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초년생을 위한 옷입기 - 2.1. 정장편 Part 1/2

2011. 3. 13. 17:59옷/이야기

 사실 정장 전반은 다루어야 내용이 너무나 방대하고, 필요한 지식의 깊이가 상당하며, 명징한 원칙만큼 경우에 따라 다른 변수가 많다. 내가 포용할 있는 것은 아무 것도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글을 시작한다. 완성된 지식을 바탕으로 하는 것도 아니며 완성될 수도 없는 글이니, 그저 가지 이해들을 정리했을 뿐이다. 중요한 것은 글이 아니라 당신의 감각이다. 선택은 당신의 마음이 가는 방향을 따라가야 한다.

 다루어야 할 내용 많다 보니 정장 편은 회에 나누어 적는다. 이번에는 색상과 원단에 대해 적어본다.


정장(the Suit)


색상

1.1.1.
색상만이 중요한 것은 아니다. TPO[각주:1]  적합할 있어야 하며, 원하는 목적에 충실한 도구가 있어야 하고, 텍스타일[각주:2] 디자인이나 구조 이외의 정장 구성 요소와 어울려야 한다. 
1.1.2.
특정한 원단에 어울리는 색이 있으며, 반대로 특정한 색이 어울리는 원단이 있다. 예컨대 회색 계열의 원단은 일반 직조 원단보다 플란넬, 펠트 등의 특성 원단에 어울리는 감이 있다.
1.2.1.
범용으로 가장 추천할만한 색은 명도가 낮은 파란색이다. 남색, 군청색, 네이비 등으로 불리는 색이다. 어느 계절에나 받아들여질 있고 다채로운 상황에 적합하다.
1.2.2.
남색은 건강하고 명석한 느낌을 전달해줄 있다. 동시에 안정감과 진중함도 배가시켜 준다. 젊은 청년이 입은 남색 정장은 '청년' 이란 조건이 가지는 장점을 충분히 증폭시켜 있다.
1.2.3.
어느 기업을 가나 남색 정장이 가장 흔하게 보인다. 이는 남색이 가장 안전한 선택임을 의미한다. 사기업의 업무는 궁극적으로 의견이 아닌 재화를 교환하는 것이며, 이는 자신의 감각을 자랑하는 것보다 상대에게 안정과 신뢰의 인상을 심어주는 것이 우선함을 의미한다. 가장 쉽게 심리적인 안정감을 주는 방법은 상대방과 내가 비슷하단 느낌을 주는 것이다. 남색은 자체의 특성 뿐만 아니라 가장 많은 사람들이 선호하는 정장 색이라는 점에서도 강점을 지닐 있다.
1.2.4.
다만 남색은 어디까지 가장 많은 예로 인해 추천할 있을 뿐이다. 이외의 색이 금지된 것은 결코 아니다. 경우에 따라, 그리고 착용자의 감각에 따라 다른 색상도 충분히 정중한 인상을 심어줄 있으며 색상은 남색과는 다른 나름의 장점들을 가지고 있다. 다만 어디까지 경우와 목적에 부합할 있어야 하며 패셔너블한 정장을 입으면서도 상대방에게 정중한 태도를 느끼게 하는 것은 무척이나 어렵다.
1.3.1.
조사에도 활용하기 위해 애초에 검은색 정장을 구입하는 경우가 많은데, 생각해 보면 우리의 삶에서 조사가 차지하고 있는 시간은 굉장히 짧다. 정장을 구매하게 되는 이유이자 가장 많은 시간을 할애하는 목적은 업무와 행사다. 범용도 좋다지만 가장 목적을 위해 집중된 도구를 구비할 필요가 있다. 못을 조이는 드라이버로 안경 나사를 조일 수는 없지 않겠는가.
1.3.2.
다만 검은색은 철두철미하고 날카로운 인상을 있다. 영화 '트랜스포터' 에서 주연 배우 제이슨 스타덤이 입고 나오는 블랙 수트를 생각해보자[각주:3]. 강력한 인상을 심어주기 위해서는 날카롭게 재단된 패턴으로 만든 날렵한 실루엣의 검은색 정장이 도움이 있다. 다만, 모든 조건이 해당되어야만 한다.
1.4.
남색 외에도 어두운 회색(Charcoal Grey. 차콜 그레이), 옅은 회색(Light Grey. 라이트 그레이), 어두운 보라색(Tone-Downed Purple or Violet. 퍼플, 혹은 바이올렛) 등의 색상도 추천할 하다. 다만 남색 만큼은 아니다.
1.5.
제발 [각주:4] 이나 합성섬유(Synthetic Fiber) 많이 혼방되어 광택이 찬란한 은색을 포기하자. 과연 '은갈치' 말의 어떠한 면이 긍정적일 있겠는가? 밝은 회색은 추천할 있지만 은색은 전혀 아니다. 그리고 양자의 차이는 '광택' 결정한다.

