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니벨로 타이어

2011. 6. 20. 18:30두 바퀴/만지다


 700c 등 일반적인 크기의 자전거에 반해 미니벨로는 타이어 선택의 폭이 좁은 편이다. 이런 경향은 휠사이즈가 작아지면 작아질수록 심해지는데, 16인치의 경우 정말 선택할 경우의 수가 적다. 이번 글에서 다룰 20인치의 경우는 그나마 그 정도가 덜한 편이니, 많지는 않으나 지지금까지 사용해 본 타이어들의 인상을 적어본다[각주:1].

이름 / Name
사이즈, 폭, 최대 기압, 실측(공시스펙), 가격


Continental GrandPrix / 컨티넨탈 그랑프리
20x406, 1과 1/8, 120psi, 대략 190g, 45000원

 절묘한 벨런스가 인상적이니, 대개 이런 물건들은 확고한 성능의 측면으로 인해 다른 측면이 부족한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이건 어느 면에서도 크게 빠지는 곳이 없다. 우선 퍼포먼스 면부터 살펴보자. 406중 가장 가늘고, 가장 높은 기압을 불어넣을 수 있으며, 가장 가벼운 무게[각주:2]를 자랑한다. 이런 퍼포먼스라면 대개 내구력이나 기타 측면들이 희생되는데, 이건 와이어 비드며 돌타이어에 가깝기에 튼튼하다. 실제로, 주행습관이 크게 더러운 것은 아니지만 반 년 가까이 사용하면서 펑크가 난 적이 없다. 즉 퍼포먼스에서나 기본에서나 빠지는 곳 없이 출중한 것이다.

 주행감에 있어 슈발베쪽의 물건처럼 스레드가 슬릭에 가까운 것은 아니다보니 접지력, 혹은 도로에 달라붙는 느낌이 덜하긴 하나 경쾌한 드라이빙을 좋아한다면 이 쪽이 더 좋다. 이건 말 그대로 호불호의 문제다 보니 단점이라고 보기엔 무리가 있다. 호불호의 문제를 하나 더 말하자면, 배색 사이드이기에 클래식한 외관인 점이 있다. 다른 406용 배색 타이어로 슈발베의 물건이 있긴 하나 한정적 수량으로 풀리기에 구하기가 어려운 편이다. 이쪽은 단연 구하기 쉽고, 배색이 어두운 갈색이기에 클래식한 컨셉의 자전거에 적용하기 좋다.

   다만 강력한 단점이 있으니 바로 가격이다. 앞, 뒤 다하면 9만원에 튜브값[각주:3]을 더하면 10만원이 넘어간다.  이건 일종의 호러다.


Schwalbe Kojak / 슈발베 코작
와이어 비드 - 20x406, 1.35인치, 95psi, 300g 약간 오버(285g), 27000원
케블러 비드 - 20x406, 1.35인치, 95psi, (235g), 42400원

 슈발베의 타이어들(비록 미니벨로 로드 용으로 판매중인 고압 타이어는 두 개 밖에 없긴 하다만)은 펑크에 강한 점과 접지력이 좋았던 점이 기억에 남고, 큰 강점이다. 특히나 이 코작은 기본적인 장점에 스레드가 없는 슬릭 타이어면서 최대 기압이 비교적 낮다 보니 접지력이 출중했던 점까지 좋은 인상으로 남아있다. 도로에 진득하게 붙어서 나가는 느낌이기에 드라이빙 자체가 굉장히 재미있다. 비교적 저압인 만큼 승차감도 편안하기에, 406이면서 경량화에 집착하지 않는다면 이 쪽이 추천할만 하다.

 베리에이션이 다양한 것도 특징인데, 사이드 월에 배색이 사용된 제품이 한정적으로 풀렸으며, 와이어 비드와 케블러 비드를 골라서 사용할 수 있다.  케블러 비드는 접어서 보관할 수 있으니, 여행을 위해 예비용으로 준비하기에도 좋다. 다만 왜 451용이 안나오는지 안타까울 뿐. 


