식있는 자리에서는, 특히 면접과 같이 특수한 상황에서는 반팔 셔츠를 입으면 안된다.
8.3.2.2. 여름철에는 통기성과 흡습성이 좋은, 직조가 성기거나 섬유 특성 자체가 적합한 소재의 셔츠를 사면 되고, 정 못견딜 정도라면 팔을걷어 올리자. 잘 만들어진 수트 재킷이라면 소매단의 단추들을 실제로 열 수 있기에, 재킷을 입은 상태에서도 소매를 걷을 수 있을 것이다. 이는 또 다른 장점도 가지고 있으니, 잡지를 보다 보면 많은 여성들이 팔을 걷어 올리고 한쪽 팔을 시트에 올린 체 뒤를 보며 핸들을 돌려 후진하는 모습을 '멋진 남자의 클리세' 로 생각하는 것을 볼 수 있을 것이다. 
8.3.3. 셔츠는 본디 속옷이다. 즉, 셔츠는 속옷이고 재킷이 첫 번째 '겉옷' 이다. 이 점은 두 가지 문제를 시사하는데, 재킷을 벗고 셔츠만 입는 것은 엄밀한 의미에서 상의에 속옷만을 걸치고 있는 것이며, 셔츠 안에 런닝 탑이나 티셔츠를 입는 것은 마치 트렁크 안에 브리프를 입는 것과 같다는 점이다. 
8.4. 일반적인 형태의 셔츠를 티셔츠와 구분하기 위해 '와이-셔츠' 라고 부르곤 하는데, 그냥 '셔츠' 라고 부르면 된다. 와이셔츠는 일식 조어다.

  1. 양복은 서양식 의복 전체를 통칭하는 감이 있어 적용하기에 무리가 있다 [본문으로]
  2. Cleric Collar Shirts. 칼라와 커프스는 하얀색이지만 몸판과 팔에 배색이 된 셔츠 [본문으로]
  3. Textile Design. 여기서는 좁은 범위로 사용하여, 직조나 염색을 통해 고유한 색상이나 무늬, 짜임을 직물에 남기는 것 [본문으로]
  4. Solid. 단색 [본문으로]
  5. Paisley. 우리가 '유글레나 무늬' 라고 부르는 그것 [본문으로]
  6. Collar. 옷깃 [본문으로]
  7. Cuffs. 소매 끝단. 손이 나오는 부분 [본문으로]
  8. Contrast Collar. 클레릭 칼라를 포함하는 대범주. 모든 몸판과 칼라의 배색 경우가 가능한 상황 [본문으로]
  9. Stitch. 본래 단순 '바느질' 을 의미하나 여기서는 드러나는 바느질 자국을 말한다 [본문으로]
  10. High Neck. 옷깃이 목둘레로 높게 솟은 형태 [본문으로]
  11. Button-down Shirts. 칼라 끝에 몸판으로 고정시키는 단추 구멍이달려 있어 몸판에 달린 단추로 형태를 고정시키는 칼라. Button-down Shirts. 칼라 끝에 몸판으로 고정시키는 단추 구멍이달려 있어 몸판에 달린 단추로 형태를 고정시키는 칼라. [본문으로]
  12. Collar Bar. 커프 링크스처럼 생긴 악세서리. 동일한 용도지만 옷핀처럼 생긴 것은 'Collar Clip칼라 클립' 이라 부른다. [본문으로]
  13. Wide Spread. 혹은 Cut Away 컷 어웨이, Continental 컨티넨탈 칼라 등으로 불리운다. 각도가 120도 이상 넓게 벌어진 칼라 [본문으로]
  14. Lapel. 앞 몸판 단에서 외부로 접힌 부분. 테일러드 재킷에서 칼라 아래에 위치한다. 아래쪽 칼라 라고 보면 될 듯 [본문으로]
  15. Eton Collar. 넓게 퍼져 어께 위를 반쯤 덮는 형태. 유치원생 복에 많다 [본문으로]
  16. French Cuffs. 커프스가 길어 칼라처럼 접힌 다음, 부착되어 있는 단추가 아닌 별도의 커프스 링크로 여미는 형태. Double, Raised, Continental 등으로 불리운다 [본문으로]
  17. Stretch. 신축성 [본문으로]
  18. Yarn Count. 동일한 원재료로 얼만큼 실을 길게 뽑았느냐의 수치인데, 그렇다 보니 실의 가늘기, 직조의 조밀함과도 이어진다. 면의 경우 1파운드의 솜=453.6g 을 840야드=746.1m 로 뽑았을 때 1수가 된다. 그러니, 그것의 120승이면 얼마나 가는지 감이 오실 것이다 [본문으로]
  19. Drape. 중력과 움직임에 따라 부드럽고 느슨하게 주름이 잡히는 것. 주름이 잡혀 고정되는, 구김이나 플리츠와는 다르다 [본문으로]
  20. Plain Weave. 경사와 위사를 1:1 교차로 짠 것. 가장 기본적인 직조 [본문으로]
  21. Jacquard. 염색이나 자수가 아닌 직조 그 자체로 무늬를 만드는 것 [본문으로]
  22. Herringbone. 능직으로 빗살무늬가 마주치듯 직조하는 기법 [본문으로]
  23. 바스켓직-경, 위사를 2:2, 혹은 그 이상을 투입하여 짠 변형 평직-의 옷감. 말 그대로 바구니를 짤 때처럼 거칠고 성긴 짜임이 나온다. 의복에서는 일반적으로 면직으로 짜이며, 틈이 많아지기에 짜임이 부드럽고 통기성이 좋아지는 장점이 있다. 개인적으로는 그 투박한 맛을 좋아한다 [본문으로]
  24. Manica Camicia. 손바느질로 어깨와 소매의 접점 윗부분에 주름을 잡아가면 봉제하는 기법. 이것만 설명해도 포스트가 하나 따로 나오니 대략적으로만 적는다 [본문으로]
  25. Gusset. 접점이 틀어지거나 뒤틀리는 것을 막기 위한 덧댐을 의미하는데, 셔츠의 경우 앞판과 뒷판이 갈라지는 점에 덧대어진는 삼각형의 천을 말한다 [본문으로]
  26. 같은 원단으로 만든 재킷, 베스트, 트로우저로 된 세트 [본문으로]
  27. Three Point. 까마귀 발. A Zampa Di Gallina [본문으로]
  28. 원단을 식서 방향에서 45도 회전시킨 상태에서 재단하는 기법. 칼라의 경우 접히는(엄밀하게 말하자면 '구부러지는 것') 부분이기에 수직 재단을 적용하면 뻣뻣하고 원단 자체에도 데미지를 주게 된다. 45도 경사로 재단하는 것은 원단 직조의 특성을 살리기 위한 기본 중의 기본이기에, 이게 안되어 있다면 그 셔츠에 문제가 심각한 것이다. 단, 칼라에 체크 무늬나 의도된 패턴이 있을 경우에는 바이어스가 아닌 식서 방향에 맞춰 재단하기도 한다. [본문으로]
  29. 눈에다 하는 수술이 아니다. placket. 셔츠 앞판 정중선에 있는 단추와 구멍을 통해 열리는 부분을 말한다. 혹은, 그 부분에 들어가는 보강 덧댐 자체를 의미하기도 한다 [본문으로]
  30. 采촌. 일식 한자어지만 가장 자주 쓰이는 단어여서 사용했다. '치수 측정' 정도로 바꾸면 적합할 것 같다. [본문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