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문/일기는 일기장에(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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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럴 때도 있었지
전파 낭비
2011.03.15 -
돌아보거나 돌아서거나 돌아가거나
1. 뭐든지 파는 점빵이 있다면 "용기 하나만 주세요." 라고 말하고 싶은 계절. 2. 아주 오래간만에 심도있게 "과연 아사란 무엇일까" 를 고민해 보았다. 3. 불현듯 나긋한 음악이 필요해 빌 에반스와 파리스 매치를 듣는다. '선데이 엣 더 빌리지 뱅가드' 와 'PM Radio' 앨범이 참 좋다. 다만 '야수가 입은 타이즈, 걸인이 먹는 샥스핀' 같은 느낌이다. 4. 12년형 티아그라는 10단으로 나온다. 민간 자전거는 티아그라로 끝을 볼 수 있게 되었다. 그렇다. 좋을 것은 끊임없이 나오고 좋은 것은 끊임없이 나빠진다. 5. 도대체 무엇이 그들을 그렇게 공격적으로 만드는 것일까? 6. 도대체 무엇이 그들을 그렇게 오지랖 넓게 만드는 것일까? 7. 도대체 무엇이 날 끊임없이 가난하게 만드는 것일까? 8..
2011.03.08 -
무엇이 살게 하는가
한참동안 정신을 놓고 지내다 보니, 눈떠보니 두 달을 놀았네. 남은 것은 카드 내역서와 살. 잃은 것은 나머지 모든 것. 로마가 나태하다 망했다는데 전국민의 반정도만 나같다면 충분히 그 나라가 망할 것이다. 담배나 피우고 술이나 먹으며 욕이나 하다 어느날 '인생 다 무너졌구나' 를 깨닫는 날이 오기를 소망했다. 하고 싶은 것만 하다가 죽는, 나름 소박한 소망이라고 생각하고 살았는데 이게 제법 어렵다는 것을 깨닫고 있다. 담배를 피우려면 건강한 폐와 이천 오백원이 있어야 하고, 술을 마시려면 튼튼한 이장과 이만원이 있어야 하고, 욕을 할려면 담배와 술이 있어야 했다. 결론은 누구나 토로하는 만악의 근원, 바로 '돈' 인데 이건 다들 아시다시피 하기 싫은 것을 해야지만 얻을 수 있는 것. 이 명석판명한 진리..
2011.02.22 -
걷다
1. 네이버 국어사전을 보면 '걷다' 의 정의로 '[동사] 1. 다리를 움직여 바닥에서 발을 번갈아 떼어 옮기다.' 를 제시하고 있다. 거 참 복잡하네. 2. 지방 살아서 좋은 점이 간간히 있는데, 그 중 하나로 지방 유니클로는 안팔리면 세일가에 디스카운트를 더한다. 그래서 오늘 산 셔츠는 만 원. 페어아일 패턴 비니는 칠천 구백 원. 지방 살아서 좋은 점이 간간히 있긴 하다. 2.1. 페어아일과 노르딕의 구분이, 전자는 '무대상성 기하학적 무늬의 반복. 가문의 문장에 기원을 두었기에 스코틀랜드 킬트와 비슷한 느낌' 정도고 후자는 '자연물을 모티브로 한 추상적 무늬의 반복' 정도인 것 같은데 아니면 말고. 3. 트위터를…… 할까?
2011.02.06 -
스킨 변경 끝
다음 10년을 맞이하기 전에 끝내두어야 할 것 같아 스킨을 변경했습니다. 손재주가 부족한 것도 있고, 간단명료한 것을 선호하기도 하여 단촐하게 구성했습니다. 적어도 제 눈에는 마음에 드네요. 참여하고 있는 미디어 블로그 Sui Generis(Generis.co.kr) 도 동일한 디자인으로 작업했습니다. 이 쪽도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남은 날은 한손으로 꼽을 수 있을 만큼입니다. 얼마 안남은 나날들 모두 건강하시길 기원합니다. 늘 감사드립니다.
2010.12.29 -
흔적
더디게 가는 시간과 날쌔게 사라지는 시간이 있다. 어제는 참 빨랐지만 오늘은 더디기만 하다. 이러나 저러나 돌아보면 남는 건 흔적들 뿐. 선굵게 족적을 남기는 건 어린 시절부터 시작한 담배와 술이 남긴 주름밖에 없다. 모든 것은 자신의 자취를 흔적으로 남기며 잊혀지기를 길망한다. 그리도 급하게 지나간 어제의 발걸음과 함께 떠나가 흩어져 버린다. 매일을 훌쩍이는 시인이 되면, 매일을 희희낙낙 하는 광대가 되면 무거움이 조금이라도 덜하련만 매마른 고목이 된 마음은 묵직하게 탄화되어 갈 뿐이다. 울릴만큼 매정한 겨울 바람을 가로막는 코트가 있고, 미소짓게 향긋한 커피는 혀를 두른 백태 때문에 맛이 느껴지지 않는다. 사거리에 서서 지나치는 소리들을 맞이한다. 그리고 다시 걸어간다. 회한도 희망도 그저 12월 1..
2010.12.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