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문(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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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모. 2009 -Fin-
0. 마지막 글. 이제 새 날이 밝은 후에나 인터넷에 들어올 예정이기에 이 글이 09년에 블로그에 보내는 마지막 글이다. 1. 아주 관용화된 '다사다난' 이란 말. 이만큼 적당한 표현이 없기에 관용화됬을 수 있었으리라. 불편한 시간도, 상쾌한 시간도 모두 다 넘처 흐른다. 뒤돌아봄은 쓸쓸하거나 호사스럽다. 어찌 이 많은 일들을 한 단어로 쉽게 줄일 수 있을까? 쉽지 않다. 결국 시간은 '다사다난' 이란 한정적 규정으로 표현하기엔 너무 방대하다. 2. 사실 시간이란 구획 개념은 철저히 인간의 집단주관에 근거하고 있는게 분명해 보인다. 12월 31일도 늘 반복되는 나날중에 하루에 불과하지만 이미 선험의 위치에 자리잡은 관념이기에 육체적 감성을 충분히 통솔하고 있다. 결코 끝이 아닌데 끝이라 느끼고 끝임을 받..
2009.12.31 -
Rainy Christmas
세상 다 떠날 것처럼 잔인하던 크리스마스는 '그 일' 이 있은 후 곧 찾아온 맑은 새벽처럼 날아가버렸다. 흔하디 흔한 일처럼 지나가 버리고 지나쳐 버려야 했던 그 순간, 하지만 몇일이 지난 지금까지도 혈관을 부유하는 잔혹한 망령으로 남아있는 미안함은 마음에 쌓인 지층에 남겨져 신께서 파해치실 때까지 부서지지 않을 짐으로 남아있을 것이다. 비록 크리스마스는 언제나 그랬던 것처럼 맑은 얼굴로 다시 돌아와 웃으며 말을 걸겠지만 그때마다 잊혀지지 않고 떠올리게 될 것도 분명하리라. 그리고 그건 그나마 인간으로서 지켜야 할 당연함일 것이다. 언젠가는 만나게 될 일상의 사소한 인상은 소박하지만 잔혹한 기억들을 다시 꺼내어 뒤척이는 새벽에 울먹임을 더할 것이고, 멀쩡한 걸음으로 한낮을 걷는게 사치임을 깨닫도록 끊임없..
2009.12.27 -
청주 산남동 앤 / 커피 & 베이커리 'Anne'
카페 'Anne' 은 감히 말하건데 '정말 아끼는 곳' 이다. 아직도 생생히 기억나는게, 전경 시절에 외박 나왔을 때 건너편에 있는 만화대여점에서 베가본드 시리즈를 빌리고 나오다가 우연히 눈에 들어(이곳을 모르는 상태에서 찾는건 정말 운으로만 설명할 수 있다. 이유는 뒤에...) 첫발을 두었고 이후로 늘 좋아한다. 'Anne'이 좋은건 내 취향에 부합하는 조건들을 두루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우선 사모님이 가계에서 직접 만드시는 케잌, 초코렛과 잘 우려낸 핸드드립 커피가 있고 좋은 식기에 담겨 나온다. 청주에 좋은 커피집과 베이커리가 많지만 이곳의 수준도 빠지지 않는 정도며 다행히도, 그리고 당연히도 커피 체인점에서 먹을 때의 충족과는 격을 달리한다. 그리고 가계와 가계 사이에 껴있는 좁은 공간에 미니멀..
2009.12.21 -
메모
1. 글을 쓰다 보면 원치않게 길어지곤 한다. 주로 좋게 말해 윤리학적 분야에 속하고, 나쁘게 말해 비객관적이기에 무의미한 내용이 첨가되면서 그렇게 되곤 한다. 보다 구획설정과 구조종속의 체계에 따르는 형식을 추구할 필요가 있다. 적어도 이해 당사자들에겐 객관적으로 명시할 수 있는 내용이 개시되어야 하며 그것이 이 블로그가 보여야 할 온당한 목적일 것이다. 다만 말은 이렇게 하나 안되서 그렇지... 2. 사전을 작성하기 위해서 조사와 자료 분류를 해야 할 터인데 귀찮다. 3. 동시에 여러가지 일을 처리해야 하는 경우가 많은 연말이다. 가뜩이나 멀티테스킹이 안되는 사람인데 진짜 문제는 여기에 춥기까지 하다 보니 돌아다니기가 싫어지고 잠자기는 한없이 좋아진다는 것. 부지런해져야 한다. 그게 비단 거시적인 결..
2009.12.19 -
초코바 12종 효율 비교
일하다가 문득 인상을 얻어 시작했다. 아래의 초코바들은 가게에 구비되어 있는 물건에 한정하며 혹시나 다른 초코바를 발견한 동시에 이 글을 떠올릴 수 있다면 추가 업데이트 될 것이다. 물론 가격, 칼로리, 무게만이 초코바의 모든 성격은 아니다. 다만 초코바의 본 기능인 '저렴한 긴급 에너지 부스터' 란 명제를 두고 비교해봤다. 특성은 각 업체에서 포장에 기재하여 제시한 것을 적었기에 실상은 다를 수 있다. 참여 초코바 목록과 각각의 특성 1. 엡솔루트(Absolute) – 크라운 제과. 500원. 125kcal. 26g. - 100원 당 25 kcal. 1g 당 4.8 kcal. 2. 자유시간(구형) – 해태제과식품. 500원. 160 kcal. 34g. - 100원 당 32 kcal. 1g 당 4.7 k..
2009.12.16 -
오늘날 통화경제체제의 허구성과 극복
편의점에서 일하다가 율곡의 얼굴에 제법 유치한 낙서가 더해진 예술적인 오천원을 발견했다. 거창한 제목만큼의 내용을 담고 있는 글은 아니고 우연한 일을 모티브로 떠오른 착상이다. 모티브는 다음과 같은 의문을 떠올리게 했다. 화폐는 국가의 자산으로 훼손해서는 안되며 훼손시에 법적 처분을 받을 수 있음이 법으로 명시되어 있다는 점과 화폐가 노동이나 매매의 대가(특히 자본주의 경제체제하에선 결국 노동의 대가로 귀결된다.) 로서 지급받은 교환가치라는 점의 상관관계가 문제로 떠올랐다. 양자를 연관시키며 중요한 점을 말하자면, 특정한 가치의 대가로 교환되어 주어지고 그에 상응하는 가치가 부여된 사적 소유물에 대한 운용의 권리 중 일부가 국가에 귀속된 채로 남아있다는 것이다. 여기서 이끌어낼 수 있는 귀결은 결국 오늘..
2009.12.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