픽시 세 대

2011. 5. 31. 22:50두 바퀴/이야기

 
 청주도 간간히 픽시가 눈에 뜨인다. 성안길을 돌아다니다 발견한 것들인데, 컨셉이 다들 달라 재미있다. 자전거로 취향을 대변하기에는 픽시만큼 명료한 것이 없다.


 딱 주행용이다. 얼마나 효과를 발휘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만 딥 림이며, 드랍바에 앞, 뒤 브레이크가 다 있다. 전, 후미등을 모두 단 점도 실생활용으로 적합하게 한다. 내 취향에는 프레임이 작아 벨런스가 안맞아 보이는게 흠. 슬로핑이 생기면 괜히 마음에 안든다.


 이게 우리나라에서 어떤 '정석' 으로 받아들여지는 픽시 스타일 아닐까? 누덕하지만 거친 매력이 있다. 자가 리스토어를 한다면 가장 저렴하게 픽시에 접근할 수 있는 방법이기도 하다. 다만 이건 아주 염가로 만든 것은 아닌 듯 싶다. 일단 안장에 피직이 들어간 게 눈에 띄이고, 진, 가는 관심이 없어 모르겠다만 프론트 휠은 에어로 스포크다. 비단 금전적인 면 외에도 브레이크 위치나 스템 각도, 경륜 드랍바를 쓴 점으로 보아 주인 분의 공력이 준수하심이 느껴진다. 


 이날 본 자전거 중 최고는 단연 이거다. 그리고 전에 만들어보려 했던 컨셉과 9할은 맞아 떨어진다. 올리브 톤의 러그 프레임, 폴리싱 된 노멀 림과 허브를 쓴 휠 셋, 클립과 스트랩을 쓴 경륜 페달, 리벳을 쓴 브룩스 안장, 마지막으로 단순한 퀼 스템과 드랍바다. 되도록 단순명료하면서도 고전적인 형태. 어쩜 이렇게 상상하던 바와 같은지, 한참을 쳐다보고 서 있었다. 여기에 바테잎 감고 논 에어로 브레이크를 올리면 딱 내가 생각했던 형태다. 다만 이 자전거에는 깜빠놀로의 빈티지 파츠들이 들어가 한층 더 단아해 보였으나, 나는 돈이 없으니 스기노나 쓰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