IRC Roadlite EX / IRC 로드라이트 RX
20x451, 1과 1/8, 100psi, 200g 언저리(미상), 31500원

 어쩌다 들어 온 중고 타이어를 이틀 정도 써본 것이기에(덕분에 사진도 제대로 된 것이 남아있지 않다) 그다지 인상이 선명하진 않다. 교체 사유는 문제가 있어서는 아니고 수명이 다했기 때문. 흐릿한 기억으론, 실키 드라이빙에 가까웠고 여러모로 나쁘지 않았던 점 정도가 생각난다. 다만 제동시 밀리는 감이 있었는데, 타이어 자체의 문제라기보단 수명이 다해 그랬지 않았을까 싶다. 폭과 최대 기압에서 애매한 감이 있긴 하니, 소위 '범용' 으로 볼 수도 있겠지만 매력이 떨어지는 점도 있다. 결국 어디로 보나 쌘 인상은 없었다.

 현재는 아무래도 단종된 것으로 보이나 재고가 많았는지 아직 판매중인 곳이 많다. 가격도 적당한 편이기에 고려해볼만 하다. 그리고 찾아보기 힘든 451 베이지 컬러 배색 타이어기에, 클래시컬한 컨셉을 잡을 때 적당할 것이다. 


Primo Champ 1 / 프리모 챔프 1
20x451, 1인치, 110psi, 150g(225g), 43000원

 현재 사용중인 물건인데, 심각한 애증의 관계에 놓여있다. 그만큼 개성이 명확하다. 분명 퍼포먼스에선 이만한 물건이 없지만, 가격과 방어력이란 면에서, 이 중요하디 중요한 면에서 문제가 심각하다. 일단 단점부터 말하자면, 가격이 국내에 유통되고 있는 451타이어 중 최고가다. 과연 미니벨로에 이 만큼을 투자해야 하는지에 대한 의문이 크다. 가격은 일단 샀으니 그렇다 치더라도, 방어력이 심각한 수준이다.  프리모 챔프를 따라다니는 별칭 중에 '경기용 타이어' 란게 있는데, 성능 외에도 일반적인 도로주행의 용도로 사용하기엔 무리가 있다는 점을 의미하기도 한다. 무시무시하게 가벼운 무게만큼 타이어 폭과 고무 두께도 무시무시한 수준이다 보니 충격이 갈 때 튜브에 데미지가 크게 전이된다. 펑크는 수시로 일어난다. 게다가 아주 좁은 타이어인 만큼 패치로 튜브를 때우기도 불편하다. 
 
 이 심각한 문제들을 덮게 하는 것은 역시나 압도적인 성능이다. 일단 451 타이어들 중 가장 가볍기에 경량 덕후들의 최선책이며, 주행 성능 자체도 충분히 만족스럽다. 아주 경쾌하게 박차고 나가며, 제동시에도 그다지 밀리지 않는데다, 고압임에도 불구하고 슬릭 타이어다 보니 제법 접지력이 쓸만하다. 게다가 묘하게 실키 드라이빙이다.  퍼포먼스 자체만 놓고 보면 이만한 451 타이어가 없다.  이 점 때문에 울며 겨자먹기로 쓰게 된다.

 여담으로, 이전에 유통되던 물건은 'Primo champ 3' 라고 마킹되어 있었고 폭이 19c로 적혀 있었다.  기억엔 배색 버전도 있었다.  요즘 유통되는 물건은 스펙 상 바뀐 것은 없어 보이는데 마킹만 바뀌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아무래도 알퐁소 같은 정식 총판이 아닌 소규모 딜러를 통해 유통되는 것으로 보인다.  여러모로 미스테리한 타이어다.


