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glorious Bastards.(거친 녀석들)

2009. 11. 28. 04:02잡문/이야기


바스터즈 : 거친 녀석들
감독 쿠엔틴 타란티노 (2009 / 미국, 독일)
출연 브래드 피트, 다이앤 크루거, 크리스토프 왈츠, 멜라니 로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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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말 오래간만에 신작영화를 봤다.  솔직히 말하자면, 이 감독의 영화중에 박수칠만큼 취향에 맞았던 건 '킬 빌' 시리즈 밖에 없으나 이상하게 신작이 나올 때 마다 기대되고 궁금해진다.  요번엔 '2012' 를 포기하고 이걸 택했는데 간단명료하고 단도직입적으로 감상평을 말하자면 '아 역시 그냥 그렇네..' 정도다.  다시 말해 탄성이 나올 정도는 아니나 맛은 있는 정도?  대략 오늘 먹은 일본식 라면 정도의 느낌이다.  전체적인 전개와 스타일리쉬는 마음에 들었으나(특히 이 감독의 첨예한 저속함은 독보적인 경지에 올랐다.) 문제는 이런 류의 영화에 기대하게 되는 '간단명료함' 이 좀 부족하다.  뭐 이정도면 선방했다면 선방한 것이겠지만 모자란 건 모자란 것이기도 하다.  

 이하 스포일러라면 스포일러.  

1-1. 이 영화를 만든 감독의 의도를 '억측' 해보자면, 헐리우드 영화계를 지배하고 있는 유대자본에 대한 비꼬고 비꼰 '의도적' 과잉충성이 아닐까 싶다.  형식에선 일치감치 주류 상업영화와 결별한 감독이니 만큼 요번엔 내용에서도 한번 비틀어 볼 요량으로 이런 결과물을 제시한 것 같다.  이 영화는 쓱 보기엔 적어도 유대인은 옹호하려는 듯 보이나 결국 본질적인 의미에서 이 영화에 나오는 인종들 중 단편적인 순수성을 지닌 인종은 흑인 밖에 없다. 
 무엇보다도, 이딴 영화를 만드는데(영화 자체가 구리다는게 아니다.) 돈을 처 붓게 한 뒤, 의도적으로 시놉시스와 꽤 다른 내용의 결과에 도달하여 투자자들을 엿 먹이려는 감독의 의지가 내게 느껴진다. 

1-2. 약간 연관성이 있는데, 이 영화는 타란티노의 전형적인 스타일을 따르고 있다.  즉, 본 내용의 전개와 관계없는 수다가 꽤 많은 편이다.  이걸 좋아하는 사람은 독창적인 스타일이라 하여 참 좋아하지만 싫어하는 사람은 '도대체 왜 이 장면이 이렇게 길어야 하는가?' 에 대해 불만을 느끼게 되고 난 후자에 속한다. 

1-3. 글을 쓰다 생각난 건데 1-1번이 틀렸라면 하이데거의 미학적 관점도 틀렸다.
 
2. 하나도 안 야하다.  조금이라도 야한 컷신을 기대하지 말라.

3-1. 한스 란다 역활을 맡은 크리스토프 왈츠의 연기력은 압도적이다.  케릭터가 워낙 좋기도 하지만 그 케릭터의 생동감과 현실성을 펼쳐내는 왈츠의 연기는 정말 대단하다. 

3-2. 이에 반해 주인공이라 광고되고 있는 브레드 피트의 연기는 케릭터의 확고한 설정때문에 그렇긴 하겠다만 단편적인 케릭터성의 한계에 그치고 있다.  이런 단순함이 명확함이 되어 영화를 지지하는 중요한 축이 되긴 하지만..  
 
4. 볼만은 하다.  다만 데이트용으로 볼 영화는 아니다.  많이 양보해서 한명까지는 그렇다 치더라도, 데이트 중인 두 사람의 코드를 다 맞춰줄 수 있을 영화는 분명히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