원단

2.1.1.
기본은 순모[각주:5] . 양털로 실을 아주 가늘게 뽑아 만든 양복지를 만든다. 이는 정장의 원류가 모직물 산업이 발전한 영국임에 기인한다.
2.1.2.
내구성 확보나 텍스타일 디자인, 기타 목적을 위해 다양한 소재들이 혼방에 사용된다. 양복지의 경우 특히 약간의 실크 혼방은 원단의 아름다움을 증대하기 위해 자주 이용된다다만 여타 대다수의 복종들과 마찬가지로 천연섬유의 혼방이 가장 긍정적인 효과를 발휘한다.
2.1.3.1.
계절에 적합한 원단으로 좋은 기술을 사용해 올바르게 만든 정장은 순모라 할지라도 더위나, 추위나, 불편함을 증폭시키지 않는다. 울은 통기성, 발수성, 신축성, 보온성에서 모두 '우수할 있다'.
2.1.3.2.
울은 여름에 적합하지 않은 소재라 인식되곤 하나 기능성 섬유가 등장하기 이전에는 운동복용 원단으로도 많이 쓰였다. 싸이클 같은 경우에는 1970년대까지 프로 선수들도 순모 상의를 입었다. 우리가 울이 보온성 소재라고 생각하게 것은 소재 자체의 특성에 기인하는 것이 아니라 대다수의  의류들 겨울에 맞게 가공된 원단으로 제작되었기 때문이다. 어떠한 목적을 위해 가공하느냐에 따라 울은 충분히 여름에도 긍정적일 있다. 로로 피아나 제냐 등의 유명 원단 브랜드에서는 여름용 원단도 출시되고 있다.
2.2.
면이나 마로 , 혹은 둘의 혼방 원단으로 여름용 정장은 나름의 맛이 좋다. 다만 포멀보다는 캐주얼에 가까우며, 이는 범용으로 활용하기에 무리가 있으며 정장의 원단으로 사용하기에도 무리가 있음을 의미한다.
2.3.1.
섬세한 감각이 없다면 광택을 포기하자. '번지르르' '은은한' 전혀 다른 뉘앙스지만 한끝 차이로 뒤바뀐다. 과장된 광택은, 특히 광택 자체를 목표로 두고 더해진 첨가물로 인한 광택은 옷을 어렵게 만든다. 사람이 옷을 입는 것이 아닌 옷이 사람을 입은 듯한 느낌을 주게 한다. 
2.3.2.
저가의 정장들은 원단에서 있는 부족한 느낌을 감추고자, 혹은 옷을 강조하기 위해 광택을 강조한다. 과정에서 견이나 합성섬유의 혼방 비중이 높아지게 된다. 전자라면 긍정적인 결과에 도달할 수도 있겠으나, 후자라면 결과적으로 원단의 모습 뿐만 아니라 질마저도 하락하게 된다.
2.4.
원단 자체가 아름답다면 좋다. 하지만 우리가 도달하고자 하는 목표는 원단을 만든 정장을 입은 사람이 멋져야 한다는 점과 정장이 원하는 목적에 부합할 있어야 한다는 점이다. 아름다운 원단이 재료가 정장이 목적을 충실히 충족시킬 있는 도구가 된다면 좋다만, 과하게 아름다운 원단으로 인해 옷이 사람을 가리는 경우는 없어야 한다. 정장을 입는지를 생각해야 한다.
2.5.1.
업무용 정장에 적합한 텍스타일 패턴은 솔리드(Solid. 민무늬), 스트라이프(Pin Stripe. 일자 점선), 초크 스트라이프(Chalk Stripe. 짧은 사선이 연속되어 만들어진 ) 등이 있다. 민무늬 이거나 단순한 패턴의 반복이라는 점을 잊지 말자.
2.5.2.
체크[각주:6]  다양한 이미지를 정장에 부여할 있고 중에는 다분히 긍정적인 것도 많다. 다만 대체적으로 캐주얼한 느낌을 배가시켜 준다. 입사 후를 위한 정장이라면, 그리고 신중히 골랐다면 무리가 없겠으나 면접이나 상견례 등의 목적을 위해서는 적합한 선택을 하기 어렵다. 바탕색과 대비가 크지 않은 윈도페인[각주:7] 정도는 무난할 있을 같다. 다만 나라면 편하게 솔리드나 스트라이프를 선택할 것이다.
2.5.3.
무늬색과 바탕색의 대비가 크면 정장이 화사해지거나, 화려해지거나, 유치해진다. 원하는 것을 택하는 것은 제법 어렵다. 쉽게 가려면 무늬색이 도드라지지 않는 것을 택하자. 은은하게 보이는 무늬는 양복지의 질이 좋아보이게 하는 효과를 더하기도 한다.
2.6.1.
맞춤의 경우 다양한 원단을 선택할 있고, 대체적으로 대다수의 케릭터 정장 브랜드의 원단보다 질적으로 우수한 원단들을 비슷한 가격에 선택할 있다.
2.6.2.
제일모직의 경우 세계 유수의 원단 업체에 비교해도 기술적으로 떨어지지 않는 완성도의 원단을 선보이고 있다. 브랜드 비교적 낮은 등급의 원단도 상당한 수준을 자랑한다. 상대적 하등급에 속하는 VIP 등급의 원단도 저가 기성복에 대비했을 준수한 편이다. 제일모직의 원단은 수입원단에 비해 합리적인 가격에 구매할 있기에 추천할 하다.
