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문(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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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GQ 다이어리(2009년 12월호 별책부록)
매년 연말이 되면 GQ에선 이런 날선 선물을 준다. 작년 물건도 그랬지만 올해도 담백하지만 세련됬고, 섬세하지만 중후하다. 단아한 남자의 물건이 가져야 할 덕목들을 지키고 있는데 GQ가 지향하는 미학적 문법을 따르기에 그러리라. 올해의 디자인은 작년의 방식을 따르고 있다. 그리고 더 이상 더하거나 빼거나 조정할 것은 내가 게을러서 그렇겠지만 눈에 치이지 않는다. 이 정도면 된다. 그리고 잡지 부록이 이 정도를 하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다. 작년에 받는 것으로 1년 동안 참 만족스럽게 사용했고 좋은 버릇도 생겼다. 이 정도의 긍정적 효력이라면 잡지 부록으로서 대단한 것 아닌가? 잡지 부록이 필연적으로 당면해야 하는 문제가 바로 스폰서 쉽과 그것의 지배력이다. 그리고 그건 이 물건도 마찬가지다. 하드커버 양..
2009.12.03 -
메모 – 과연 우리는 어디로 가고 있을까?
1. 과연 우리가 선택한 것들이 적절했는지는 오직 신만이 알 수 있을 터, 우리는 아무 것도 모르고 멍한 머리로 밤이슬 위를 해매인다. 들리는 건 성글게 가득 찬 소음의 화음. 어디에서 와서 어디로 가야 할까? 2. 저렴하지만 괜찮은 브랜드들을 나열해보는 기획을 해보려 한다. 지금 생각나는 건 앞서나가는 유니클로, 클럽 모나코, 모옌, 클락스 정도. 솔라티나는 넣을까 말까 생각 중. 3. 내 노트북의 가장 획기적인 단점은 형편없는 스피커다. 무슨 음악을 듣더라도 조약해지는데 마치 단파 라디오로 듣는 듯한 느낌을 주기에 아주 가끔은 쏠쏠하다. 비틀즈를 다시 꺼냈다. 4. 한밤의 헤프닝은 그대로 끝나버렸다. 충청도 사람은 무디고 감내한다. 아니, 이 것이 도대체 왜 문제가 되는지를 이해할 수 없다. 그래서 ..
2009.12.03 -
난 지금 화가 나 있어.
근데 화만 난건 아니고 나름 기분이 좋습니다. 어찌된 일이냐면 일전에 올린 아페쎄와 슈프림의 협업 제품 글이 무단 도용되어 편집을 거친 다음에 유명 웹진의 자체 생산물로 둔갑한 듯 의심되고 있습니다.(거의 확증적이긴 하나 카오스 현상이 있긴 하니 확정은 아직 유보합니다.) 제가 배설한 글의 링크는 이며 의심되는 글은 입니다. 개관은 제가 쓴 글과 하등의 관련이 없으나 이후 컨텐츠의 형식과 내용 모두가 대다수 일치하는 신비로운 현상이 발견되었습니다. 이런 기적적인 전개는 마치 무형식으로 보이는 체계에서 동일한 구조 체계의 반복을 발견할 수 있다는 프랙탈 구조 같습니다. 이런 증명이 발견되었다는 것, 게다가 그 실례들과 직접적으로 관련된 이해당사자가 그것을 발견했다는 점에서 현대 과학의 신기원입니다. 이것이..
2009.12.02 -
Inglorious Bastards.(거친 녀석들)
바스터즈 : 거친 녀석들 감독 쿠엔틴 타란티노 (2009 / 미국, 독일) 출연 브래드 피트, 다이앤 크루거, 크리스토프 왈츠, 멜라니 로랑 상세보기 정말 오래간만에 신작영화를 봤다. 솔직히 말하자면, 이 감독의 영화중에 박수칠만큼 취향에 맞았던 건 '킬 빌' 시리즈 밖에 없으나 이상하게 신작이 나올 때 마다 기대되고 궁금해진다. 요번엔 '2012' 를 포기하고 이걸 택했는데 간단명료하고 단도직입적으로 감상평을 말하자면 '아 역시 그냥 그렇네..' 정도다. 다시 말해 탄성이 나올 정도는 아니나 맛은 있는 정도? 대략 오늘 먹은 일본식 라면 정도의 느낌이다. 전체적인 전개와 스타일리쉬는 마음에 들었으나(특히 이 감독의 첨예한 저속함은 독보적인 경지에 올랐다.) 문제는 이런 류의 영화에 기대하게 되는 '간단..
2009.11.28 -
첩첩산중
1. 할 일이 너무 많은데 아무 것도 하기 싫습니다. 옛날에 자우림이란 현인들께서 할 일이 산적해 있을 때는 훌쩍 여행을 떠나라 하셨는데 돈이 없어서 여행도 못 가겠고.. 현재 곤궁과 바쁨이 동시에 찾아와 아주 죽을 맛입니다. 2. 아무리 피워도 담배는 라크가 가장 난 것 같습니다. 요즘에 담배는 얻어피우기만 하는지라 아무 담배나 피우고 있는데 그럴수록 그리워지는게 라크입니다. 클라우드9은 바라지도 안사오니 라크 살 돈이라도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3. 이렇게 가난하다 보니 가계부에 열흘동안 적을 글이 없었습니다. 나 자신이 정말 신기한 게, 열흘동안 분명 많이도 사먹고 많이도 놀았는데도 쓸 돈이 없었기에 쓴 돈이 없다는 겁니다. 역시 돈을 안쓰는 방법은 애초에 돈이 없는 건가 봅니다. 담배도 없으면 끊으..
2009.11.26 -
안녕하세요. 새로운 Modernist 입니다.
당신이 대상과 어떻게 관계하는지는 대상이 결정하는 것이 아니다. 당신의 관점이 결정하는 것이다. 존재를 아는 것보다 선결되어야 하는 것은 존재론 그 자체다. -이 글은 노트북으로 작성하는 첫 번째 글입니다. 새로 주어진 관점으로 많은 편의를 얻었지만 아직 이 관점은 어색하기만 합니다. 앞으로 많은 생각들이 이 노트북을 통해 세상에 투영될 것 같습니다. -결국 나를 말하는 것은 내가 아닌 이 노트북이겠네요.
2009.11.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