옷(85)
-
면도기 이야기
1. 처음으로 좋은 면도기를 탐하게 된 때는 군대있을 때였다. 그때까지는 면도를 잘 안할 뿐더러, 아버지께서 쓰시다 남긴 도루코 1회용 면도기로 대충 쓰곤 하였다. 이런 생활이 한동안 이어지다, 생지옥이었던 해안소대에서 지방청으로 전출을 가 생활의 안정을 되찾고나니 미용(그루밍이라 하던데?)에도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그러던 중 우연히 써보게 된 선임의 '질레트 마하3'. 면도에도 경지가 있음을 깨달았다. 그리고 바로 하나 구매했으니 여분의 날까지 무려 만 몇천 원을 들였다. 당시에는 '농심 사천짜장' 구매비 정도로나 적합한 고가였다. 그리고 얼마간 하루하루 '면도하는 기쁨' 이란 것을 즐겼다. 세상 천지에 이렇게 수염이 잘 깎인다니. 2. 전역한 날 비행기를 타고 집에 돌아와 더블백을 풀고 보니 면도기..
2011.05.09 -
아디다스 오리지널스 MOTW L-MOW 잉글랜드 재킷 / Adidas Originals MOTW L-MOW England Jacket
그동안 심도있는 가난에 허덕였기에 쭉 옷을 안사다가 정말 오래간만에 들인, 봄날을 맞이하기 위한 아디다스의 집업 재킷이다. 그리고 이하는 정말 오래간만에 적는 옷 감상평이다. Adidas Originals MOTW L-MOW England Jacket. 95 사이즈. 실측 단면 사이즈(Cm) - 어께 43, 총장 70, 가슴 45, 팔길이 65. 작은 95 사이즈 정도. 온화한 계절에 운동용으로 쓸 바람막이를 찾고 있었다. 얼마 전 '유니클로 +J' 의 이번 시즌 물건을 걸쳐보고 그 핏이 너무 좋아 점찍어두고 있었는데, 바람막이치고는, 그리고 유니클로치고는 조금 비싼 가격으로 망설이고 있었다. 한푼이 아쉬운 계절이다 보니 대체할만한 물건을 찾던 중 우연한 기회로 이 옷을 발견했고, 선택했다. 덕분에 유니..
2011.04.17 -
사회 초년생을 위한 옷입기 - 2.1. 정장편 Part 1/2
사실 정장 전반은 다루어야 할 내용이 너무나 방대하고, 필요한 지식의 깊이가 상당하며, 명징한 원칙만큼 경우에 따라 다른 변수가 많다. 이 중 내가 포용할 수 있는 것은 아무 것도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글을 시작한다. 완성된 지식을 바탕으로 하는 것도 아니며 완성될 수도 없는 글이니, 그저 몇 가지 이해들을 정리했을 뿐이다. 중요한 것은 이 글이 아니라 당신의 감각이다. 선택은 당신의 마음이 가는 방향을 따라가야 한다. 다루어야 할 내용이 많다 보니 정장 편은 두 회에 나누어 적는다. 이번에는 색상과 원단에 대해 적어본다. 정장(the Suit) 색상 1.1.1. 색상만이 중요한 것은 아니다. TPO 에 적합할 수 있어야 하며, 원하는 목적에 충실한 도구가 될 수 있어야 하고, 텍스타일 디자인이나 구..
2011.03.13 -
헤리티지 리갈 맨체스터 / Heritage Regal Manchester
무려 10개월 정도 지난 글이다. 다른 블로그(Generis.co.kr 기왕이면 여기도 좀 와주세요) 에 개시하여 나름 좋은 반향을 얻었었다. 일단 이 곳에는 없었기에 보존 차 옴겨두는 것도 있고, 그 동안에 알게 된 점들을 통해 수정, 보안을 거쳤다. 그렇다. 이하는 나름 리마스터 버전이다. 어떤 의미로는 '독보적인 영역' 을 차지하고 있는 저 유명한 구두. 헤리티지 리갈의 7시리즈 윙팁 모델이다. 풀 네임은 Heritage Regal Manchester. 모델넘버는 MDT7002CR31. 닉네임은 '헤리갈 쳇윈드맛'. 적절한 가격대와 준수한 퀄리티를 동시에 갖추기는 쉽지 않다. 하나만 갖춘 것은 많으나 그건 객관적인 관점에서 '좋은 물건' 이라 말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전자만 갖춘다면 수많은 기성화들..
2011.03.08 -
트리커즈 다니엘 플레인 더비 트램퍼 / Tricker's Daniel Plain Derby Tramper
모두가 좋아하는 '느낌길 관심상품 목록' 에서 오랫동안 묵다가 얼마전 내 신발장으로 거처를 옮겼다. 본디 '4497 라스트의 윙팁 브로그', 즉 'Bourton' 모델을 점찍고 있었으나 미중고 상태의 물건이기에, 게다가 신품가의 1/3 도 안되는 가격에 올라왔기에 "어머 이건 꼭 사야해" 가 발동했다. 다만 판매자에게 상품의 인포메이션을 얻지 않아 모델명을 찾는데 한참 걸렸다. 게다가 결과적으로 찾고 보니 꽤 희귀한 모델이어서 정보가 비교적 드물었다. 모델명을 찾기까지의 과정을 간단히 소개하자면 다음과 같다. 1. 일단 갑피의 형태는 플레인 토인 'Marlow' 와 비슷하지만 스퀘어 토인 말로에 반해 이건 라운드 토이며 라스트는 'Stow' , 혹은 'Malton' 의 '4497s' 와 동일해 보였다. ..
2011.03.08 -
나이키 코르테즈 나일론 06 / Nike Cortez Nylon 06
신년을 맞이하여 구멍나 물이 새는 것들을 버리고 올해를 함께할 새것을 들였다. 언제부터인가 운동화는 늘 코르테즈만 신고 있다. 모델명은 Cortez Basic Nylon '06. 색상은 Varsity Royal / White. 사이즈가 깨져 창고에서 제법 썩고 있던 물건이다. 마지막 물건을 반값도 안되는 가격에 준다하여 안 그래도 코르테즈를 찾고 있었기에 주저없이 집어왔다. 가격을 우선하여 고른 덕분에 색이 좀 쌔다. 요즘은 아무도 안좋아하는 명도높은 파란색. 게다가 신발. 때가 좀 타면 나아질 것이라 기대해본다. 뭐 이자체로도 예쁘긴 하다. 우중충한 색 일색인 내 옷장에 어울릴 옷이 없는게 문제일 뿐. 요즘 코르테즈는 다 베트남에서 만든다. 예전에 미국에서 만든 리저브 물건을 수소문하여 구하는 분들도 ..
2011.03.08