2.6.3.
물론 금전적인 여유가 된다면 스카발(Scabal) 이나 까노니꼬(Canonico), 레다(Reda) 등의 '비교적' 저렴한 수입원단으로 직행하는 것도 좋은 선택이다. 로로 피아나(Loro Piana) 에르메네질도 제냐(Ermenegildo Zegna) 바로 있다면 좋다. 다만 이런 값비싼 원단으로 맞춤을 시도할 시에는 숙련된 테일러와 만나는 것이 필수적이다. 이유로는 우선 세번수가 높고 특성이 있는 원단은 제작 숙련된 기술력을 필요로 하는 점이 있고, 비싼 원단으로 옷을 망치면 마음이 크게 아프다는 점이 있다. 아무래도 후자가 크게  다 것이다.
2.7.1.1.
보통 라벨의 뒤에 붙는 120's 식의 숫자는 단위 중량의 원재료로 얼마만큼 실을 뽑았는지를 의미하며, 이는 원단이 얼마만큼 촘촘하게 짜였는지를 의미한다. 예컨대 120's 양복지라면 1g 양모로 120m 실을 뽑았다는 의미다. 수인지는 중요하다. 촘촘하게 짜여진 원단은 자체의 완성도 면에서 좋고, 유연하며, 촉감이 좋으며, 조직과 자연스러운 광택이 아름답다. 양복지로는 아무래도 최소 100 이상이 적합하다.
2.7.1.2.
다만 이는 계절과 용도에 따라 변한다. 세번수가 낮다고 무조건 나쁜 원단은 아니다. 유명 원단 브랜드에서 세번수가 낮은 원단을 만드는 것은 이유와 목적이 있기 때문에 그런 것이다.
2.7.1.3.
세번수가 높다고 하여 무조건 장점만 생기는 것은 아니다. 셔츠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세번수가 높은 원단은 상대적으로 내구력이 떨어진다. 이는 모든 종류의 원단에서 동일하다. 가는 실로 원단이니 실의 내구성이 약한 것이다. 특히나 150 이상 아주 가는 실로 원단은 섬세한 운용과 관리가 필요하다.
2.7.2.1.
세번수가 높으면 좋긴 하다만 만큼이나 원재료의 질도 중요하다. 혹은 원재료의 질이 세번수보다 우선할 수도 있다. 어떠한 경우에서나 마찬가지지만, 결국 가공품은 원재료의 특성을 따라가기 마련이다. 좋은 양털로 뽑은 세번수 낮은 실은 질적으로 낮은 양털로 뽑은 세번수 높은 실보다 분명 우수하다. 캐릭터 브랜드의 정장을 보면 간혹 170 이상의 원단을 사용했음을 자랑하는 경우가 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격이 비상식적으로 저렴하다면 의심해볼 하다. 40~50만원대의 정장이 150 이상의 원단이라면, 게다가 브랜드 원단이 아니라면 쉽게 추천할만한 것은 된다. 비슷한 세번수인 수입원단의 경우 맞춤 가격이 최소 200만원 언저리다.
2.7.2.2.
결국 가장 좋은 조합은 좋은 원재료 높은 세번수다. 다음은 좋은 원재료 낮은 세번수다. 나쁜 원재료 높은 세번수는 다음이다.
2.8.
정장에 고급스러운 이미지를 형성하는 양대 축은 원단과 공법이다. 정장에서 원단의 질은 결코 포기할 없는 요소다. 색상이나 디자인에 집착하여 원단의 질적인 측면을 간과하는 경우가 자주 보인다. 그러면 '망한다'.

  1. Time, Place, Occasion. 시간, 장소, 경우. [본문으로]
  2. Textile. 넓은 의미에서는 섬유 전반을 모두 포용하기도 하나 패션에서는 Textile fabric, 즉 네이버 사전이 정의한 '제직(製織), 편성(編成), 교락(交絡) 등의 수단으로 구성된 섬유제 재료류란 의미이다. 클로스와 동의어로 취급되고 있는데, 구성되어진 것이라는 의미를 명확하게 표현하고 있다.' 의 의미를 따라간다. 간단하게 말하자면 '실로 구성된 원단' 에 가깝다. [본문으로]
  3. '디올 옴므' 였던 것으로 기억한다. [본문으로]
  4. 絹. Silk. 누에가 고치를 만들기 위해 뽑은 실. 이것으로 원단을 짜면 '비단' 이 된다. [본문으로]
  5. 양털 100%. 원자재는 양털이고 이를 가공하면 모, Wool 이 된다. [본문으로]
  6. Check. 영미권에서는 Plaid 로 표기하는 경우가 많다. [본문으로]
  7. Windowpane. 얇은 선이 교차되는 창틀 모양. http://hyperlife.tistory.com/71 참조. [본문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