Schwalbe Stelvio / 슈발베 스텔비오
20x451, 1과 1/8, 120psi, 265g(245g), 35000원
기타 여러 규격의 제품들이 있음

 아마도 미니벨로용 튜닝 타이어로 가장 먼저 등장하였고, 가장 많은 관심을 받았던 제품이 아닐까 싶다. 현재는 단종되고 슈발베사의 정책상 미니벨로용 고압 타이어들은 듀라노의 이름을 달고 나온다. 마치 듀라노가 스텔비오를 이어받은 것 같다만 비슷한 사항과는 달리 실 승차감은 듀라노와 상당히 다르다. 듀라노가 비교적 실키 드라이빙인데 반해  접지력이 스텔비오는 단단하면서 경쾌한 주행감을 선보인다. 그리고 정확하지 않으나 '레이스가드' 기술이 적용되지 않았던 것 같은데, 덕분에 펑크에도 취약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일종의 '전설의 타이어' 로 취급되고 있지만, 현 시점에서 본다면 매우 매력적인 타이어로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 단종됬지만, 아직도 406용 제품들은 소매샵마다 간간히 재고 수량이 풀리곤 한다.

 특이사항으로, 406 케블라 비드의 배색 타이어가 풀렸었는데[각주:4], 쇼핑몰들에서 조기 품절됬고, 중고 제품들도 제법 프리미엄이 붙어 거래되곤 했었다.  당시엔 그 만큼 이쁜 타이어도 드물었다.


Kenda Kontender / 켄다 컨텐더
20x451, 1인치, 110psi, 305g(300+-20g), 35000원

 소형 모터 바이크 타이어 중 '흥아 타이어' 란 제품이 있는데, 소위 '돌 타이어' 로 불린다.  내구력 좋고, 승차감은 좋게 말해 통통튀고, 나쁘게 말해 형편없다. 그리고 가격이 브릿지 스톤 등의 제품에 비하면 확실히 저렴하다(자전거 타이어 수준이다). 주로 시티백 등의 영업용 차에 쓰인다.

 켄다 컨텐더는 흥아 타이어의 특징을 상당 수 향유한다. 1인치의 가는 폭에도 불구하고 방어력은 출중하여, 8개월 정도 운용하면서 한 번밖에 펑크난 적이 없다(그것도 인도 턱에 크게 들이 박아서 생긴 일이었다). 내구력도 좋아 사용중인 브레이크의 제동력이 무시무시한 것과 타이어 자체의 접지력이 나쁘다는 점이 결합하면서 본의 아닌 스키딩을 자주 했음에도 불구하고 오랬동안 잘 버텨 주었다. 승차감은 매우 단단하다. 110psi 임에도 불구하고 현재 사용하고 있는 120psi의 프리모 챔프보다 단단하고 통통 튀긴다.  도로 상태를 그대로 읽을 수 있었다.  앞에서 말한 바 대로, 접지력이 안좋은 것도 한 목 했다. 마지막으로, 가격이 저렴하다.  최근에는 35000원에 풀리고 있는데, 난 28000원에 구매했다.  본래 '지오스 판토' 의 순정 타이어로 들어가던 모델이다 보니 비교적 저렴하게 가격대가 책정된 것으로 보인다. 이런 특징들은 흥아 타이어를 떠올리기에 충분했다.  

 451에서 거진 유일한 풀 컬러 타이어며 다양한 배리에이션(배색도 있었다)이 있다 보니 초기에 열렬히 환영받았다. 요즘엔 비교적 무거운 무게와 불만스러운 승차감으로 인해 초기만큼의 인기는 없어 보인다.

 덤으로 판토의 순정차엔 이 타이어와 1과 1/8인치 튜브가 적용되어 있다고 하며 슈발베 SV7A 튜브도 무리없이 적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색상에 따라 무게 차이가 있다.  검은색은 245g인데 색상이 들어간 모델들은 조금 더 무겁다.

 마지막으로 1인치 타이어 부터 배수구에 바퀴가 끼는 일이 발생한다.  조심하자.


