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도기 이야기
1. 처음으로 좋은 면도기를 탐하게 된 때는 군대있을 때였다. 그때까지는 면도를 잘 안할 뿐더러, 아버지께서 쓰시다 남긴 도루코 1회용 면도기로 대충 쓰곤 하였다. 이런 생활이 한동안 이어지다, 생지옥이었던 해안소대에서 지방청으로 전출을 가 생활의 안정을 되찾고나니 미용(그루밍이라 하던데?)에도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그러던 중 우연히 써보게 된 선임의 '질레트 마하3'. 면도에도 경지가 있음을 깨달았다. 그리고 바로 하나 구매했으니 여분의 날까지 무려 만 몇천 원을 들였다. 당시에는 '농심 사천짜장' 구매비 정도로나 적합한 고가였다. 그리고 얼마간 하루하루 '면도하는 기쁨' 이란 것을 즐겼다. 세상 천지에 이렇게 수염이 잘 깎인다니. 2. 전역한 날 비행기를 타고 집에 돌아와 더블백을 풀고 보니 면도기..
2011.05.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