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바이스 레드 플리티드 수트 로우 / Levi's RED 07 S/S 'Pleated Suit' Raw.

2011. 7. 11. 22:28옷/옷장



Levi's RED 07 S/S 'Pleated Suit'.  리지드.  30x32 정사이즈.
실측 단면 사이즈(Cm) - 허리 40, 총길이 109, 밑단 17, 허벅지 25, 전면 밑위 31, 후면 밑위 40.


 2008년 10월 30일 첫 착용.  이것은 내 오래된, 지금은 잊혀진 바지의 기록이다.

 RED의 옷들은 기괴한 형태를 취하고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나, 이 제품은 적당한 베기 + 슬림핏으로 누디 진의 씬핀보다 약간 더 강조된 정도여서 과하지 않다. 덕분에 오래 입더라도 물리지 않을 것 같아 골랐고, 제법 오래 입었다. 새 제품은 여느 리지드 로우 데님과 마찬가지로 중후한 리지드 인디고 색상이다.


 밑단은 7인치 정도로 좁은 편인데 케럿핏은 아니고 무릎 아래로는 좁은 스트레이트 핏이다. 안쪽 아웃라인은 일반적인 오버록 마감. 직조 형태와 함께 미루어 보면 셀비지 데님으로 보이진 않는다. 
 


  안쪽. 리벳이 박히는 부분엔 보강천이 덧대어져 있다. 리벳과 원단의 강도 차이를 고려한 보강으로 보인다. 리벳에서 눈여겨 볼 점이 또 있으니, 리벳의 안쪽은 사진과 같이 러스트 가공이 되어 있으나 외부는 안되어 있단 점이 흥미롭다. 아마 바깥쪽이 변형과 산화가 빠르기에 추후 에이징이 많이 진행되었을 때 양쪽의 부식 진행을 균일하게 맞추기 위해 미리 들어간 가공인 듯 싶다. 이런 섬세한 디테일은 RED 제품들의 공통적인 장점이다. 


 디테일로는 구리 리벳, 러스트 가공된(러스트 가공 위에 코팅 처리가 더해져 있다) 버튼들, 버튼 플라이, 서스펜더 버튼과 신치백, 벨트룹의 병용, 비평행 이중 스티치등이 있다. 얼마든지 단순해질 수 있는 리지드 데님에 RED만의 차별점을 부여하기 위해 많은 부분에 신경을 썼다는게 느껴진다.  게다가 이런 디테일들은 출중한 마감 수준과 맞물려 옷에 높은 가치를 부여한다.


 마지막으로 매 시즌, 아이템마다 상이한 디자인의 RED라인이 가진 유일한 공통점, 레드탭이다. 서클R 로고가 반으로 접혀있는 디자인이며 매년 약간씩의 폰트, 색상 변화만 보이며 같은 원안으로 RED 제품들에 이어지고 있다.

 이하는 시간 경과에 따른 변화.

106 Day After


 코튼 100%의 로우 데님이다 보니 짧은 착용기간에도 많은 변형이 생긴다. 주름이 생기고 전체적인 형태가 잡혔다.


 밑위가 낮은 만큼 골반부의 워싱은 낮게 잡혔다. 모양면에서는 원단이 비교적 두꺼운 편이기에 워싱이 굵게 잡히는 편이다. 그리고 염색 이전의 색상까지 물이 빠지기에, 이염이 많이 진행된 부분은 백색에 가깝게 보인다.  이런 워싱 특성은 LVC등의 리바이스 제품에서도 자주 찾아볼 수 있다.

200 Day After


전반적으로 워싱과 변형이 많이 진행되었다.  여타 데님 브랜드의 로우 데님보다 진행 속도가 빠른 편. 여름이 지나가는 동아 땀을 많이 흘렸기에 기간대비 많은 변화가 있었다.


 후면의 변형도 많이 진행되었다.  리벳은 구리인 만큼 많이 눌렸으며, 레드탭의 인쇄는 많이 벗겨졌다.  

288 Day After


 마지막으로 찍어 둔 사진. 어느 정도 형태가 정착되어, 더 이상 진행되는 변형 및 이염은 없었다.  세탁이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워싱은 충분히 진행되었다. 더 입어도 오염으로 인한 변화는 있을 망정 물빠짐은 크게 없을 것이다.


 새 물건과 288일 경과된 물건의 비교. 로우 데님을 입는 가장 큰 이유와 즐거움이 이런 과정에 있지 않을까. 내 몸과 생활 습관에 따라 오직 하나뿐인 옷으로 변해가는 과정은 프리 워싱 데님이 가질 수 없는 로우 데님만의 강점이다. 천천히 지켜보고 오래 가까이 둔 옷.  내 벗이라 불러도 모자람이 없으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