Schwalbe Durano / 슈발베 듀라노
20x451, 1과 1/8, 120psi, 260g(255g), 29000원
20x406, 1.1인치, 120si, (235g), 29000원
기타 여러 규격의 제품들이 있음

  기본은 와이어 비드이나 한정적으로 케블라 비드의 배색 타이어가 나왔었다[각주:5]. 최근에는 데칼이 바뀐 신형이 발매되었다. 이러나 저러나 미니벨로에서 슈발베의 주력 상품이며, 상당수의 샵에서 추천하는 제품인 동시에 튜닝 타이어 중 보급률이 가장 높은 제품이다. 처음 튜닝을 시도하는 유저의 대부분이 이 타이어를 선택하곤 한다.  

 베스트셀러는 대개 제품 특성이 다방면에서 준수한단 점에 근거한다[각주:6]. 초심자들이 퍼포먼스 향상을 위해 타이어를 교체하는 경우 새로운 타이어의 조건으로 대체적인 완성차들의 순정인 저압 타이어와는 확실한 구분되는 성능을 보여줄 수 있어야 하고, 전반적인 운용에서 큰 불편이 없어야 하면서, 가격이 부담스러울 정도로 비싸서는 안된다는 점이 있다. 듀라노는 이 세 조건을 적절하게 만족시킨다. 사이드에 스레드가 있긴 하나 슬릭 타이어에 가깝다 보니 좋은 접지력, 쫀득한 주행감을 확보하면서도 고압, 슬림 타이어인 만큼 충분히 가볍고 경쾌하게 나간다. 저압 깍두기 타이어를 사용하던 유저가 이 타이어로 교체하면 신세계를 느낄 수 있다. 그리고 좋은 성능 만큼이나 운용도 편리한 편이어서, '레이스 가드' 기술이 적용되어 펑크에 강하며[각주:7] 만약 문제가 발생할 시에도 보급률이 높은 동사의 SV6와 SV7 튜브를 사용하다 보니 왠만한 샵에서는 간편하게 수리가 가능하다.  마지막으로 가격도 적절한 편이니 큰 부담없이 교체를 시도해볼 수 있다. 전반적으로 능력치가 고루 높은, 준수한 타이어다. 첫 퍼포먼스 튠으로 타이어를 염두한다면 이 쪽이 추천할만 하다.
  1. 20인치 휠의 경우 20x406 규격과 20x451의 규격으로 나뉜다. 전자는 현재와 같은 미니벨로의 개념이 형성되기 이전부터 BMX에서 사용되던 규격이며, 후자는 비교적 최근에 들어 제시된 규격으로 보인다. 본문에선 두 가지 규격을 모두 다룬다. [본문으로]
  2. 물론 파나레이서 미닛라이트와 자웅을 겨루긴 한다. 공시는 미닛라이트가 더 가볍지만 '뽑기운' 이 작용한다. 미닛라이트는 공시보다 무거운 경우가 간혹 있으나, 그랑프리는 공시스펙보다 가벼운 경우가 많다. 그랑프리의 공시 무게는 205g이다. [본문으로]
  3. 슈발베의 SV6, SV6A 튜브를 사용한다. 그리고 현 시점에서는 타이어, 튜브 가격이 올라 타이어는 쪽당 55000원, 튜브는 12000원에 소매샵에서 팔린다. 결국 타이어를 교체하는데 134000원이 든다. [본문으로]
  4. 다혼의 스피드 프로 TT 모델을 위한 별주 제품이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정상적인 경로로는 유통되지 않고 A/S 파츠로 풀렸다는 점도 가격대에 영향을 끼친게 아닐까 싶다. [본문으로]
  5. 역시나 다혼 특주로 추정된다. [본문으로]
  6. 물론 다른 이유가 있을 수도 있다. 대표적으로 상인간의 담합, 혹은 압묵적인 합의로 인해 베스트 셀러가 되는 안타까운 경우도 자주 있다. [본문으로]
  7. 실제 운용에서도 운전을 제법 거칠게 함에도 불구하고 펑크가 발생한 적이 없다. [본문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